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친구분께서 USB 메모리를 구입할 예정인데 아무것도 모르는 상황인지라 저에게 부탁을 하셨습니다. 자동차에 트로트 음악을 많이 들을 용도로 사용할 예정이시라는군요. 순간 트로트에서 흠칫했으나, 음악은 어디까지나 개인 취향의 영역이니 단순 음악 파일이라는 생각으로 적당히 사용하면 좋을 것 같은 USB 메모리를 골라보았습니다.
후보군은 여러개가 있으니 역시 대중적으로 많이 알려진 SanDisk(샌디스크)사 브랜드 제품을 선택했습니다. 이유는 대중적이며 동시에 저렴한 가격대이기 때문입니다. 싸다고 안 좋으냐? 그렇지 않습니다. 성능도 준수합니다. 개인적으로 비싼 USB도 써봤는데 솔직히 그냥 수명은 운명과 비슷합니다. 짧게 살(?) 운명을 가진 USB가 있는 반면 징하게도 장수하는 USB 메모리도 있습니다. 이 둘의 관계는 가격과 전혀 상관없습니다. 그냥 운입니다. 운이 좋으면 오래 사용 가능하고 나쁘면 1년도 안 되어 고장 날 수 있습니다. 더구나 중요한 파일을 넣고 다니는 목적이 아닌, 일종의 MP3용 USB이므로 그냥 적당히 성능만 나와주면 됩니다.
울트라 럭스 (Ultra Luxe) 듀얼 방식! 너로 정했다!
요즘에는 이렇게 듀얼 인터페이스로 출시되는 USB 메모리 제품군이 제법 늘고 있습니다. 현재까지 A타입 USB 인터페이스가 대새긴 합니다만 이제 고급형 디바이스에는 C타입을 채용하는 제품들이 많습니다. 요즘 출시되는 메인보드에도 C타입은 기본으로 있기도 하고요. 그래서 그런지 이제는 A타입과 C타입을 별도의 변환 어댑터가 없어도 연결이 가능하도록 듀얼 인터페이스로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사용자를 배려한 작은 노력의 결실이지요. 샌디스크 울트라 럭스에도 이렇게 듀얼 방식을 채용되었습니다.
일단 이 녀석이 마음에 들었던 가격입니다. 128GB 제품임에도 불구하고 가격이 만원대입니다. 정말 놀랍습니다. 128GB 메모리가 처음 출시되었을 때 가격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백만 원이 넘었었습니다. 불과 몇 년 전 일입니다. 용량 경쟁이 치열한 저장장치 카테고리는 진짜 빠르게 가격이 하락하는 듯합니다. 최근에 지인 PC를 새로 맞췄는데 SSD 용량을 2TB로 했는데 가격이 20만 원대 초반이었습니다. 저는 분명 30만 원을 넘게 주고 구매했었는데 말이죠. 불과 2년이 채 되지 않아 벌어진 결과입니다.
메탈 바디여서 무게가 일반적인 플라스틱 몸체의 USB 대비 살짝 더 무겁습니다만 그래봐야 USB입니다. 지까짓게 무거워봐야 얼마나 무겁겠습니까? 호주머니에 쏘옥 넣으면 USB를 넣어두었다는 기억이 잊혀지면 아무것도 들어있지 않은 듯 느낄 것입니다. 180도로 돌리면서 인터페이스를 변경할 수 있는데 돌리고나서 자리잡는 그 느낌이 상당히 견고합니다. 메탈 바디여서 그런 것 같기도 합니다. 메탈 재질이기에 이리저리 돌리면서 사용하는 시간이 길수록 마모되는 확률이 플라스틱 제품 대비 매우 적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기본 포맷은 FAT32입니다. 샌디스크 메모리 안에는 안드로이드용 앱도 있습니다. 파일 인식을 위한 것으로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 연결하면 편리하게 외장형 저장소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사용해보기
연결 후 테스트를 시작했습니다. 정상적으로 인식이 잘 되고 있습니다.
크리스탈 디스크 마크로 측정한 평균 속도는 읽기는 약 155MB/s, 쓰기는 약 50MB/s 정도입니다. 따라서 우리가 체감하는 실제 속도는 이론 속도의 절반이 안 되므로 많이 나와봐야 25MB/s 정도로 예상이 됩니다. 실제로 파일들을 복사해 봤는데 역시 평균적으로 20~24MB/s 정도 나와줍니다.
근데 복사하면서 USB 본체를 만져봤는데 어우 이거 엄청나게 뜨겁습니다. 상당히 뜨거워요. 앗뜨거! 할 정도입니다. 화상을 입는 수준은 아니지만 그래도 굉장히 뜨겁습니다. 이거 이거 얼마전에 구매했던 SSD 방식의 USB 메모리가 떠오를 정도입니다. 어떤 제품이길래 그러냐고요?
온도를 측정해 보았습니다. 근데 온도가 너무 낮게 나오는군요. 아무래도 표면이 밝은 실버 메탈이라 그런지 적외선 레이저 방식의 온도계가 정상적으로 온도를 측정할 수 없는 것 같습니다. 빛을 튕겨내는 것 같아요. 혹시 온도계가 고장이 났을까 싶어서 제 피부에 대보고 측정했는데 33.6도 정도로 찍히더군요. 그렇다면 온도계 고장이라고는 볼 수 없죠. 어떤 부위는 31도까지 찍히긴 하는데 체감 온도랑 너무 다릅니다. 실제 제품 후기글들을 살펴보면 굉장히 뜨겁다는 내용을 심심찮게 볼 수 있습니다. 사용시 온도만 빼면 샌디스크 울트라 럭시 USB 메모리는 꽤 쓸만하다는게 결론입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