왠만한 영화 리뷰는 잘 하지 않는데, 이건 해야할 것 같습니다. 터미네이터 펜으로서 솔직히 실망했습니다. 이번 다크페이트는 호불호가 많이 갈린다고 하는데 그 중 저는 그냥 "액션은 볼만했지만 너무 무술 영화에 가까웠으며, 스토리에는 오류가 많다"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터미네이터를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지금까지 나온 터미네이터 시리즈의 모든 영화를 다 보셨을 겁니다. 개인적으로는 터미네이터2를 가장 좋아하지만, 1편 또한 무시할 수 없을 만큼 좋아합니다. 그 공포감이 정말 장난 아니지요. 과묵한 성격의 터미네이터의 분위기는 압도적이며 뛰어오는 장면이나 피부가 다 타고 남은 금속 골격이 첫 등장하는 씬, 그리고 천천히 움직이며 사라코너 (린다 해밀턴) 를 죽이려 추격하는 장면 모두 너무 심장 쫄깃하게 만듭니다.
터미네이터 1편의 한 장면. 정말 이 부분은 공포 그 자체였다.
터미네이터2 에서는 T-1000 (로버트 패트릭) 이 그 자리를 맡았는데 다른 느낌의 공포감을 주었습니다. 특히 어린 존코너 (애드워드 펄롱) 가 쇼핑센터에서 오토바이를 타고 도망가는데 그걸 뛰면서 추격하는 T-1000은 진짜... 공포 그 자체입니다. 분명 분위기 밝은 대낮임에도 불구하고 배경음악과 그 표정이 너무 절묘하다 해야 할까요? 그리고 두 터미네이터가 싸우는 장면은 진짜 서로 두 기계가 묵직하게 싸우는 느낌을 잘 전달해 주었습니다. 특히 마지막 부분에 나오는 용광로 공장에서 싸우는 전투씬은 심장이 쫄깃했고 점점 부서져가는 T-800 (아놀드 슈워제네거) 을 보면서 안타깝고 아무렇지 않은 표정을 하는 T-1000은 진짜 개량형 터미네이터가 맞구나 싶을 정도로 무서웠지요.
하지만 이번 터미네이터 다크페이트에서는 이런 공포감을 느끼게 해준 장면을 떠올린다고 한다면.... 잘 기억이 안 납니다. 영화를 두 번 봤습니다. (어쩌다보니)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말 무서웠던 장면은 떠오르지 않습니다. 솔직히 다크페이트는 공포라기 보다는 액션 영화에 가깝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아무래도 감독이 팀 밀러여서 그런건지는 몰라도 데드풀처럼 액션에 좀 더 포커스를 둔 것 같습니다. 터미네이터의 싸움이라기 보다는 그냥 무술가의 싸움 같았습니다. 리전이라는 기계가 인류를 처단하는 미래에서 Rev-7 이나, 상위 버전인 Rev-9들은 다 저렇게 싸우면서 인류를 몰살하나 싶습니다. 어쨌든 이것들도 터미네이터일텐데... 제가 알고 있는 터미네이터의 면모를 좀처럼 발견하기가 어렵습니다.
아시다시피 다크페이트의 각본은 원조 감독인 제임스 카메론이 맡았습니다. 직접 언급하기를 2편에서 이어지는 진정한 후속 작품이라고 했고, 당연히 2편에서 어떻게 이어질지가 무척이나 궁금했습니다. 또한 예고편에도 나오는 늙은 T-800은 어떤 스토리를 갖고 있는지도 너무 궁금했습니다.
터미네이터 : 심판의 날 첫 장면
여러분들도 잘 알다시피 터미네이터의 메인 스토리는 이겁니다. 우리가 사용하는 기계 AI가 인간의 노력으로 눈부신 발전을 이루고 어느날 스스로 자기 인식을 하게 됩니다. 스카이넷이라는 AI로 인해 시작되는 기계와 인간의 전쟁이 메인 이야기지요. 인간에게는 존 코너라고 하는 리더가 있었고 훗날 존 코너가 스카이넷을 크게 저지하는 아주 중요한 인물이 됩니다. 그래서 스카이넷은 타임머신을 만들어 존 코너의 존재 자체를 지우기 위해서 터미네이터 T-800을 과거로 보내 존 코너를 낳게 될 그의 어머니인 완전 젊은 사라 코너를 죽이는게 1편의 스토리 입니다. 이걸 저지하기 위해서도 저항군에서도 카일 리스라고 하는 인간을 보내고 결국 카일리스와 사라코너가 사랑하여 낳게 되는게 존 코너가 되는 스터리지요. 2편은 T-800 포지션이 T-1000으로, 카일리스는 재프로그램된 T-800이 맡았습니다. 그리고 T-1000의 목적은 사라코너가 아닌 어린 존 코너를 제거하는게 스토리가 되었지요.
