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효자손 취미생활

지극히 사적인 이야기를 한번 해볼까 합니다. 예전에 아주 잠깐 만났던 여성이 한 분 있었습니다. 사귄게 맞나 싶을 정도로 진짜 어설프게 썸만 탔던 사람이었죠. 저는 진심으로 좋아했는데 그 사람은 그게 아니었나봅니다. 아무튼 잘 되지 않아서 정말 한 3일정도 잠도 못 자고 설치면서 괴로워했습니다. 주변 사람들에게 미친듯 연락하면서 내 이야기를 좀 들어줬으면 하는 바램이었고 애석하게도 저는 친구도 많이 없었습니다.


그나마 활동하던 모 동아리 모임장에게 이 일을 알리고 좀 얘기좀 들어줬으면 했는데 이 미친놈이 지얘기만 하는 겁니다. "형, 그냥 오늘은 내 얘기만 좀 들어주면 안되겠어?" 라고 말을 했을 정도니까요. 결국 속앓이는 계속됩니다.


도저히 안되겠어서 글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블로그에 말입니다. 내 현재 감정, 느낌, 기분... 모든 것들을 생각나는 키워드를 동원해서 문장을 만들어가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정말 신기하게도 글을 다 쓰고 나니까 뭔가 홀가분해지는 겁니다. 그리고 내가 방금 작성했던 글을 다시 읽어봤습니다. 스스로가 하는 말을 나 자신이 다시 보니까 뭔가 위로도 되고, 내 현재의 이런 감정을 시각화 하니까 힐링이 되는 기분이었습니다.




이래서 심리 치료에도 글쓰기가 있는 모양입니다. 직접 심리치료를 받은적은 없지만, 인스타그램을 구경하다가 어떤 분께서 심리 치료로 글쓰기를 하신다는 이야기를 본 적이 있습니다. 제가 만약 블로그를 운영하지 않는데다 이런 경험이 없었더라면 아마 글쓰면서 힐링한다는건 결코 공감할 수 없는 부분이었을 겁니다. 남들이 보기에는 감정이 메마른 사람처럼 느껴질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어찌되었건 그 괴로웠던 이별의 고통을 스스로 작성한 글로 인해서 힐링을 했습니다. 그리고 시간이 한참 지난다음 그 글을 보니까 너무 오글거리더군요. (웃음) 지금은 해당 글이 지워진 상태지만 글의 힘을 직접 체험할 수 있었던 소중한 시간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그 이후로 스트레스를 받거나 뭔가 답답한 내용이 있다면 지금 느끼는 감정에 대한 글을 작성하곤 합니다.


근데 웃긴게 이런 글들이 누군가에게는 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지난 시간에 댓가성을 바라는 글들은 블로그에 악영향을 준다는 내용으로 글을 작성했는데 해당 내용에 보시면 이것에 대한 예시가 있습니다. 신기하게도 그렇습니다. 그래서 SNS로 다른 사람들의 감정을 보고 스스로를 위안 삼는게 아닌가 싶어요. 저에게 있어서 블로그는 정보 공유공간이기도 하지만, 스스로 힐링하고 스트레스를 줄이는 수단이기도 합니다.


이따금씩 답답하신일이 있으시면 잠시 마음을 좀 가다듬어보시고 글로 표현해 보세요. 이거 생각보다 꽤 도움됩니다. 블로그 카테고리에 개인 컬럼 부분을 하나 만들어서 운영해 보세요. 혹시 아나요? 그게 또 잘 되어서 메인 콘텐츠가 될지도 모르는 일이지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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