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모기들이 상당히 좋아하는 타입입니다. 이유는 모릅니다. 예를 들어서 낚시하러 산으로 나갔다 하면 그냥 십중팔구 살이 노출된 부위는 100% 물어뜯깁니다. 군대에서 있을때의 에피소드입니다. 군대를 다녀오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훈련중에는 화장실을 쉽게 갈 수 없습니다. 대대전술 훈련 때 급똥이 마려워서 인근 야산으로 올라가 야삽으로 땅을 까재끼고 그대로 푸드덕을 하는데 한 1분 걸렸을까요? 엉덩이에 모기가 한 7방은 물렸던 것 같습니다. 그날 훈련은 정말 엉덩이 가려움으로 인해 너무나도 힘들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집에도 어쩌다 모기가 기어들어오면 대체 이놈의 모기자식들이 클로킹 기능이 있는가 손을 쳐 들기만 하면 눈 앞에서 순식간에 사라지곤 합니다. 그리고 밤에 몰래 다가와 귓가에 "에엥~" 하고 속삭이죠. 화가 나서 다시 불을 켜면 또 온데간데 사라지고 없습니다. PC 작업중에도 다리가 어찌나 모기 입장에서는 고소한 모양인지 발각되기만하면 바로 물어뜯깁니다. 그래서 여름 필수품으로 액체형 전자모기향을 늘 24시간 가동합니다. 이것도 하나에 다이소에서 2천원 정도 하는데 여러개를 구매하면 순식간에 만원이 넘어버립니다. 이대로는 너무 아깝고 가성비가 떨어진다는 생각에 전자파를 내뿜는 모기 퇴치기를 한 번 써보기로 합니다. 총 두 종류를 구매했습니다.
첫번째 제품
먼저 첫번째 모델입니다. 박스는 일단 이렇게 생겼습니다. 딱히 모델명같은 이름이 없는 것 같습니다.
본체와 품질 보증서같은게 들어있는데 읽으나 마나입니다. 색상은 세가지입니다. 블랙, 화이트, 그린입니다. 왠지 녹색이 눈에 튀어서 한번 그린 색상으로 구매해봤습니다. 마감 상태는 매우 좋지 않습니다. 몇천원짜리 제품이니 그러려니하고 넘어갑니다. 크기는 11.4 x 4.1 x 4.15cm 입니다. 재질은 ABS-A1이라고 불에 잘 타지 않는 난연성 플라스틱이라는데... 진짜인지는 직접 안 태워봐서 모르겠습니다. 유효 범위는 약 30평방미터 내라고 되어있습니다. 전력은 1W 이하구요. 전압은 90~220V까지 지원하니 한국에서 사용이 가능합니다. 주파수는 50~60Hz를 사용합니다.
해외버전이기에 11자 플러그입니다. 국내에서 사용하려면 돼지코 어뎁터 변환기가 필요합니다. 아니면 멀티콘센트가 해외향이면 됩니다.
하지만 제 책상 밑에는 아예 해외버전을 모두 수용할 수 있는 멀티콘센트가 있습니다. 이거 아주 요긴합니다. 이 제품이 궁금하시면 아래의 글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두 가지 유니버셜 콘센트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둘 다 링크를 남기겠습니다.
전원은 잘 들어옵니다. 한 번 누르면 LED 모드고 다시 한 번 더 누르면 LED는 꺼진체 작동됩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한번 더 누르면 전원은 꺼집니다. LED 탑재 제품이라 밤에 요긴하게 쓰일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사실 이런 주파수를 내뿜는 제품들의 고질적인 문제는 바로 소리입니다. 그 띠~~~~~~ 하는 전자파 소리가 민감하신 분들은 아마 사용이 어려울수도 있습니다. 부디 이 녀석은 고주파음이 없기를 바랬는데 역시.... 들립니다. 그것도 아주 또렷하게요. 작동 하는 내내 들리지는 않고 어쩌다 간헐적으로 발생합니다. 다른 콘센트에 연결해봤는데 그래도 똑같았습니다. 이 제품군이 원래 다 그런건지, 아니면 제가 운이 좋지 않아서 조금 하자가 있는 상품에 당첨된건지는 모르겠습니다. 한 다섯개 정도 구매해보면 확실한 답이 나올 수 있겠습니다.
약 보름정도 사용해봤습니다. 뭐 플라시보효과마냥 좀 덜 물리는 느낌은 있지만 퇴치까지 완벽하게 해주는건 잘 모르겠습니다. 효과는 미미합니다.
두번째 제품
이번에는 두번째 모델입니다. 위에서 소개한 제품에서 LED만 빠진 버전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안전포장이 제대로 되지 않고 도착해서 박스가 아주 그냥 왕창 찌그러졌습니다. 괜찮습니다. 제품만 멀쩡하면 됩니다.
다행히 제품은 깨진 곳 없이 잘 도착했습니다. 구성품도 심플합니다. 본체와 품질보증서가 전부입니다.
이건 유럽형 플러그입니다. 국내 돼지코에 맞긴 하지만 헐렁합니다. 따라서 별도 어댑터가 필요합니다. 아니면 위에서 언급한 유니버셜 멀티콘센트를 사용하시면 됩니다.
작동 방법도 간단합니다. 콘센트에 꽂고 전원버튼을 눌러주기만 하면 됩니다. 이 제품은 고주파음이 없었습니다. 참 다행입니다. 성능은 위에서 소개한것과 비슷합니다. 이것도 보름 정도 사용했습니다. 같이 사용하지 않고 위의 제품 먼저 사용해보고 이후에 이걸로 바꿔서 써봤습니다. 같이 쓰면 공정한 평가가 되지 않으니까요. 이 제품 역시 퇴치의 개념을 잘 모르겠습니다.
만약 이런 퇴치기들이 정말 효과가 있다면 아마 현대인들의 가정집에는 너도 나도 필수품으로 자리를 잡고 있었을겁니다. 선풍기라던지 에어컨 처럼요. 하지만 그렇지 않죠? 그 말인 즉슨 유사과학 영역이라는 뜻입니다. 꽤 그럴듯한 과학적 근거로 설명을 하지만 어느 순간 왜곡된 시술이 훅 하고 들어오죠. 오늘날의 게르마늄, 음이온, 수소수 등등도 모두 유사(가짜)과학의 결정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앞으로 모기 퇴치기를 보신다면 그냥 패스하시면 됩니다. 효과는 거의 없습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