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에 해당 주제에 대해서 글을 작성한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2016년 9월 1일에 작성된 문서이기 때문에 거의 3년이 다 되어 가는 이 시점에서 다시한번 글을 작성할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오늘 날짜 (2019년 7월 5일) 를 기준으로 어떤 제품들이 있는지 다시 한번 살펴보겠습니다. 참고로 PC나 노트북에 연결해서 사용하는 액정타블렛 제품이 아닌, 단독으로 사용 가능한 디지털 디스플레이 태블릿PC 제품군만 나열하였습니다.
1. 아이패드프로
현재 사용하고 있는 제품 입니다. 아이패드프로 12.9인치 2세대를 사용하고 있으며 애플펜슬은 1세대 입니다. AES 방식임에도 불구하고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찰떡궁합을 이루기 때문에 실제로 연필로 필기하듯 표현이 됩니다. 또한 애플펜슬을 기울여 그리면 실제로 연필을 뉘어서 그린 것 처럼 표현이 되는 엄청난 녀석입니다. 게다가 장시간 사용해도 발열이 거의 없습니다. 발열 관련 이슈는 그림을 그리시는 분들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한 포인트라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그림을 그리시는 분에게는 아주 더할나위없이 훌륭한 드로잉 디바이스 입니다.
태블릿PC는 하드웨어 사양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건 소프트웨어라고 생각합니다. 포토샵이나 클립스튜디오 같은 프로그램들을 의미합니다. 아이패드프로는 iOS 라고 하는 애플사의 OS가 들어있고 여기에 다양한 드로잉 어플리케이션을 설치해 구동할 수 있는데, 그중 단연 최고는 프로크리에이트 (ProCreate) 라고 하는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합니다. 클립스튜디오도 괜찮긴한데, 이게 애석하게도 iOS에서는 매달 결재 방식으로 사용해야 합니다. 윈도우에서는 한 번 구매하면 끝인데 말입니다. 매달 약 만원 정도의 금액을 지출하면서 사용하기에는 초보자 분들에겐 부적합 한 것 같습니다. 잠시 시험판으로 설치해서 써봤는데 윈도우 환경에서의 클립스튜디오랑 iOS 환경의 클립이랑 단축키가 다릅니다. 그리고 여러가지 환경적인 UX도 차이가 있어서 좀 적응하려면 시간이 걸립니다. 프로크리에이트는 아이패드프로에서 그림을 그리시는 분들이라면 대부분 다 사용하는 앱일겁니다. 직관적인 표현에 지터링(튕김현상)이 거의 없다시피 하며 딜레이도 거의 없습니다. 윈도우 환경의 디바이스도 이것저것 사용해봤지만 아이패드프로가 최고인 것 같습니다. 현재 아이패드프로 3세대와 애플펜슬 2세대까지 나왔습니다.
장점 : 직관적인 표현 (원하는대로 그릴 수 있음), 발열 거의 없음, 가벼워서 휴대성 좋음, iOS 경험이 있다면 쉬운 접근성
단점 : 가격 (본체 + 펜슬 = 후덜덜), iOS 경험이 없다면 적응 시간 필요, 호환성 떨어짐.
2. 삼성 노트북 펜 S
높은 필기감을 가진 제품 중 하나 입니다. 삼성 노트북 펜 S에는 EMR 방식의 와콤 패널이 들어가 있습니다. 갤럭시노트 같은 기술을 뜻합니다. 애플펜슬은 펜을 충전해야 하지만 EMR 방식에서는 펜을 별도로 충전하지 않아도 됩니다. 노트 시리즈를 생각해 보시면 이해하실 겁니다.
삼성 노트북의 조상벌이 바로 슬레이트 PC 라고 하는 녀석 입니다. 이게 발전되고 또 발전되어 오늘날의 노트북 펜 S 시리즈까지 이어집니다. 슬레이트 PC를 사용도 해보고, 이후 모델인 아티브PC도 사용해봤습니다. 필기하는데 문제가 전혀 없습니다. 오히려 필기는 EMR 방식에서 사용하는게 더 정확합니다. 지터링도 거의 없다시피하며 펜이 가볍기 때문에 장시간 사용해도 피로감이 덜합니다. 가장 큰 장점은 노트북 대용으로도 사용이 가능하다는 점 입니다. 필기구처럼 활용도 하고, 윈도우가 설치 되어 있기 때문에 오피스로 활용도 하고, 영화 감상 및 동영상 시청용으로도 활용이 가능하다는 점 입니다. 그리고 호환성 면에서도 좋습니다. 우리가 많이 사용하는 윈도우PC 환경처럼 그대로 사용 가능 합니다. 위에서 언급했던 클립스튜디오와의 궁합도 좋습니다. 윈도우 환경의 클립스튜디오 이므로 단축키를 사용해서 작업한다면 훨씬 수월한 웹툰 드로잉 작업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노트북의 특성상 키보드와 디스플레이가 붙어 있기 때문에 보통 그림을 그리시는 분들은 이런 환경에서는 별도의 블루투스 키보드를 따로 가지고 다니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저 역시 과거에 이렇게 사용을 했습니다. 또한 삼성에서 만들면 기본적으로 가격을 어느정도 먹고 들어가기 때문에 첫 디지털 드로잉을 하시는 분들에겐 다소 부담되는 가격이 될 수 있겠습니다. 노트북 제품 치고는 그나마 가벼운 제품군에 속합니다.
