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에서는 최근 인스타그램으로 적극적으로 홍보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대전 청년들에게 다양한 수업을 무료로 제공하는 프로그램이 꽤 많습니다. 이걸 시에서 그동안 방치한건지... 아니면 홍보를 하긴 했으나 제대로 못 해서 그런건지는 몰라도 올해들어서는 뭔가 적극적인 마케팅이 이뤄지고 있는 듯 합니다. 아마 윗선이 잘 해서라기 보다는, 그냥 지금 디자인과 마케팅 하시는 젊은 분들의 센스와 감각이 좋아서 홍보가 잘 되고 있는 것 같아요. 이 수업도 인스타그램을 보다가 알게되었습니다.
향수 만들기
원래 향에 대해서 큰 관심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꽤 관심이 높아졌는데 아무래도 사람은 닮아가기 때문인 것 같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아무튼 향수 만들기 원데이 클래스가 청춘나들목에서 진행한다는 홍보 내용을 보고 잽싸게 신청했고 다행히 수업에 참여 확정이 되었습니다. 당일날 늦지 않게 청춘나들목에 잘 도착했고 수업에 정상 참여했습니다. 참고로 대전 청춘나들목은 대전역 지하 3층이며, 개찰구 바로 옆에 있습니다. 개찰구가 두 방향입니다. 하나는 반석역쪽이고 다른 하나는 판암역 쪽인데, 바로 이 판암역 방향의 개찰구 쪽으로 오셔야 합니다. 저도 처음에 이게 햇갈려서 세번을 왔다갔다 했습니다.
이번에 교육을 진행하시는분은 책과향기라고 하는 향수 공방을 운영하시고 테라피 강사이십니다. 왜 책과 향기인지 어떤분께서 물어보셨는데 책도 좋아하셔서 독서 모임도 운영하신다고 하는군요. (전 책과 거리가 먼....) 전 수업이 진행된지 얼마 안 되었기에 이곳은 온통 향기로 가득했습니다. (너무 좋았음)
위의 사진은 총 50가지의 샘플 향수입니다. 시향이라고 하던가요? 아무튼 이 중에서 마음에 드는 향을 총 2개를 고르는 것이 첫번째 미션입니다. 뚜껑을 살짝 열고 스멀스멀 기어나오는 향을 습습후후 맡아가면서 취향의 향수를 골라야 합니다.
근데 저는 아무리 맡아도 딱히 아무렇지 않았는데 어떤분들은 머리가 띵하다고 호소하시더군요. 그럴때를 위해서 바로 이 커피가 있습니다. 커피향을 맡으면 어느정도 중화된다고 합니다. 전 이 커피를 한번도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향기 중독인 모양입니다.
공병 너무 이쁘지 않습니까? 완전 취저입니다. 큰 공병은 향수 원액을 6g을 넣고, 작은 공병은 2g을 넣게됩니다. 그리고 나머지는 향수 베이스로 채워넣으면 끝입니다. 생각보다 간단하더군요. 향수베이스 성분은 대체로 천연발효주정, 정제수, 유화제, UV 차단제, 보습제이며 온라인에서 많이 판매하고 있습니다.
저의 선택은 샤넬 쌍스 오땅드루와 오렌지 블라썸, 운자르뎅이라고 하는 향료였습니다. 제법 향이 엇비슷한 향료끼리는 소량 섞어도 괜찮다고 하는군요. 위의 사진은 공병에 향료를 담아낸 모습입니다. 각 6g과 2g이죠. 생각보다 제법 양이 됩니다.
여기에 서브용 향을 섞기도 합니다. 탑/미들/라스트 노트라고 부르고 있군요. 대체로 메인향이 은은하다면 탑 노트는 패스하는게 좋다고 하십니다. 탑노트 향들이 과일쪽인데 이게 엄청 강하더라구요. 확 옵니다. 그래서 저도 선택하지 않았습니다. 미들과 라스트에서 대체로 은은한 자스민과 샌달 우드를 선택했습니다. 위의 사진은 노트 향료에 대한 이름표입니다.
이게 향료구요. 개인적으로 다 좋습니다. 아참! 향수의 탄생 배경이 조금 의외였는데 무역을 하는 상인들에 의해서 처음으로 개발되었다고 합니다. 지금이야 항공기같은 빠른 운송수단이 있으니까 상관없으나 옛날에는 배로 무역을 했잖아요? 그 과정에서 가죽 제품들이 상해서 썩어버리는게 일수였답니다. 이러한 가죽 피혁 제품의 케케묵은 냄새를 제거하기 위해서 뿌린게 향수의 시초랍니다. 그럴듯한 탄생 배경을 가진 제품이었습니다.
모든 향료를 다 첨가하고 베이스로 꽉 체운 모습입니다. 잘 보시면 층이 나뉘어있죠? 아직 섞지 않아서 그렇습니다. 빨간색으로 표시한 부분이 그것입니다. 이 상태로 마무리해도 되지만 시각적 효과를 담아내기 위해서 천연 염료를 한두방울 떨어뜨려 이쁜 색상을 표현할 수 있습니다.
큰 병은 빨간색, 작은 병은 파란색으로 만들어보았습니다. 근데 작은병의 향료가 자체적으로 노란색 계열이어서 파란색 염료와 섞여서 청록색에 가까운 색으로 표현되었습니다. 생각보다 이쁩니다.
마무리로 이렇게 개별 포장까지 하면 나만의 커스텀 향수 만들기는 끝입니다. 이제 바로 사용하면 안 되고 서늘하고 어두운 곳에서 약 2주 정도 숙성을 거쳐야 합니다.
아로마 테라피 만들기
다음으로 이어진 수업은 아로마 테라피였습니다. 단어는 익히 들었는데 정확한 뜻은 모르고 있었습니다. 아로마(Aroma)는 향기를 뜻하고 테라피(Therapy)는 치료라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 둘을 합치면 향기치료라는 뜻이 됩니다. 즉 향기로 치료를 하는건데 치료의 의미가 육체적인 것도 있지만 심리적인 부분도 있기에 릴렉스 요소로 많이 이용되는것이 아로마테라피 라는 설명이 있었습니다.
아로마 테라피로 현재의 심리 상태까지 분석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습니다. 되게 신기했습니다. 향기로 사람의 심리를 파악하다니?! 그런데 정말 놀라웠던건 그게 대부분 맞다는 것이었습니다. 아니 향기로 내 마음을 맞추다니... 믿기 어렵지만 현실로 벌어지는 상황에 살짝 충격이었습니다. 다른 분들도 엄청 놀라워 하시더라구요. 재밌고 신기했습니다. 마치 별자리로 성격을 파악하는 것 같은 느낌? 타로카드로 현재 심리를 보는 것 같은 기분? 아무튼 그랬습니다. 위의 사진은 이날 수업에서 완성한 저의 아로마 오일입니다. 이것도 2주간 숙성을 거친 다음에 사용해야 합니다.
뚜껑 착용샷입니다. 근데 왜 이렇게 삐뚤게 나왔을까요?
아로마 향료도 딱 두 방울 정도만 사용하고 나머지는 프랙시네이티드 코코넛 오일로 채워넣으면 됩니다. 베이스오일입니다. 이렇게 대전 청춘나들목에서 진행한 원데이 향수만들기 클래스는 아주 뿌듯하게 마무리가 되었습니다. 너무너무 흡족스러운 수업이었습니다.
집에 오자마자 바로 안 쓰는 택배상자에 향수를 넣고 숙성 모드로 돌입했습니다. 저 날짜가 지나고나서 본문 아래에 추가 후기글을 작성해 두겠습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