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효자손 취미생활

이 분을 알게된 경위는 브런치스토리였습니다. 브런치스토리에는 정말 다양한 분들이 활동을 하고 있는데 어느 날 갑자기 이 분의 글이 추천글로 뜨더라고요. 눈에 띄는 그림! 그리고 주제! 그렇게 홀린듯 클릭을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리고 글을 미친듯 읽어가기 시작했습니다. 정말 공감되는 내용이었습니다. 주제는 임신! 아니 근데 임신은 여성의 일인데 왜 남자인 주제에 공감이 되었냐고요? 그냥 임신이 아니고 남성 임신이라는 가상의 주제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흥미로웠고 남자의 입장에서 충분히 그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노경무 작가님은 애니메이션쪽을 전공하시고 일적으로도 경험을 하셔서 그런지 스토리텔링이 정말 매끄럽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야기의 기승전결이 완벽했습니다. 글도 잘 쓰시고요! 역시 이래야 작가 칭호를 받을 수 있지 않나 싶을 정도로요. "안 할 이유 없는 임신"이라는 제목의 이 작품은 방금도 이야기했듯 남성이 만약 임신을 하게 된다면?! 이라는 흥미로운 주제를 담고 있습니다. 애니메이션으로 제작이 된다고 할 때부터 꼭 보겠다고 잔뜩 목표했던 작품이었는데 동시에 단행본까지 나온다는 소식을 접해서 바로 텀블벅 후원을 했고요.

 

너무 마음에 드는 작품

그렇게 오랜 시간이 흘러 마침내 단행본이 도착하게 되었습니다. 책 표지 디자인도 너무 잘 뽑혀서 소장가치 만땅인 단행본이 되었습니다.

 

노경무 작가님의 친필 싸인까지 들어있습니다!

 

표지 진짜 취저입니다. 이렇게 높은 퀄리티의 단행본이면 기다린 보람이 충분하죠.

 

내용도 당연히 찰지고요. 안할이유 없는임신의 내용은 서두에서 이야기했듯 남성 임신에 대한 내용을 다루고 있습니다. 한국은 심각한(?) 출생률 저하 상태에 빠졌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출생률을 높이면 되는 문제이니 굳이 임신을 꼭 여성만 하라는 법이 있냐라는 근본적 물음에서 시작됩니다. 주요 캐릭터는 최정환(남주), 강유진(여주), 김삼신(박사) 이며 김삼신 박사님이 아주 임팩트 있게 나와서 좋았습니다. 더 이상 얘기하면 스포니까 나머지는 작가님 브런치스토리에 방문하시어 한번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https://brunch.co.kr/magazine/animsin

 

남성임신 애니메이션 제작기 매거진

#애니메이션 #단편영화 #임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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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쉽게 말하는 문제

"에잉~ 요즘 여자들 애를 안 낳아서 문제야!"

"이러다 한국 다 망하겠어~ 요즘 여자들 결혼도 안 하려고 하고 애도 안 낳잖아~"

인터넷 댓글로 쉽게 접할 수 있는 내용들, 그리고 지나가다 어렵지 않게 들을 수 있는 말들이죠? 신기하게도 이런 말 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남자입니다. 저도 예전부터 생각했었던 내용이었습니다. 만약 남자도 임신을 하게 된다면 과연 지금 어떻게 바뀌었을지 말이죠.

 

일단 임신이라는건 그냥 단순히 아이를 쏘옥 하고 낳는 행위가 아니라는걸 잘 아실겁니다. 지금 제가 이렇게 키보드를 두드리며 글을 쓸 수 있기 전에는 어머니께서 목숨 걸고 저를 낳으신게 선행되었기에 가능한 결과입니다. 여러분들도 마찬가지에요. 지금 제 글을 볼 수 있는건 어머니가 목숨을 걸고 낳으신 결과입니다. 즉 임신은 여성의 목숨과 직결된 심각한 일입니다.

 

저는 만약 남성 임신이 가능해지면 방금 위에서 쉽게 내벹었던 그런 말들이 완벽하게 사라질 것으로 생각합니다. 인간은 본인이 경험하지도 않은 타인의 경험을 쉽게 치부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서 저는 취미로 그림을 그리다보니 그림 부탁을 이따금씩 받을때가 있습니다. 그런 부탁을 하는 사람들은 어김없이 이런 마음이 있어요.

 

"너 그림 잘 그리니까 이거 쉽게 그릴 수 있잖아."

