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까지 만족도가 깎이지 않은 채로 iKBC W210 무선 기계식 키보드를 잘 사용하고 있는 저! 하지만 키캡이 슬슬 지겨워지려고 합니다. 올블랙이 좀 식상해졌다고 해야 좋겠군요. 뭔가 변화를 주고 싶습니다. 그래서 키캡만 바꿔보려고 열심히 오늘도 알리익스프레스를 샅샅이 뒤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알리에서 한글 키캡을 구매하기란 참으로 어려운 일입니다. 설령 있어도 색상이 딱히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그리고 가격도 은근히 비쌉니다. 이럴 바에는 그냥 한국에서 구매하는 게 훨씬 낫습니다. 한영 키캡은 필요합니다. 물론 키보드를 안 보고 두드립니다. 그렇지만 뭔가 비번이 맞지 않는다거나 영어 자판이 이것일 때, 이 부분이 한글로 뭐지? 싶을 때가 있지 않겠습니까? 그때 빨리빨리 직관적으로 파악하기 위해서는 아직까지는 각인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마침내 다짐했습니다. 한글 키캡은 국내에서 대충 적당한 걸로 구매하기로 하고 나머지 키캡은 직구를 하기로요. 아 혹시 iKBC W210 키보드가 궁금하시면 아래의 글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체리 축 키캡이라고 모두 동일한 사이즈는 아닙니다. 가장 많이 보급화되고 대중화된 키캡은 현재까지는 OEM 사이즈입니다. 그 밖에도 SA, MIX1.0, XDA, DSA 등등의 규격이 있습니다. 아래는 구글 검색으로 가지고 온 비교 이미지입니다. 한번 직접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어떠신가요? 차이점이 보이시나요? R1, R2, R3, R4는 키캡의 위치를 의미합니다. R1은 숫자키 라인입니다. R2는 바로 아랫줄 라인을 의미하지요. 키보드를 구매하면 보통 이런 스펙들이 잘 나오지 않은 경우가 있으니 잘 모르겠다면 모델명으로 구글 검색 혹은 제조사에 문의해 보시기 바랍니다.
키보드 키캡을 교체 하기 전에 키캡 사이즈 뿐만 아니라 여러가지 정보들을 수집해야 합니다. 해당 내용을 아래의 글에 자세히 적어두었으니 꼭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가장 먼저 구매한 키캡은 이겁니다. 노란색이 마치 계란의 노른자와 비슷한 색상이어서 너무 이뻐 보였습니다. 그리고 가격도 저렴했고요. 모델명은 Groove87-FR4입니다. 체리 MX 키캡이며 크기는 OEM입니다. 블랙 실크 인쇄 방식과 PU코팅 방식으로 키캡의 글자가 지워지지 않는다고 되어있는데... 글쎄요? 이중사출 아니면 솔직히 잘 못 믿겠습니다. 키캡 재질은 ABS입니다.
이제 본격적으로 교체를 시작하겠습니다. 키캡을 하나 분리합니다. 체리 저소음 적축의 모습이 드러납니다.
이게 방금 소개해드린 엠스톤 체리 OEM 키캡입니다. 색상이 너무 이쁩니다.
iKBC W210 키캡과의 비교사진입니다. 크기가 정말 같습니다. 즉 W210도 체리 OEM 키캡을 사용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다른 부분도 비교해봤는데 똑같습니다.
결합 부분도 동그라미 십자가 모양으로 동일합니다.
싹 다 교체할 생각은 없습니다. 왜 키캡을 바꾸려고 하냐면 식상한 색상 때문도 있지만 한글 각인이 점점 지워지는 이유도 있기 때문입니다. 이 키보드는 분명 측면에 한글 각인이 되어있는데 손도 닿지 않는 그 부분이 왜 점차 사라지고 있을까요? 그 이유는 간단합니다. 싸구려 염료를 썼으리라 생각됩니다. 이건 해외향 제품입니다. 근데 국내 업체가 측면에만 한글로 각인해서 판매하고 있는 것입니다. 실제로 이 키보드를 알리에서 모델명 검색해보면 판매 중인 상품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아무튼 이런 두 가지 이유 때문에 키캡을 바꾸기로 마음먹었던 것입니다. 한글 부분을 다 분리하고 보니까 생각보다 안쪽이 꽤 더럽습니다.
잘 청소해주고 노랭이 키캡을 장착했습니다.
이쁩니다! 이렇게만 놓고 봐도 무척이나 마음에 드는군요!
운영 중인 모임에 자랑을 했는데 회원분들도 다들 이쁘다고 칭찬을 해주셨습니다. 하지만... 왜인지 여기에서 멈추면 안 될 것만 같은 기분입니다. 그래서 이참에 싹 다 변신하기로 마음을 먹었습니다.