보통 잘 된 후속작을 만들면 망한다는 기정 사실이 있는데 이걸 깨부수는 가장 대표적인 작품이 터미네이터2 입니다. 기존 1편의 설정을 그대로 가지고 오되, 더욱 업그레이드가 되어 나타난 적과 그리고 수호자, 사실 기존 설정을 그대로 가지고 오는 방법이 가장 안전빵이긴 합니다. 스토리 라인을 그대로 가지고 오는 동시에 CG 기술은 대폭 향상되었고 특유의 공포감도 그대로 묻어납니다. 여기에 적절한 감동까지 더해지면서 작품성은 정점을 찍게 됩니다.
터미네이터 : 다크 페이트를 보면서 생각이 드는 첫 번째 의문입니다. 심판의 날을 막았다는걸 과연 어떻게 호언장담할 수 있을까? 싶습니다. 영화 초반부를 보시면 2편에서 나왔던 사라 코너와 존 코너가 여유롭게 피서를 즐기는 장면이 나옵니다. 심판의 날을 막았다는 사라 코너의 나레이션과 함께요. 근데 이 둘의 나이대가 2편에서 나왔던 나이와 크게 차이가 없음을 알 수 있습니다. 다크페이트에서 존 코너가 출연한다고 한게 바로 이 부분이었나 봅니다. (여기 빼곤 안 나오니까요)
설정은 이러했습니다. 2편 이후로 얼마 시간이 지나지 않아 스카이넷이 존 코너를 제거하기 위해서 터미네이터 몇놈을 더 보낸겁니다. 그런데 이게 2편에서 T-1000을 보냄과 동시에 다른 T-800을 추가로 더 보낸 설정인건지, 아니면 좀 더 시간이 지나고나서 보낸건지는 확실히 모르겠습니다. 어쨌거나 T-1000은 아놀드와 사라코너가 같이 제거에 성공을 했고 나머지는 대부분 사라 코너가 직접 처리를 했다는 설명을 담고 있습니다. 그러나 마지막 한 놈을 막지 못해서 결국 존 코너는 또 다른 T-800에 의해 죽게 됩니다. (바로 이 T-800이 이번 다크페이트에서 늙은 아놀드로 나오게 됨)
바로 이 부분인데요, 시간상 차이가 얼마 나지 않은 시점에서 심판의 날을 확실히 막았다는 설정이 조금 억지 아닌가 싶습니다. 스카이넷 연구 시설이었던 사이버다인을 모조리 파괴하고 관련된 공장 및 인물들을 제거했다 하더라도 그정도로 심판의 날을 막았다고 보기에는 어떻게보면 너무 단순하지 않나 싶어요. 어떻게 확실히 막았다는건지 그게 조금 의문입니다. 차라리 애드워드 펄롱 (존 코너 역) 이 출연한다고 했는데 현재 망가진 모습 그대로 (약간 손 보고?) 출연시키고 사라 코너 또한 심판의 날은 막았지만 불안감에 끊임없이 운동하고 무기를 관리해온 모습으로 스토리를 이어갔다면, "아 저렇게 두 사람이 늙은 동안에도 심판의 날은 오지 않았으니 확실히 스카이넷의 존재는 끝났군!" 하고 납득을 했을 것 같습니다. 애드워드 펄롱은 이런 어머니를 안타까워하며 심판의 날은 오지도 않을텐데 뭐 저렇게 힘들게 사시나~ 하고 편하게 살아왔고 그 결과로 배불뚝 아재가 되어 있는 설정인거죠. 굳이 또 다른 터미네이터가 죽이지 않구요. 물론 이렇게 되면 다크페이트에 나온 T-800을 어떻게 영화에 우겨넣느냐에 대한 스토리 고민이 발생할 수 있을텐데, 어차피 2편의 스토리를 그대로 가지고 왔으니까 사실 저항군 측에서 T-800을 한놈 더 보냈던 거임~ 왜냐면 T-1000이 졸라 쎄니까! 라고 해도 크게 상관 없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어린 존 코너를 죽인 T-800 (아놀드) 이 목표가 사라지자 우연찮게 어떤 여성을 만나고 이 여성을 지켜주리라 하고 스스로 목표를 정하게 되었다는 스토리가 영화에서 나옵니다. 설정상 이걸 "양심에 대한 학습" 이라고 했는데 이게 좀 너무 억지스럽고 훅 간게 아닌가 싶습니다. 그래도 터미네이터는 터미네이터인데 말입니다.
