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에 옵테인 메모리에 대한 나름 평가를 내리면서 "왠지 써보고 싶다" 라는 생각을 강하게 했다고 말씀드렸죠? 그리고 아무래도 직접 사용해보고 후기로 찾아뵙겠다고도 말씀 드렸을 겁니다. 오늘은 그 약속을 지키는 날 입니다. 그렇습니다. 구매했어요! 비록 벌크지만 말이죠.
옵테인 메모리를 중고나라에서 구매하려고 가격대를 살펴보니까 허 참 기가막힐 가격입니다. 새 상품이 오늘 기준으로 32GB가 5만원이 좀 넘습니다. 근데 이걸 단지 미개봉이라고 5만원에 팔아요. 미쳤다고 중고나라에서 사겠습니까? 그냥 몇 천원 더 주고 오픈마켓에서 구매하지? 중고나라가 중고가격이 아니에요~ 막말로 미개봉인지 어찌 믿겠습니까? 우여곡절끝에 매우 합리적인 가격에 구매를 완료했고 제품이 어제 도착했습니다. 그리고 근 하루정도 사용해보는건데 만족도는 과연 구매 전과 후의 차이가 어떨까요?
결론적으로 말씀 드리자면 "그만한 가치가 있는 제품이다!" 라는 소견입니다. SSD의 용량과 비교했었는데, 사실 이것은 SSD의 낸드 플래시 메모리가 아닌 3D XPoint 라고 하는 훠얼씬 빠른 녀석이 탑재된 모델이어서 비교하기가 조금 그랬습니다. PC 부품 중 완전 새로운 존재인 샘 입니다. 만약 인텔이 조금 더 이쪽으로 힘을 실어 개발한다면 정말로 인텔 CPU를 지원하는 메인보드의 기본 옵션이 옵테인 메모리가 탑재가 되는 쪽으로 기울게 될 것이고, 머지않아 RAM이 사라지고 옵테인이 자리를 잡을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생각보다 발전 가능성이 무궁무진 하네요. 방금 언급한 3D Xpoint 기술도 많은 장점을 가지고 있어서 낸드플래시를 대처할 차세대 기술의 밑거름이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거두절미하고 장착기부터 사용기까지 한번 살펴보시겠습니다.
이것이 인텔 옵테인 메모리 입니다. 규격은 M.2이며 PCIe 로 연결됩니다. 사이즈는 2280으로 고정되어 있습니다.
아뿔싸... 시작하자마자 난관에 부딫히고 말았습니다. 메인보드에 기본으로 들어있는 M.2 나사를 이미 사용했기 때문에 이 녀석을 고정할 나사가 없는겁니다. 그래서 저렇게 남는 고무로 그래픽카드 사이에 넣고 눌리게 만들었습니다. 빨리 평일에 MSI 고객센터에 연락해서 M.2 고정나사좀 보내달라고 해야겠어요.
연결하고 바로 바이오스 환경에서 잘 인식하는지 확인 중 입니다. 보시는 것 처럼 정확하게 인식하고 있습니다. 장착은 순식간 입니다. 이제 윈도우에서 세팅을 해줘야 합니다.
인텔에서 공식적으로 지원하고 있는 옵테인 전용 드라이버 및 설치 프로그램을 다운로드 받으셔야 합니다. 위에 주소를 입력해 두었으니 바로 클릭하시면 이동합니다. 들어가셔서 저기 빨간색 표시된 버튼을 눌러서 파일을 하나 다운로드 받습니다.
이제 다 받으셨으면 설치를 진행합니다. 특별한 부분이 없기 때문에 그냥 설치과정은 생략합니다.
설치가 다 완료되면 재부팅 하라는 내용이 나올 것입니다. 바로 재부팅 해주시면 됩니다.
재부팅 하면서 모니터에는 이렇게 나타나게 됩니다. 이 과정은 최초 1회만 진행됩니다. 차후에 혹시라도 문제가 있어서 옵테인 프로그램을 삭제 후 다시 재설치해도 이 과정은 나오지 않습니다. 옵테인 환경에 맞게 자동 세팅 되는 과정 입니다.
이제 윈도우로 부팅을 하고 마무리 단계에 들어갑니다. 이것이 마지막 단게 입니다.
옵테인 메모리가 설치된 드라이브는 자동으로 잡혀있으며 어떤 드라이브를 가속할지를 정하는 화면이 나옵니다. 참고로 SATA 방식에 파티션 영역이 GPT 형태인 드라이브만 선택할 수 있습니다. SSD냐, HDD냐 이건 상관 없습니다. 방금 말씀드린 두가지 조건만 있으면 됩니다. 만약 여러분들의 컴퓨터가 C드라이브인 메인 시스템 드라이브는 저처럼 NVMe PCIe 방식으로 연결되어있다면 가속할 수 없습니다. 자체적으로 충분히 빠른 성능을 내기 때문입니다. HDD가 D드라이브로 연결되었다면 자동으로 잡혀있을 것입니다. 만약 하드를 여러개 장착하신 분이시라면 여러개 중 하나의 하드만 선택 할 수 있습니다. 다중 선택은 안 됩니다.
