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효자손 취미생활

친구녀석의 새 컴퓨터에 대한 글을 연이어 작성했었죠? 오늘은 기타 이야기입니다. 매장에서 사용하던 조립PC를 제가 인계했습니다. 녀석은 중요 데이터만 백업해놓고 나머지는 모두 지워져도 된다고 했고 당근에 팔아도 된다고 하였습니다. 그렇습니다. 당근에 팔기 전에 먼저 내부를 깨끗하게 청소하는게 예의 아니겠습니까? 먼지가 잔뜩 있는 컴퓨터를 구매할 사람도 없거니와 좋아할 사람은 더더욱 없을테니까요.

 

와씨~! 이게 뭐람?!

역시... 예상대로 이 본체 속 먼지는 상당했습니다. 어마무시한 용량(?)의 먼지들이 가득 찬 상태였습니다. 아니 PC가 데이터로 꽉 차면 느려지는 문제가 발생하기도 하는데 이렇게 먼지가 꽉차면 더 큰 문제들이 벌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거든요. 지금까지 용케도 잘 버텨주었군요. 쇼트가 나도 전혀 이상하지 않을 상황인 것이었습니다. 케이스 커버에도 덕지덕지, 본체 안쪽은 지옥입니다. 지금 사진에는 안 보이는데 케이스 안쪽 바닥은 거의 두께 약 3cm 정도의 먼지 커튼이 형성되어 있는 상태입니다. 여기에서 에어컨을 불었다가는 집안이 난리납니다. 절대 바람을 이곳에 쏘아선 안 됩니다. 무조건 이건 밖에 나가서 털어내야 합니다.

 

드디어 이 녀석이 열일할때가 왔습니다. 알리에서 구매한 PC용 에어건입니다. 다이소에서 파는 컴퓨터 청소용 먼지제거제 스프레이도 강력하긴한데 그 제품은 오래 사용이 불가능한데다 촉매제 때문에 맨 손에 사용하면 엄청 차가워집니다. 그리고 분사하는 각도에 따라 내용물이 뿜어져 나오기도 하고요. 그래서 저는 별도로 에어건을 구매한 것입니다. 이 제품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아래의 글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냉매 나오는 에어스프레이는 싫다! ATEnge 무선 에어건 (더스터)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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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규어 먼지 제거나 컴퓨터 내부 먼지 청소를 위해서 에어스프레이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에어 스프레이는 편리하고 구하기도 쉬우며 가격이 저렴합니다. 그러나 에어스프레이의 단점이 너무

rgy0409.tistory.com

 

일단 분해를 시도했습니다. 지금 보시면 먼지가 조금 덜한 상태인데 옥상에서 한 차례 에어건으로 쏴 주고 온 상태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여전히 먼지가 많은 상태죠.

 

가장 먼저 전원공급장치를 청소했습니다. 깜박하고 청소에 집중하느라 먼지가 쌓여있는 상태를 찍지 못했습니다. 최악이었거든요? 통풍구에 먼지막이 잔뜩 있었고 안쪽 PCB 회로에도 상당양의 먼지들이 누적되어 있었습니다. 때문에 단순히 겉면만 닦아내서는 안 되는 상황이었습니다. 결국 전원공급장치도 모두 분해해서 안쪽까지 깨끗하게 청소 완료했습니다. 위의 사진이 그 결과물이구요. 진짜 깨끗해졌죠? 전원선 부분도 물티슈로 슥슥삭삭 잘 닦아내 주었습니다.

 

10년 전 구성품을 살펴볼까?

ODD도 청소해 주었습니다. 여기에도 먼지가 수북했는데 물티슈와 말른 수건의 콜라보 협공으로 원래의 컬러를 되찾았습니다. 그나저나 LG DVD Writer 정말 오랜만이네요. 중학교 때 처음으로 CD 라이터를 사용했었는데 그땐 정말 느렸거든요. 700MB 한 장 굽는데 최소 1시간은 기본이었죠. 2배속으로 구웠을 때라서요. 지금은 USB의 보급화로 ODD 시장이 엄청 줄어들었는데 그래도 이따금씩 어떤 제품을 구매하면 CD로 드라이버를 제공할때가 있습니다. 그 때 이 녀석이 매우 유용할 것입니다.

 

모델명이 GH24NSB0 이네요. 검색해보니 CD쓰기는 최대 40배속, DVD쓰기는 최대 16배속을 지원하는 ODD입니다. 추억돋네요.

 

정면 모습입니다. 슈퍼멀티라고 표기가 되어있습니다.

 

HDD도 들어있습니다. 현재까지도 꾸준한 사랑을 받는 하드디스크! 개인 클라우드같은 NAS용 하드도 아직까지 인기가 많습니다. 대용량이라는 장점이 현재까지 막강하기에 SSD의 한계인 용량에 따른 가격 부분을 HDD가 커버해주고 있습니다.

 

아니?! 500GB짜리였군요. 지금은 10TB 이상 제품들이 나와있기에 500GB라는 용량이 무척이나 초라해 보입니다. 제가 가지고 있는 외장SSD 보다 용량이 작습니다. 근데 이녀석도 먼지를 제거해 놓으니 완전 새거네요.

