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 지인이 원데이 클래스에 관심이 있는지 여쭤봅니다. 어떤 카테고리냐에 따라서 다르다고 답변을 해드리니 아크릴페인팅 클래스라고 하는군요. 순간 솔깃했습니다. 아크릴은 예전부터 관심이 살짝 있었기 때문이지요. 마침 시간도 오후 타임이라 괜찮은 것 같아서 클래스 참여하겠다고 톡을 드렸습니다. 그러고보니 진짜 너무 오랜만에 외출입니다. 코시국이라 한 달에 한 번 외출을 나갈까말까한 상황이니까요. 다행인게 제가 집돌이 스타일이라 집에 있는걸 그렇게 지겨워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이 성격은 어떻게보면 지금 시국으로 보면 축복받은게 아닐까 합니다.
대전에는 월간토마토라는 잡지사가 있습니다. 몰랐는데 운영 기간이 벌써 10년이 넘었더군요. 밖을 잘 싸댕기지 않는 성격 탓인 것 같습니다. 위치는 목척교 근처여서 찾기 쉬웠습니다. 올라가보니 테이블마다 그림 도구들이 구비되어 있었습니다. 코시국이니 방역 원칙은 정상적으로 잘 지켰습니다.
흰색은 베이스 아크릴색입니다. 여기에 네가지의 색을 혼합해서 나만의 컬러를 만드는 것입니다.
아크릴용 도화지와 붓, 주걱(나이프)도 개인 지급되었습니다. 강사님의 설명이 이어졌는데 내용 중 올해의 컬러라는 항목이 관심을 끌었습니다.
팬톤이라는 회사에서 새해마다 컬러를 지정하는데 2022년인 올해의 컬러는 Very Peri (베리 페리)라고 하는 색이라고 합니다. 보시면 보라색과 약간의 레드와 블루 계열이 섞인듯한 색감이죠? 지금까지는 만들어진 색 중에서 올해의 컬러를 정했는데 2022년인 임인년 올해는 컬러표에는 없는 색을 만들어 최초로 올해의 컬러로 지정했답니다. 이 색의 의미는 코로나 시국과 관련이 있는데 팬데믹 사태로 인해 고립된 인류들에게 희망을 전하는 내용이 담겨있다는군요. 자세한 내용은 검색을 해보시면 쉽게 파악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냥 올해의 색이라는게 있구나 정도로만 알고 넘어갑니다.
흰색 아크릴을 종이 파레트에 적당량 덜어내고 컬러아크릴을 소량 혼합해서 색을 만듭니다.
저는 파스텔톤을 좋아합니다. 정말 극소량을 섞었더니 딱 원하는 색상이 나왔습니다. 이제 나이프로 적당히 덜어내 캔버스에 문질러주기만 하면 됩니다. 마치 시멘트를 바르는 느낌으로요.
전문용어로 공구리 친다고 하죠? 해당 업계에서 일해본 경험은 없지만 어렸을 적 집 근처에서 공사를 많이 했기 때문에 전문가분들이 시멘트를 슥슥 바르는걸 슬쩍 슬쩍 엿볼때가 많았습니다. 그때의 그 기억을 되새기며 그냥 손이 가는대로, 마음이 이끄는대로 발라보았습니다. 시멘트와의 차이라고 한다면 공구리 칠 때는 울퉁불퉁한 부분이 없이 모두 평면으로 잘 발라줘야 한다는 것이지만 아크릴페인팅은 약간 울퉁불퉁한 맛이 있는게 매력이죠. 그래서 더 부담없이 마음대로 치덕치덕 발라주었습니다. 그 결과가 위에 있는 작품입니다. 제목은 "싱글플레이어"라고 정했습니다. 의미는 비밀입니다. (찡긋)
아크릴물감이 다 마르면 마무리로 펄을 군데군데 손으로 슥슥 문질러줍니다. 이렇게 작업하는데 두 시간도 채 걸리지 않았습니다. 완전히 마르려면 5시간 이상 걸린다는군요. 유료 수업이지만 정말 돈이 안 아까웠던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이 클래스를 소개해준 지인분께 정말 감사할 따름입니다. 이날 완성한 싱글플레이어 작품은 집에 잘 데려왔고 완전히 잘 마르면 멋지게 장식을 할 예정입니다. 좋은 인테리어 작품이 될 것 같습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