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텐동을 좋아합니다. 아니 정확하게는 튀김류의 음식들을 좋아합니다. 특히 바~~~싹 튀긴걸 매우 선호하죠. 아삭한 그 식감을 즐깁니다. 씹으면 기름기가 입 안을 가득 메워지는 그런 느낌이 좋습니다. 한국 튀김은 대표적으로 분식이 있죠. 그래서 분식에 같이 포함되어 있는 튀김류를 좋아합니다. 일본 튀김도 맛있습니다. 튀김 음식의 대명사인 텐동을 그래서 좋아합니다. 대전에 텐동 맛집이라고 불리는 곳을 몇 곳 방문해 봤는데 다 맛있었습니다. 이쯤 되면 텐동 음식점은 그냥 이 정도의 식감과 맛이 평균 수준인 것 같습니다. 아마 저는 어떤 텐동집에 가더라도 다 맛있다고 평가를 내릴 것 같아요.
소제동은 저에게 있어서 추억의 동네입니다. 초등학교 2학년때까지 소제동에서 자랐습니다. 그래서 이 곳은 마음의 안식처 같은 동네입니다. 소제동 빼고 대전의 나머지 지역은 눈부신 발전을 이뤘습니다. 소제동은 대전의 타임머신 같은 동네입니다. 전~혀 발전이 없었거든요. 그러다가 어느 날부터 카페가 하나둘씩 들어서기 시작했죠. 아마도 대전역 뒤인 동광장을 개발하면서 덩달아 발전하게 된 동네 같습니다. 대전역에서 동광장으로 내려오면 바로 만날 수 있는 동네가 소제동입니다. 언젠가 예전 앨범을 뒤적여서 소제동에서 찍었던 사진을 바탕으로 글 한번 작성해야겠네요.
소제동에 텐동집이 생겼다는 소식은 검색을 통해 알게 되었습니다. 지도 앱에서 텐동이라고 검색하니까 생각보다 가까운 곳에 텐동집이 보이더군요. 걸어가도 약 10분 정도의 거리입니다. 소제동 하천변으로 산책하기 좋게 길이 생겨서 집에서 금방 갈 수 있는 거리거든요. 운동도 할겸, 남동생과 어머니에게 텐동이라는 음식도 경험하게 해 드릴 겸, 과거 살던 동네도 한번 구경할 겸 이 세 가지 이유로 하쿠쯔무라는 텐동집을 방문하게 됩니다.
위치는 구글 지도로 첨부해 두었습니다. 지도 오류로 제대로 출력이 되지 않을 수 있으니 아래에 한번 더 텍스트로 정보를 남겨두겠습니다.
아마도 주차장은 따로 없고 바로 근처가 하천변 주차장이 있습니다. 평일은 모르겠는데 주말에는 웬만하면 차 몰고 가시는 것보다 대중교통으로 방문하시기를 권장합니다. 왜냐하면 소제동은 이제 카페 동네가 되어서 주말에 사람이 겁나 많거든요. 특히 벚꽃 시즌은 아우... 주차 대란입니다.
테이블은 모두 싱글 좌석입니다. 서로 마주 앉아보는 테이블은 없습니다. 앉으면 바로 앞에 안내메시지가 있습니다. 저는 이것을 보통 텐동 사용 설명서라고 해석합니다. 텐동마다 약간씩 스타일이 다르거든요.
미나상은 일본말입니다. 여러분이라는 뜻이죠. 설명서에 따르면 하쿠무 튀김은 엄청 바삭한 스타일은 아니라고 합니다. 이유는 튀김에 간장 소스가 잘 스며들어 최적의 조합을 이루게 만들려는 목적 때문이랍니다. 오케이! 앞서 언급했듯 저는 바짝 튀긴 걸 좋아한다고 말씀드렸습니다. 하지만 최적의 조합 때문에 일부러 이렇게 튀겼다고 하니 일단 맛을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저는 스페셜텐동을 주문했습니다. 그냥 모든 튀김을 다 맛보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가장 먼저 나오는 건 역시 국물입니다. 안에 조개가 들어있어서 더 개운한 된장국 맛입니다. 마음에 들어서 순식간에 다 마시고 바로 리필했습니다.
텐동은 주문 후 약간의 시간이 소요됩니다. 주문 즉시 바로 튀기기 시작하기 때문이죠. 미리 튀긴 걸 내놓는 음식이 아닙니다. 주문 즉시 튀겨야 최상의 튀김 식감을 제공받을 수 있습니다. 이런 훌륭한 튀김맛을 경험하려면 시간의 걸림 정도는 아무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만약 바쁜 시간에 잠깐 짬을 내어 텐동집을 찾으시려고 하시는 분이 계신다면 저는 반대할 것입니다. 바쁘신 분들은 패스트푸드를 드셔야죠. 텐동은 기다림의 시간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드디어 나왔습니다. 스페셜 텐동!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건 장어 튀김, 그 다음으로 좋아하는건 김 튀김입니다. 김... 맞죠? 아무튼 그래서 튀각도 좋아해요. 텐동은 작은 접시가 같이 나오는데 저기에 먼저 튀김을 덜어내고 그릇 안쪽의 덮밥을 비벼 튀김과 같이 야무지게 섭취하면 됩니다.
가장 먼저 맛본건 당연히 장어튀김입니다. 사용설명서의 내용대로 엄청 바삭한 튀김은 아니라는 걸 한 입 베어 물고 바로 알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튀김에 적절히 스며든 간장 소스가 참 맛있습니다. 어머니께서는 좀 짜다는 평가를 내리셨는데 저는 이런 맛도 굉장히 좋아하거든요. 제 입맛에는 매우 좋았습니다. 튀김도 크런치 수준으로 바삭하다는 게 아닌 거지 텐동의 기본 바삭함은 존재합니다. 이 맛입니다. 이 맛에 텐동을 먹는 것입니다. 새우튀김이나 고추 튀김도 다 맛있었습니다. 역시 텐동입니다. 만약 지인 중에서 텐동을 아직 맛본 경험이 없는 자가 있다면 꼭 데리고 가고 싶습니다. 소제동 하쿠쯔무는 영업을 시작한 지 그리 오래되지 않아서 아직은 많이 알려지지 않은 듯한데 아마 조만간 줄 서서 먹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