장점: 호환성 높음, 쉬운 접근성, 필기감 좋은 편, AS에 대한 안도감 (삼성이니까)
단점: 가격
3. 와콤 모바일스튜디오
와콤은 뭐 워낙에 유명해서 크게 설명드릴게 없을 것 같습니다. 프로 웹툰 작가 분들은 아마 대부분 다 와콤 제품을 사용할 것입니다. 뛰어난 호환성 덕분에 많은 그림쟁이분들에게 사랑받는 제품입니다. 삼성 노트북 펜S와 마찬가지로 윈도우 환경이기 때문에 호환성이 뛰어납니다. 무엇보다도 가장 큰 장점은 디스플레이 화면이 크다는 점 입니다. 13인치와 16인치 두 가지 모델이 있습니다.
장점은 확실한데 개인적으로는 단점이 더 많은 제품이라고 생각합니다. 우선 가격입니다. 정말 비싸요. 디지털 드로잉 첫 입문자라면 가격때문에 포기합니다. 주변 악세서리도 겁나 비쌉니다. 그리고 이게 휴대용으로 개발된 제품이긴한데 생각보다 무겁습니다. 장시간 백팩에 메고 다니면 "아씨 졸라 무거워!" 라고 외칠 정도입니다. 삼성 노트북 펜S의 경우는 키보드 부분과 디스플레이 부분이 나뉘어 있는 노트북 형태여서 CPU며 메인보드 회로가 모두 키보드 쪽에 있기 때문에 그나마 발열이 덜한 편 입니다. 하지만 모바일스튜디오는 오롯이 디스플레이 부분에 모든 회로가 집결된 제품이다보니 발열이 상당합니다. 오죽하면 쿨링패드를 밑에 깔고 사용하시는 분들이 계실까요? 그렇기에 저는 장점보다는 단점이 더욱 눈에 밟히는 제품군이라고 생각합니다. 이것도 써봤냐구요? 구매해서 사용하지는 않고 빌려서 사용한적은 있습니다. 모바일 스튜디오에만 있는 사이드 단축키가 있는데 솔직히 이것보다는 블루투스 키보드로 사용하는게 훨씬 편합니다.
장점: 호환성 높음, 쉬운 접근성, 그림 그리기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대표 상품, 화면 큼
단점: 가격이 미쳤어요! 그리고 발열, 휴대가 가능하지만 꽤 무거움
4. 마이크로소프트 서피스 프로 6
마이크로소프트에서 만든 태블릿PC 제품 입니다. AES 방식의 스타일러스 펜으로 필기가 가능하지만 후기들을 살펴보니 튀는 현상이 종종 발생하는 모양입니다. 지금은 많이 개선되었다고는 하지만... 필기에서 이정도면 그림 그리는데에는 어떤 장엄한 역경이 펼쳐질지 대충 감이 옵니다. 사실 이 제품은 디지털 드로잉용으로 만들어진건 아니에요. 딱 대학생 레포트 작성, 간단한 필기 작성 용도로 활용하게끔 나온 제품입니다. 마소에서 만들었기 때문에 일단 가격은 어느정도 먹고 들어갑니다. 휴대하기는 좋습니다. 하지만 현재 이 글에서의 주제인 그림그리기에 대해서는 더할나위없이 부족한 제품이므로 그냥 이런 상품도 있다고만 알고 계시고 그림 용도로 구매하시는 불상사는 없도록 합시다.
장점 : 호환성 높음, 휴대하기 좋음.
단점 : 가격이 생각보다 있음, 드로잉이 가능은 한데... 애시당초 드로잉을 목적으로 개발된 제품은 아니어서 좀 애매모호함.
5. 기타 저렴이 중국 태블릿PC 상품들 or 위에서 나열한 제품들의 구형 모델들
개인적으로 입문하기 아주 좋은 방법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최고의 장점은 가격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또한 옛날 모델이라 할지라도 그림을 그리는데 있어서 큰 문제 없는 사양이기 때문에 스타터 제품으로 적합합니다. 단점은 아무래도 AS겠지요. 올드 모델들은 이미 AS 기간이 지난 제품들일테고, 중국 제품은 해외직구로 구매해야하는데 그렇게되면 당연히 국내 AS는 물건너 간 샘이 됩니다. 오늘을 기준으로 이것저것 알아보니, 몇 가지 제품들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한번 살펴볼까요?