 

세상에 쉬운건 없습니다. 밥을 먹을 때도 밥을 지어야하고 밥상을 차리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식사 완료 후에는 설거지까지 해야 하고요. 이걸 하루 최소 세 번은 해야 합니다. 식사 행위에도 이렇게 귀찮은 과정이 들어가는데 그보다 더 복잡한 프로세서인 그림이 과연 쉬울까요? 이건 상대방이 그림을 그려 본 경험이 없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임신도 마찬가지! 우리 남성들은 임신을 한 번도 해 본 경험도 없고, 앞으로도 그럴 일은 (아직까진) 없으니까 말을 너무 쉽게 쉽게 내벹고 있다고 봅니다. 어떻게 본인이 경험한적도 없는 일을 왜 아무렇게나 상상하고 함부로 평가할까요? 이건 정말 너무 무례한 행위인 것입니다. 임신을 너무 미화하는 미디어도 문제라고 생각해요. 임신=행복 이라는 단순화 콘텐츠들이 갖는 부작용을 한번쯤 생각해봐야 합니다. 임신에 대해 심각하게 인지하는건 당연히 우리 남자보다도 당사자인 여성들일 것이고요.

 

만약 실제로 남성 임신이 가능해진다면?

영화 "주니어" 1994년 12월 24일 (크리스마스 전) 개봉

안 할 이유 없는 임신은 남성 임신에 대한 가상 에피소드를 다루고 있습니다. 남자가 임신하는 이야기는 과거에도 몇 차례 있었고 그 중에서 가장 기억나는 영화는 아무래도 헐리우드 콘텐츠네요. 아놀드 슈왈제네거 주연의 주니어라는 영화입니다. 물론 개봉하자마자 본 영화는 아닙니다. 중학교때 봤던 걸로 기억하는데 어떤 경로로 보게 된건지는 기억이 안 나는군요. 아무튼 상당히 재밌게 봤었던 영화였다는건 분명합니다. 흥미로웠고요. 지금 다시 보면 또 어떨지 궁금해지는군요.

 

안 할 이유 없는 임신(줄여서 안임신)의 경우는 남성 임신의 판타지를 다루지만, 실제로 이 일이 현실화 되었을 때를 충분히 보여주고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임신으로 인해 갖게 되는 여러 불편한 부분들과 당장의 문제들도 일부 다루고 있고 이건 충분히 고민해 볼 심각한 내용입니다. 판타지라서 말 도 안 된다고 부정할게 아니라는 것입니다. 현재 개봉하는 영화 대부분도 판타지 장르인데 그 누구도 불평없이 잘만 시청하고 있잖아요?

 

일단 남성 임신이 가능해지는 세상에 도래한다면 당장 출생률 운운하는 현상이 사라질 것입니다. 왜냐하면 이제 남성들도 당장 임신을 할 수 있는 성별이 되어버렸으니까요. 출생률을 올릴 수 있는 당사자가 되는 순간 더 이상 출생률 가지고 이러쿵 저러쿵 떠들 수 없는 입장이기에 이제 언론에서도 더 이상 인구 감소 어쩌구 저쩌구를 떠들 수 없게 될 겁니다. 물론 말이 나와도 요즘 젊은 남자들도 임신을 안 하려 한다면서 이제 연령층을 타킷으로 나뉘는 정도는 벌어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임신의 아름다운 측면만 비추는 미디어도 꽤 많이 줄어들 것입니다. 또한 안전하게 임신이 가능한 방법들에 대해 더 많은 미디어 콘텐츠가 쏟아질 거고요. 이제 남성 피임 방법도 대중화되고 많이 활성화 될거에요. 더욱 나아가 이제 임신중절수술이 더 이상 부정적인 문제로 비추는 세상이 아니게 될 것입니다. 원치 않는 임신이 되었을 때 이건 태어날 아이에게도, 그 부모에게도 서로 마이너스적인 요소이기에 이제 실수로 임신이 되면 얼마든지 임신중절수술을 하게 될 거에요. 더 상상해 보면 아마 임신중절수술도 보험이 가능해질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남성 임신이 가능해지면 이제 그동안 임신에 대해 크게 신경을 쓰지 않았던 부분들이 스멀 스멀 기어 나와 권력 형태로 자리를 잡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동안 여성 임신은 어떻게보면 당연한 것이라고 단순 치부했다면 남성 임신은 그와 정 반대로 위대하고 고결하며 용감한 행위로 치켜 세우는 우상적인 존재로 만들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왜냐하면 남성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요. 그리고 남성 임신으로 태어난 아이가 여성에 의해 태어난 아이보다 좀 더 높은 평가가 이뤄질지도 모르죠. 이런 생각을 한 이유는 현재 한국은 성평등 전 우주에서 꼴지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기울어진 운동장을 평평하게 만들기도 전에 남성 임신이 현실화되면 분명 이런 문제도 발생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마무리

말이 길어졌는데 이건 진짜 남성들의 필 독서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당장 텀블벅으로 후원에 의해 완성되었지만 언젠가 독립 출판이던지, 어디 출판사와 잘 협업하여 정식으로 서점에 출판되기를 희망하고 있습니다. 안임신은 특히나 젊은 남성들일수록 꼭 읽어보라고 권장하고 싶습니다. 임신은 쉬운게 아닙니다. 임산부 좌석을 질싸인증석이라고 혐오하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본인의 성품을 깎아내리지 마시고 한번쯤 진지하게 임신에 대해 스스로 깊이 고민해보는 그런 시간을 많이 가지면 좋겠습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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