 

좋은 추억보다는 안 좋은 기억을 많이 심어준 리뷰안SSD입니다. 놀라운건 친구 매장에서 사용했던 이 녀석은 단 한번도 객사한적이 없습니다. 뽑기운이 좋았습니다.

 

제 기억에는 이건 10년 전 제품은 아닙니다. 아마 처음에는 HDD로만 사용하다가 SSD가 많이 보급화되고 가격이 많이 낮아지면서 후에 이 제품을 구매했었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256GB인데 저것도 아마 10만원 넘게 지불했었을 겁니다. 모델명이 900T PRO군요.

 

CPU도 싹 다 분해를 시도합니다. 써멀구리스도 완전 말라서 쩍쩍 갈라져있을 것으로 예상되기에 새로 도포해 주기 위해서 정밀 분해를 했습니다. 먼저 알미늄을 감싸는 케이스도 분리시켜 주고 꼼꼼히 청소해 주었습니다.

 

이건 물로 청소했습니다. 알미늄이라 녹슬지 않아요. 그리고 햇빛에 잘 말렸습니다. 덕지덕지 붙어있던 마른 써멀도 잘 닦아내 주었습니다. 싹 청소해 놓으니 새 것 같습니다.

 

으아니?! CPU는 펜티엄 G3220이었군요. 이런 최저의 사양으로 사용중이었다니... 그러니 느릴 수 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아마 구입 당시에 최대한 싸게 맞춰달라고해서 이 녀석을 선택했을 것입니다. 그냥 웹서핑하고 간단 문서 작업하기에는 부족함은 없었던 사양입니다. 문제는 시간이 흐르면서 소프트웨어의 최소 사양이 올라가니까 지금에와서 쓰기에는 살짝 무리가 생길 수 밖에 없죠. 크롬 브라우저 조차도 무거울 겁니다. 거기에 메모리는 겨우 4GB 싱글이었으니 더더욱 그런 상황인거죠.

 

메인보드와 CPU는 깨끗하게 모두 청소를 끝마치고 써멀구리스를 새 것으로 도포 후 다시 조립해 주었습니다.

 

메인보드는 ASRock(애즈락) H81M 보드입니다. 아마 H81 시리즈가 가장 저렴했던 인텔 보드 시리즈였을 겁니다.

 

컴퓨터 조립 초보자분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부분이 본체의 버튼 부분 케이블 연결일 것입니다. 메인보드 메뉴얼을 보시면 자세히 나오지만 PCB 회로 자체에도 영어로 표기가 되어있습니다. +와 -극 구별이 있으니 표시된대로 연결을 해주면 됩니다. 케이블도 흰색은 -고 나머지가 +라고 생각하면 이해가 쉽습니다. 물론 이것도 100% 정확한건 아닙니다. 케이스 제조사마다 약간씩 차이가 있을 수 있는데 통상적으로는 그렇다는 것입니다.

 

케이스는 완전 깔끔하게 물청소를 해서 땡볕에 잘 말렸습니다. 이 날은 햇살과 바람이 매우 좋았기에 금방 건조가 되었습니다. 사진에서도 알 수 있듯 선샤인이 강력했습니다.

 

재조립 후 테스트

이제 모든 부품들을 원위치로 조립합니다. 선 정리시에는 케이블타이보다는 벨크로 테이프를 추천합니다. 때었다 붙였다를 편하게 할 수 있어서 좋습니다. 다이소에서 밸크로 테이프 파니까 나중에 혹시 조립할 일이 있으면 한번 써보세요.

 

다시 10년 전 모습으로 돌아간 옛날 조립 컴퓨터의 내부 모습입니다. 먼지 제거 전 사진과 후 사진을 친구에게 보여주니까 엄청 놀라더군요. 그렇게 저는 한 개의 코멘트를 더 날렸습니다. 앞으로 PC 청소 좀 신경써달라고요. 겉에 쌓인 먼지만 꾸준히 제거해줘도 상당한 도움이 된다는 내용을 카톡 메세지로 같이 첨부해 드렸습니다.

 

조립이 잘 되었는지 확인을 위해서 매장에서 같이 가져온 모니터와 연결해 테스트해 보았습니다. 부팅 이상 없고 매장에서 사용했던 최근 윈도우 환경까지 잘 부팅됩니다. SSD를 탑재했기 때문에 부팅은 그래도 어느정도 빠른 편입니다. HDD에 비하면 엄청난 부팅속도입니다.

 

SSD와 HDD 상태를 크리스탈 디스크 인포를 통해 검사해 봤는데 모두 이상 없었습니다. 매장에서 잔잔하게 사용되었던 PC여서 그런지 큰 상처는 없습니다. 하드웨어적으로 문제가 없음을 확인했으니 이제 녀석이 부탁했던 중요 데이터만 별도로 빼내고 저장장치는 몽땅 깨끗하게 공장초기화(로우포맷)해서 당근마켓에 싸게 내놓을 예정입니다. 얼마에 올리면 좋을지 고민 좀 해봐야겠군요. (씨익) 10년된 컴퓨터도 간단 사무용도로 활용한다면 아직은 충분히 제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내부 청소는 완벽하게 했으니 구매하시는분도 분명 만족스러워 하실 겁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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