터미네이터1,2편에서 T-800과 T-1000만 보면 강하게 꾸짖던 댕댕이들
1편, 2편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반려동물들은 터미네이터를 구별할 줄 압니다. 1편에서는 사라코너와 카일리스가 피신 중간에 어떤 꾸진 호텔에 투숙했다가 거기 사는 개가 컹컹컹 짖는걸 듣고 T-800이 도착했음을 눈치챕니다. 2편에서는 존 코너의 임시 부모네 집에 T-1000이 존코너의 임시 보호자 어머니로 변신해 있는데 남편은 이걸 모르고 있는 상황입니다. 근데 키우는 맥스라는 개가 계속 컹컹컹 짖어대니까 남편이 변신한 아내 T-1000에게 투덜대자 가차없이 찔러 죽이는 장면이 있지요. 이렇듯 터미네이터 세계관에서 반려동물 (주로 개) 은 터미네이터를 구별할 줄 아는 유일한 캐릭터로 묘사됩니다. 실제 미래 심판의 날 전쟁에서도 저항군 주둔지에 세퍼드를 입구에 배치해둔 장면이 있습니다.
근데 T-800이 양심이란걸 학습 했기 때문에 이제 더 이상 터미네이터가 아니게 된다는게 조금 이상합니다. 이런 이유로 같이 살고 있는 반려견도 이제 T-800을 보고 짖지 않습니다. 사이 좋은 모습으로 묘사 되어 있습니다. 물론 오래 살다보니 반려동물 또한 "음... 사람이 아닌 저 녀석은 나쁜 녀석은 아닌 것 같구나" 하고 인식되어서 같이 잘 지내게 될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너무 좀... 그냥 그랬습니다.
또한 스스로 목표를 설정한다는 것 또한 조금 이상했습니다. 터미네이터는 단 하나의 목적을 가지고 있고 이걸 실행하기 위해서 그 어떤 방해물도 제거하며 진행합니다. 이게 1편과 2편에서 너무 명확하게 표현되다보니 진짜 그게 너무 무서웠던건데 이번 다크페이트의 T-800은 좀 어중간한 캐릭터가 아닌가 싶습니다. 학습을 통해 배워나가는 최첨단 마이크로 프로세서를 탑재한 제품인건 잘 압니다. 조금 유머러스하게 (인간답게) 인사하는 방법, 농담하는 방법 등은 감정과는 상관 없는 부분이기에 학습이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이 부분은 터미네이터 : 심판의 날에서 어린 존코너가 가르쳐주고 T-800이 따라서 응용하며 배우는 장면이 묘사된 바 있습니다. 하지만 과연 양심이라는걸 어떻게 배웠다는걸까요? 하물며 인간도 양심 없는 사람이 수두룩하고 이 인간들도 양심이란걸 전혀 모르고 사는데 말입니다. 양심이란 일종의 감정이고 이 감정을 어떻게 학습하게 된건지가 의문입니다. 터미네이터 : 심판의 날 마지막 장면에 자신이 용광로에 들어가려는걸 존코너가 명령까지 해가면서 뜯어 말립니다. 그리고 눈물을 흘리죠. 그 눈물을 보고 아놀드가 왜 우는지 알 것 같다라고는 말 했지만, 그게 과연 감정이라는걸 학습해서 이야기한건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인간의 감정이란 컴퓨터로 비유하자면 엄청나게 복잡한 구조로 된 알고리즘일테니까요. 이걸 풀기란 참으로 어려울 겁니다.