파스텔톤 108KEY 체리 OEM 키캡
마치 파스텔 느낌을 주는 이 어여쁜 키캡을 마침내 마주하게 됩니다. 게다가 정말 원했던 측면 각인 스타일입니다. Ctrl, Alt, Shift, Win, Fn 키는 모두 제각각의 컬러를 갖기를 원했었는데 저의 니즈를 충족시켜주는 그런 키캡입니다.
바로 이겁니다. 이쁘죠? 사진만 보면 잘 알 수 없으니 실물로 영접해 보겠습니다.
구매한 지 거의 10일 만에 도착했습니다. 정말 빨리 도착했어요. 이 상태로 뾱뾱이에 둘러싸여 도착했습니다. 확인해보니 무 각인 스타일의 키캡 4개가 여유분으로 들어있습니다. 모두 108개의 키캡입니다. 재질은 PBT입니다.
뒷부분의 모습입니다. 마치 레고 같습니다. 동그라미 십자가 스타일의 체리 OEM 키캡입니다.
커버를 조심스럽게 제거한 모습입니다. 정말 색상이 너무 파스텔톤이라 취향 저격입니다.
측면 각인 스타일입니다.
오른쪽 숫자패드 부분입니다. 영롱한 것 보소?! 너무 이쁩니다.
엠스톤 키캡과의 크기 비교 샷입니다. 둘 다 똑같은 OEM 사이즈니까 당연히 크기도 동일합니다.
iKBC W210 키캡 중 오른쪽 상단의 특수키와 엠스톤 한글 키캡 부분만 제외하고 나머지 부분을 교체한 이후의 모습입니다. 너무너무 너무 이쁩니다. (황홀)
이뻐요. 이뻐! 윈도우 마크 대신 별표 모양 아이콘으로 되어있고요, FN키는 APP이라고 각인 표시가 되어있습니다. 상관없습니다. 어차피 잘 사용하지 않는 키니까요. 색상만 이쁘면 됩니다. 이게 전부예요. 너무 마음에 드는군요.
근데 한 가지 눈에 밟히는 부분이 있습니다. 바로 엔터키 부분입니다. 이 노란색과 엠스톤 Groove87-FR4 한글 키캡의 노란색상 차이가 있습니다. 같은 노란색이면 상관없지만 이게 너무 거슬립니다. 신경 쓰임을 참지 못한 저는 결국 ESC, ENTER(가로), ENTER(세로) 이 세 가지 키캡만 따로 주문을 하게 됩니다.
3 PCS ABS 키캡
분홍분홍한 색상의 이 키캡을 알리에서 또 발견했습니다. 재질은 ABS입니다. 세로로 된 엔터는 숫자패드 부분의 엔터 키캡입니다. 다만 특이한 점이라면 ENTER라고 각인되어있지 않고 RETURN(리턴)이라고 되어있습니다. 이건 프로그래밍에서 사용하는 그 언어인데... 개발자 분들을 위한 키캡인가 싶기도 합니다. 근데 이렇게 세 개 세트로 판매하는 주제에 가격은 만원이 넘는군요. (쩝) 이쁘니까 봐주기로 합니다.
이것도 생각보다 빨리 도착했습니다. 구성품은 ESC, ENTER 키캡 2종입니다. 그리고 키캡 분리기까지 들어있습니다.
아뿔싸?! 근데 높이가 다릅니다. 혹시 키캡 크기가 다른 것인가 싶어서 다시 판매 페이지의 상세 내역을 확인해보니 SA 사이즈였습니다. 키캡 중 가장 높은 사이즈입니다.
그래도 일단 키캡 교체를 해봤습니다. 사이즈가 다르니까 장단점이 있습니다. 장점이라고 한다면 눈 감고도 엔터키를 쉽게 찾을 수 있다는 점입니다. 높이가 다르니까요. 단점이라면 아무래도 멋이겠지요. 혼자만 너무 툭 튀어나와있으니 통일감이 떨어집니다.
아.... OEM 사이즈와 SA 사이즈가 이렇게 차이가 심하다니!? 전체적인 키캡 밸런스가 무너지는 느낌입니다.
그리하여 결국 다시 ESC와 ENTER키캡 2종만 오리지널 키캡으로 바꿨습니다. 이것도 나름 이쁜 것 같습니다. 원통하고 분한 일입니다. 잘 알아보고 구매했어야 했는데... 여러분들도 알리에서 구매시에는 이미지만 보지 마시고 반드시 상세 내역을 유심히 살펴보세요. 아래쪽에 알리에서 구매했던 제품 링크를 남겨두겠습니다. 필요하시면 한번 방문해 보시기 바랍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