우연찮게 둔산동에 갔다가 찾은 음식점 한멘! 한국식 라면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는걸 보면 일본식 라멘을 한국 스타일로 탈바꿈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맛이 어떨지 일부러 검색은 하지 않았습니다. 어차피 맛집 검색하면 광고가 90% 이상이고, 그나마 돈 받지 않고 쓴 글들도 대부분 네이버 블로거고... 이들의 공통점은 걍 사진만 많고 내용은 크게 영양가가 없기 때문에 패스를 하는게 보통입니다. 그래서 전 맛집 키워드를 쓰지 않습니다. 맛집은 이제 더 이상 우리가 찾고자 하는 그런 맛집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가게는 이렇게 생겼습니다. 되게 정갈하고 깔끔합니다.
메뉴도 몇 안되서 오히려 좋았습니다. 선택장애가 있기 때문에 몇 안되는 메뉴가 있는 음식점을 좋아합니다. 저희는 한멘 순한맛과 청포토 에이드를 주문했습니다. 참고로 선불 입니다.
청포토 에이드가 먼저 나왔는데... 이것은 마치 동화의 한 장면 입니다. 늑대와 두루미 스토리를 아십니까? 두루미가 늑대를 자기네 집으로 초대했습니다. 세로로 긴 병에 음식물을 담아서 늑대에게 대접합니다. 주둥이가 병보다 짧은 늑대는 음식물을 섭취할 수 없었다는 그런 스토리죠. 빨대가 너무 작아요!!! 잘 저어서 드시라는데 빨대가 바닥에 안 닿아요!!! 저을 수가 없어!!! 빨대 끝을 잡고 최대한 아래로 넣어도 안 닿습니다. 차라리 저을 수 있는 긴 수저를 하나 더 꽂아서 주시면 얼마나 좋을까 싶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한멘이 나왔습니다. 음.... 이것은 거의 짬뽕에 가깝군요. 한국식 라멘은 결국 짬뽕이었나 싶습니다. 이걸 상상한게 아니었는데 조금 실망이었습니다. 그래도 맛은 있습니다. 하지만 매운걸 잘 못 먹는 저로서는 순한 맛 조차도 조금 매웠습니다. 재료는 꽤 고급진게 들어있습니다. 전복도 있습니다. 물론 자연산 전복은 아니겠지요. (자연산이면 절대 이 가격이 나올 수 없을 듯) 새우도 있고 조개들도 있어요. 해산물짬뽕 같은 느낌입니다. 국물은 얼큰해서 좋습니다. 맛있게 먹긴 했는데 저처럼 매운걸 못 먹는 사람을 위해 한멘 순한맛을 좀 더 순하게 변경해 주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