존 코너 제거 (스카이넷이 심어놓은 목표 성공) > 이 가족을 지킨다! (스스로 목표 설정해서 진행 중) > 라모스(대니)를 지킨다! (또 다시 새 목표 설정)
이 루트인데... 이러면 더 이상 터미네이터가 아니지 않을까요? 흠.... 영화 스토리 설명을 보면 캐릭터 설정이 T-800은 기계지만 점점 인간다워진다고 하는데 너~무 기존 설정을 훅 하고 가버린게 아닌가 싶습니다. 제 아무리 학습하는 인공지능을 가진 기계지만 이건 뭐 재능교육도 아니고 자기의 일은 스스로하자~ 버전입니다. 한마디로 우리가 알고 있는 T-800 캐릭터가 가지고 있는 고유의 성격이 완전 바뀌는게 개인적으로 무척 마음에 들지 않았습니다.
터미네이터 : 다크 페이트 예고편의 한 장면. 리전이라는 미래의 AI에 의해 탄생한 Rev-7의 모습. 촉수는 대체 왜 있을까?
다크페이트를 보시면 Rev-9과 사라코너가 첫 대결을 하는 장면이 있습니다. 맥시코의 어떤 고속도로 다리 위에서 벌어지게 됩니다. 영화를 좀 더 쭉 보시면 대니 (나탈리아 레예스 - 미래의 존 코너 포지션. 저항군 리더) 가 사라코너에게 묻습니다. 어떻게 알고 그 다리로 오게 되었는지 말입니다. 사라 코너가 이야기 하기를 어느날부터 문자가 오는데 해당 좌표에 가면 터미네이터가 있더랍니다. 그래서 손 편하게 제거할 수 있었다고 말을 하지요. 이 문자는 암호화 되어 있지만 그레이스 (맥켄지 데이비스 - 대니 보호자) 가 이 암호화를 풀게 되고 결국 그 문자를 보낸 자는 존 코너를 죽인 T-800이라는걸 알게 되지요. 여기서 의문이 생긴겁니다.
분명 아놀드의 T-800은 과거 1대 심판의 날 유물인 스카이넷으로부터 온 존재 입니다. 근데 어떻게 2대 심판의 날인 리전에 대한 상황을 미리 다 알고 있었던 걸까요? 두 타임라인은 분명 다른데 말입니다. 스카이넷 타임라인과 리전의 타임라인은 만날 수 없습니다. 스카이넷 타임라인은 영화 설정 상 끝났습니다. 또한 리전은 스카이넷 타임라인보다 훨씬 더 미래입니다. 리전이 스카이넷에 대한 과거 이력은 알 수 있어도 스카이넷은 리전에 대해 알 수가 없습니다. 근데 이런 스카이넷 유물인 T-800이 리전으로부터 온 Rev-9의 존재를 알고 해당 좌표를 보내줬다?! 뭔가 안 맞습니다. 납득이 안 됩니다.
다크페이트 스토리 설정에서는 미래에서 넘어올 때 시간의 균열이 살짝 생기며 그에 따른 파장이 뿜어져 나오고, 그 파장 내부에서 정보를 습득할 수 있다라는 늙은 T-800의 설명이 있습니다. 근데 이거 하나만으로는... 너무 억지같은 느낌입니다. 끼워맞춘게 너무 티가 나는 것 같아요. 이거 하나만으로는 설명이 부족합니다. 스토리팀도 그걸 안 건지, 아니면 더 이상 설명할 방법이 없는건지는 몰라도 딱 이 대사 한번에 모든걸 퉁치려 하고 있습니다.
이번 다크페이트를 보면서 그동안 망작이다~ 졸작이다~ 평가 받았던 라이즈 오브 더 머신, 미래 전쟁의 시작, 제니시스에서 보여지던 영화 장면들이 새록새록 떠올랐습니다. 바로 스샷을 보시면서 이야기를 이어 나가겠습니다.
터미네이터 : 라이즈 오브 더 머신 중 한 장면
먼저 Rev-9을 처음 보고 딱 생각난게 바로 T-X 였습니다. 속은 기계 골격, 외피는 T-1000과 유사한 액체 금속 입니다. 다만 T-X는 이분법은 되지 않고 그냥 외형만 변하도록 설계된 반면 Rev-9은 이분법이 가능하고 외형은 T-1000처럼 싸울 수 있습니다. 또한 내부의 금속 골격은 T-800처럼 견고합니다.