A. 아이패드프로 2세대 + 애플펜슬 1세대 (iOS)
B. 삼성 아티브PC (Windows)
C. 와콤 신티크 컴패니언 (Windows)
D. 마소 서피스북 2~3 (Windows)
E. Alldocube Mix Plus (중국제품 / Windows)
장점: 가격
단점: AS(중고이기 때문에 언제 고장날지 모른다는 두려움), 발열, 구하기가 귀찮음
이 정도가 있을 것 같습니다. 여기에서는 안드로이드 태블릿은 뺐습니다. 삼성 갤럭시탭S의 경우도 그래서 언급을 하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안드로이드 태블릿에 필압이 지원이 되어도 소프트웨어들이 이를 제대로 뒷받침을 못 합니다. 스케치북 프로 혹은 메디방 같은 무료 그림 어플리케이션이 있긴 합니다만, 이걸 안드로이드에서 작업을 한다는건 상당히 힘듭니다. 맨 위에서 말씀드렸듯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완전 혼연일체가 되어야 원하는 작업을 수월히 진행할 수 있습니다. 또한 모니터에 연결하는 액정 모니터도 당연히 제외되었습니다. 마지막 E제품을 제외한 4가지 제품군은 중고나라같은 중고 시장에서 어렵지 않게 찾아보실 수 있으실 겁니다. E 제품을 검색하실 때, Cube Mix Plus 라고도 검색해 보세요. 중고나라에서도 많이는 없어도 매물이 오고가긴 할 것입니다.
6. HP 엘리트 드래곤플라이 (9JT80PA) 노트북
HP에서도 마침내 삼성과 비슷한 제품을 하나 출시했습니다. 무게도 가볍고 성능도 준수한 편 입니다. 삼성제품과의 차이는 배터리 시간 인 것 같습니다. 13인치 제품은 세계 최장 수준인 약 24.5 시간을 사용할 수 있다고 나와있군요. 문제는... 가격 입니다. 삼성꺼랑 큰 가격 차이가 없습니다. 만약 이런 스타일러스 펜이 같이 사용되는 노트북을 구매한다고 가정 했을 때 삼성 제품이랑 비교를 많이 하게 될 수 밖에 없을 듯 합니다. 삼성이 아무래도 AS 부분에서는 압도적이니까요. 하지만 배터리 시간 부분에서 HP 제품으로 많이 기울게 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장점 : 배터리 사용 시간, 노트북도 되고 액정태블릿도 됨! (삼성제품과 동일)
단점 : 가격... 그리고 A/S
마무리
여기에서는 IT덕후의 입장이 아닌, 100% 순수한 그림쟁이의 입장에서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우선 그림에 있어서 두 가지 경우로 갈릴 수 있습니다. 첫번째는 일러스터(원화 작가), 두번째는 웹툰 작가쪽 입니다. 일러스터는 말 그대로 그림 자체에 영혼을 불어넣는 작업이기에 생산성이 크게 중요한 부분은 아닙니다. 그저 도화지 하나를 꺼내들고 묵묵하게 그림을 그리는 시간이 압도적이므로 일러스트를 목적으로 그림을 그릴 장비를 찾으신다면 무조건 아이패드프로로 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진짜 이건 넘사벽입니다. 전 애플빠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아이패드프로와 애플펜슬을 써보고 매료되고 말았습니다. 와콤 모바일스튜디오보다 더 드로잉 감이 찰집니다. 어떤 느낌인지 궁금하시면 직접 애플매장가서 한번 그려보세요. 바로 답 나올거에요.
두번째는 웹툰 작가를 지망하시는 분들이 태블릿PC를 찾으신다면, 윈도우 OS가 낫습니다. 모바일 스튜디오 혹은 위에서 언급한 윈도우가 탑재된 태블릿PC를 구매하시면 됩니다. 가격 폭이 워낙 크니까 그냥 예산이 되시는대로 구매해서 쓰시면 될 것 같습니다. 그림 그리는데 나쁘지 않습니다. 특히 요즘 나오는건 다 괜찮습니다.
다시 말씀을 드리자면 본문에서는 액정 태블릿을 다루지 않았습니다. 단독으로 사용이 불가능한 액정타블렛 제품 이기 때문입니다. 노트북처럼 단독적으로 사용이 가능한 태블릿PC만 이야기 하고 있으며 그 중에서도 안드로이드 OS 제품은 뺐습니다. 이유는 소프트웨어가 아직은 꾸져서 드로잉하는데 맛깔나는대로 그려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안드로이드 환경은 언제쯤 완벽한 드로잉앱을 내놓을까요? 갑자기 궁금해집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