저는 D드라이브인 씨게이트 4TB HDD를 선택해 주었고 다음 과정으로 넘어가니 이런 경고화면이 나옵니다. 말을 무섭게 하는데 그냥 옵테인이 포맷된다는걸 알리는 내용 입니다. 체크하시고 계속을 눌러서 다음 과정을 진행합니다.
열심히 홀로 세팅 중 입니다.
드디어 옵테인 메모리 세팅이 끝났습니다. 다시한번 재시작을 진행해야 합니다.
그리고 혹시 몰라서 메인보드의 바이오스 화면을 와보니, 이렇게 옵테인 모드라는 항목으로 바뀌어 있는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제가 따로 바꾼적은 없습니다. 아무래도 아까 처음 뭔가 막 세팅하고 재부팅 하더니 그 때 이 부분이 자동 세팅이 되는 모양입니다.
그리고 인텔 Rapid Storage Technology 정보도 살펴보니 이렇게 옵테인이 4TB HDD를 챙기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참으로 기특합니다. 이로써 저는 메인보드에서도 자체적으로 옵테인 메모리가 HDD를 전원이 꺼진 그 때를 제외하면 꼼꼼히 체크하고 컨트롤 하고 있다는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두 번 정도 재부팅하면 마침내 옵테인 세팅은 마무리가 됩니다. 이제 시작버튼을 누릅니다.
처음보는 낮선 환경이 아직은 어색합니다. 설정 부분을 살펴보시면 상태가 나오는데, 저기 Total Installed System Memory를 주목해 주시기 바랍니다. 보시면 옵테인의 32GB와 PC 메모리의 16GB를 합쳐서 48GB라고 나옵니다. 옵테인은 휘발성이 없을 뿐 따지고보면 메모리와 비슷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이렇게 나오는 것 같습니다. 이래서 옵테인의 미래가 밝다고 말씀을 드린 것 입니다. 그리고 볼륨 구성에는 펌웨어 버전이 나오고 있고 같이 활성화된 HDD 정보도 나옵니다.
불행히도 설정 부분만 확인할 수 있고 나머지 고정이라던지 통계는 볼 수 없습니다. 이유는 이 카테고리는 윈도우가 설치된 메인 저장장치를 가속할 경우에만 활성화 되기 때문입니다. 저는 그냥 보조로 사용하는 하드디스크에만 가속을 걸어놨기에 설정만 볼 수 있는 것 입니다. 안타깝습니다.
그리고 저장장치하면 흔히들 이 테스트를 많이 하시죠? 크리스탈 디스크 마크 프로그램 입니다. 이건 옵테인 메모리 가속 전의 HDD 측정 결과 입니다. 정말 느리네요.
이건 옵테인 메모리가 활성화되어 HDD를 가속하고 있는 상태에서 측정한 결과 입니다. 차이가 보이시죠? 생각보다 많이 향상됩니다. 솔직히 이 정도까지 성능이 올라갈 줄은 몰랐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가장 중요한건 체감속도일 것입니다.
저는 프리랜서고 D드라이브에 이것저것 자료들을 많이 보관해서 하루에도 수시로 들어갔다 나왔다 열람을 많이 하는 편 입니다. 자주 사용하는 파일들이 옵테인 메모리에 자동으로 저장되어 그런건지는 몰라도 확실히 체감상으로 빨라짐을 느끼고 있습니다. 물론 거의 사용하지 않은 폴더에 들어가거나 할 때에는 원래대로 HDD다운 면모를 보입니다.
성능이 저렇게 나왔다고해서 HDD가 갑자기 SSD급처럼 올라간게 아닙니다. HDD 내부에서 다른 폴더로 복사시에는 원래 그대로의 HDD 속도 입니다. 메인으로 다루는게 블로그이고 캡쳐 사진도 이것저것 많습니다. 옵테인 메모리 설치 전에는 열람하면 미리보기가 한참뒤에 보인다던지 하는 일이 많았지만, 가속 상태에서는 확실히 눈에띄게 좋아졌습니다. 이런 미리보기 이미지들이 옵테인 메모리에 저장이 되기 때문입니다.
결론은 이렇습니다. HDD만으로 사용하시는 분들께서 만약 윈도우 부팅 속도를 올리고 싶으시다면, 개인적으로는 옵테인 메모리를 설치하시는 것 보다는 그냥 SSD 저렴한 제품으로 구매해서 거기에 윈도우를 설치해서 사용하시는것을 추천합니다. 저처럼 데이터 저장용으로 추가로 HDD를 설치해서 사용하시는데, 평소 HDD에 저장된 데이터들을 자주 이용하신다고 한다면 옵테인 메모리는 괜찮은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 다만 옵테인 메모리를 지원하는 환경이 만만치 않으므로 이 부분은 아래의 관련글을 살펴보시고 한번 고민해보셔야 할 것 같습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