하지만 T-X보다 모든 부분이 뛰어난건 아니었습니다. T-X의 경우는 다른 기계들을 조종할 수 있는 나노봇을 심을 수 있습니다. 또한 내부에 숨겨진 무기 기능이 있어서 이걸로 최고의 전투력을 뽑아낼 수 있습니다. (화염방사기가 왠 말이더냐....) 가장 강력한건 플라즈마건 입니다. 터미네이터 : 라이즈 오브 더 머신 초반부에 나오는데 이거 한방에 T-850 (영화 설정상 T-800보다 좀 더 업그레이드가 된 모델) 이 쭉~ 뒤로 나가 떨어지고 장시간 전투불능 상태에 빠짐과 동시에 두개의 수소 동력 중 하나가 손상되어 버리는 장면이 나오죠. Rev-9의 내부 골격은 기존 T-800 보다는 좀 더 내구력 강한 금속 뼈대일 뿐.... T-X에 비교하자면 그 이상의 기능은 없습니다.
이처럼 T-X와 Rev-9은 비슷한 설정이 존재하고 있습니다. 내부는 금속 골격, 외부는 변형이 가능한 액체 금속류 라는 설정이죠.
터미네이터 : 라이즈 오브 더 머신 중 한 장면
터미네이터 : 라이즈 오브 더 머신의 마지막 장면을 보시면 반쯤 고장나서 거동이 불편하게 된 T-X를 T-850이 자신의 동력인 수소전지를 T-X의 입 속에 우겨넣게되고 잠시 뒤 강력한 수소폭탄이 되어 엄청난 폭발과 함께 T-X와 T-850은 깔끔하게 제거 됩니다. 이 장면이 마치 오마주처럼 다크페이트의 마지막과 거의 유사했습니다. 그레이스는 강화된 휴머노이드 입니다. 인간과는 다른 별도의 동력 코어가 있습니다. 이 코어를 대니가 꺼내들고 Rev-9의 머리에 그대로 꽂아넣습니다. 마무리는 물론 T-800이 하지만 어찌되었든 최종 보스를 잡는 장면이 라이즈 오브 더 머신과 거의 유사했습니다.
터미네이터 : 심판의 날에서 보여진 이 연출 씬도 진짜 명장면이라고 생각한다.
터미네이터 : 미래 전쟁의 시작 중 한 장면. 위와 유사한 성격을 가졌다.
터미네이터 : 미래 전쟁의 시작 여기에서도 뭔가 살짝 엇비슷한 장면이 목격됩니다. T-800이 쇳물에 살짝 묻혔다가 다시 일어나면서 존 코너를 죽이러 다가오는데 코너는 터미네이터 바로 머리 위에 있는 냉각관(?)을 터뜨려 T-800에 잔뜩 묻어있는 쇳물을 즉시 냉각 시킵니다. 이 장면은 마치 터미네이터2의 T-1000이 액화 질소에 의해 서서히 얼어가는 장면과 비슷한 느낌을 줍니다. 아무튼 이 장면도 다크페이트에서 비슷하게 나옵니다. Rev-9의 외형을 감싸고 있던 액체금속 부분이 모두 박살나면서 일부가 녹아서 살짝 살짝 굳어지며 본체의 움직임이 둔화되는 장면이 나오는데 이 장면을 보면서 방금 말씀드렸던 미래전쟁의 시작에 나온 저 장면이 생각 났습니다.
터미네이터 : 미래 전쟁의 시작 중 한 장면
또 하나 있습니다. 그레이스의 설정 부분인데요, 이것은 마치 마커스 라이트와 엇비슷합니다. 미래 전쟁의 시작에 나왔던 마커스 라이트는 개조된 터미네이터라는 설정을 가지고 있으며 인간을 베이스로 내부는 기계 골격을 갖춘 터미네이터 입니다. 거의 인간에 가깝지만 어쨌든 터미네이터죠. 제작업체는 당연히 스카이넷 이구요. 인간과 같은 심장을 지니고 있어서 심장이 파괴되면 즉사 합니다. 영화를 보시면 아실 겁니다. 마지막 장면은 부상당한 존 코너에게 마커스 라이트 자신의 힘찬 심장을 기증함으로서 희생하는 장면입니다. 다크페이트의 그레이스 또한 강화된 인간이라는 설정이어서 마커스 라이트의 냄새가 물씬 느껴지곤 합니다. 마지막 자신의 희생 또한 그렇구요.
터미네이터 : 제니시스 중 한 장면
터미네이터 : 제니시스 또한 피해갈 수 없었습니다. 이 영화에서는 최초로 T-800이 시간의 흐름에 따라 젊고 늙음이 표현이 되었습니다. 다크페이트 또한 T-800의 시간 흐름을 표현하고 있는데 이 설정을 그대로 가지고 온 것 같습니다. 제니시스에서 T-800이 오래되어 관절(?)이 약해지자 자신의 손으로 억지로 끼워맞추는 장면이 나옵니다. 끼릭~! 하고요. 다크페이트에서는 댐에서 뛰어내려 착지에 실패한 늙은 T-800이 엇나간 다리 관절을 억지로 끼릭~! 하고 끼워 맞추는 장면이 나오는데 이 두장면이 겁나 비슷합니다. 둘 다 나이 먹고 제대로 작동 하지 않는 오래된 기계임을 보여줍니다. 머리가 하얗게 되고 수염이 덥수룩하게 자란 장면 또한 시간의 흐름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장면입니다.
터미네이터를 쭉 보신 분들은 아마 눈치 채셨을지도 모릅니다. T-800이라고 하지 않고 터미네이터에게 이름을 지어주는데 이 부분도 전작들과 많이 겹치는 설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무래도 사람다운 이름으로 불려야 좀 더 친근한 캐릭터로 보여지니까 그런 것 같습니다. 인간과 거의 유사한 성격을 학습하면서 좀 더 인간에 가까움을 보여주기 위한 또 다른 방법이었을지도 모릅니다.
터미네이터 : 심판의 날에서 존 코너가 밥(삼촌) 이라는 이름을 지어줌
터미네이터 : 제네시스에서 사라 코너가 팝스 라는 이름을 지어줌
터미네이터 : 다크 페이트에서 같이 지내는 가족들이 칼 이라는 이름을 지어줌
이런 변천사가 존재합니다.
터미네이터2를 많이 보신 분들은 아마 T-800이 처음 들렀던 바(Bar)에서 흘러나왔던 배경 음악을 기억하실 겁니다. 음악 제목은 Guitars Cadillacs 이라고 하며 음악가 이름은 Dwight Yoakam 입니다. 이 음악이 다크페이트에서도 나옵니다. Rev-9이 비행기에서 추락하게되고 야외에서 캠핑을 즐기던 어떤 가족(?) 모임의 나무 창고위에 떨어져 창고가 박살나는 장면이 있는데 이 때 이 음악이 나옵니다. 정말 추억이었지요.
터미네이터 : 심판의 날 중 초반 장면
바로 여기에서 나오는 음악입니다. (흐믓) 유튜브에 검색해보시면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터미네이터의 펜으로서 솔직히 이번 다크페이트는 그냥 액션영화라는 인상만 강하게 남았습니다. 기존에 알던 그 터미네이터의 과묵함, 묵직함, 공포감 등은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다크" 페이트 인데 그다지 다크하지 않았습니다. 그냥 No Fate 라고 부르는게 나을 뻔 했습니다. 그나마 이번 다크페이트가 볼만했던 이유는 린다 해밀턴님의 복귀 입니다. (아놀드 횽님은 기존에도 많이 출연했으니까) 사라 코너라는 캐릭터는 터미네이터 세계관에서 절대적인 존재 입니다. 사라 코너가 있어야 터미네이터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라코너 연대기가 따로 제작 되었을 정도니까 이 캐릭터의 존재감은 압도적이죠. 린다 해밀턴님께서 영화에 출연하기로 결심하고서부터 자신의 집 옆에 체육관을 설치해서 9개월간 트레이닝을 했다고 하니... 정말 그 분의 노력에 감탄합니다. 아놀드님도 오랜만에 스크린에서 뵙게 되어 반가웠습니다. 터미네이터 : 다크 페이트는 지난 터미네이터 시리즈를 그리워 하시는 분들에게는 단비같은 영화가 될 수 있을 듯 합니다. 이번 영화가 흥행에 성공해야 앞으로 속편이 더 제작된다고 하는데, 기왕 이렇게 된 거 흥행에 성공했으면 좋겠습니다. 끝.
흥행 실패여서 더 이상의 후속편 제작은 미궁 속으로... (울음) 진짜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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