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제 인생의 첫 사전점검일이 찾아왔습니다. 이날만큼은 일찍 일어났어요. 정말 설레는 날입니다. 한 번도 경험한 적 없는 삶을 겪게 되는 건 신기하면서도 무섭기도 하지만 기대도 되는군요. 차를 타고 바로 사전점검 행사장으로 도착! 역시 대규모 단지답게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방문자가 많았습니다. 현장에 도착하니 그제야 내 집마련의 시작임이 다시 한번 피부로 와닿게 되었습니다.
드넓은 주차장! 하지만?
일단 주차장 전체 크기는 진짜 넓어서 정말 마음에 들었습니다. 하지만 주차 칸 하나 하나의 공간이 좀 협소하다 해야 할까요? 너무 따닥따닥 주차해야 하는 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거 분명 입주자 단체에서 말이 나올 것 같군요. 저만 느낀 게 아니고 남동생과 어머니도 그렇다고 하시는군요. 주차장 입구도 생각보다 좁았어요. 하지만 이미 칸을 다 나눠놓은 상황에 기둥까지 세워져 있으니 설계를 수정할 수는 당연히 없으므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로 보입니다.
정말 생각보다 좁아요. 그러나 방금 이야기했듯 주차장 전체 공간은 꽤 넓습니다. 이것으로 저는 일단 만족합니다. 현재 살고 있는 집 주차장보다 백만 배 좋아요. 이거면 된 거예요.
행사장
이제 사전점검을 위한 행사장으로 들어갑니다.
음... 역시 듣던 대로 사전점검 때는 다양한 은행에서 대출 상담을 위해 상주한다는 건 사실이었습니다. 사실 입주자 입장에선 고맙죠. 일일이 은행을 방문 안 해도 되니까요. 또한 여기 오신 분들은 모두 주담대 전문 상담사분들이어서 신속하고 정확한 상담이 가능합니다. 역시 상담받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우리만 돈이 부족했던 게 아닌 거죠. 뭔가 안심(?)이 되었습니다.
현재 이 글을 작성하는 시점에서 한 가지 확실한 정보를 알려드리면 우리은행이 현재 국가에서 지정한 주담대 대출 대표 은행입니다. 우리은행에서 7,500만 원을 아묻따 2.8%의 이자로 한국 정부가 책임지고 대출을 해주는 상품입니다. 저도 처음 알았어요. 그리고 나머지는 디딤돌 대출을 해야 하는데 문제는 아무나 디딤돌 대출을 받을 수는 없어요. 생에 첫 대출과 연관이 있어서 말 그대로 가족 구성원 모두가 무주택이어야만 진행이 가능한 것이었습니다. 따라서 저희 가족은 현재 살고 있는 집을 팔아버려야 디딤돌 대출이 가능한 상황! 일반 주담대와 디딤돌 대출과의 이율 차이는 불과 1% 정도밖에 안 되지만 이걸 계산해 보면 확 와닿습니다. 예를 들어 2억 대출이라고 한다면 1%만 따져봐도 200만 원입니다. 결코 무시할 수 없는 금액입니다. 솔직히 200만 원이면 75인치 QNED TV가 한 대예요. 그래서 여기 은행 상담 코너 중 우리은행이 가장 상담이 많았습니다. (친절한 상담 감사)
그리고 입주 시 지급 및 설치되는 품목들이 따로 진열되어 있었습니다. 이건 뭐 이미 알고 있었으니 그리 중요하진 않았습니다.
사전점검을 위한 대기줄도 엄청 길었습니다. 저희는 예약 시간대가 아직 두 시간 정도 뒤여서 일단 아파트단지 주변을 둘러보기로 했습니다.
아파트 단지 내 둘러보기
드넓은 고층 아파트! 요즘 아파트들은 대부분 이렇게 투톤 컬러로 지어지는 것 같아요. 레고 블록 같아서 저는 마음에 들었습니다.
역시 신축 아파트여서 주변 조경이 좋습니다. 분수도 막 나오고요. 과연 이 초기 버전이 얼마나 오래 가는지 궁금해집니다. 부디 오래오래 지속되기를 바라봅니다. 무엇보다도 이 아파트 단지 거주자분들의 인성이 좀 좋았으면 좋겠어요. 길거리에 쓰레기도 버리지 말고요. 그래야 이 아름다움을 오래오래 유지할 수 있을 겁니다. 아파트 디자인은 너무 마음에 들어요.
아파트 입구 바로 옆에 자전거 전용 보관 시설도 있습니다. 사실 저는 전동바이크를 구매하고 싶습니다. 근데 지금 사는 곳은 좀도둑도 많고 마땅히 바이크를 거치할 공간도 없죠. 그렇기에 구매를 미루고 있었는데 이제는 안심하고 사도 될 것 같아요. 전용 주차장도 있으니까요.
주민공동시설도 있습니다.
버스 스테이션은 유치원 버스 정류장입니다. 대규모 세대 아파트니까 아이 키우는 가정집도 많을 것이기에 아이들 전용 버스 정류장은 필수죠. 좋군요. 근데 저랑은 전혀 관련 없는 시설이 되겠네요.
아주 세련된 노인정 경로당도 있고요. 만약 이 아파트에서 오래 거주한다면 저도 이 시설을 이용하게 될지도 모르겠군요.
입주자 전용 도서관도 있습니다. 이건 좀 기대가 됩니다.
사전점검 시작
이제 사전점검을 약속한 시간이 되었습니다. 담당자와 함께 동행해 저희 가족이 살게 될 집으로 갑니다. 너~무 기대되는군요.
집에 들어오니 바로 뒤따라 사전점검을 해주시는 분도 바로 오셨습니다. 사전점검이 어떻게 진행될지에 대해 간략이 설명을 듣고 체크를 합니다.
총 세 분께서 진행을 하셨습니다. 각각 담당 파트가 명확히 구별되어 동선이 꼬이지 않게 신속 정확하게 체크를 해나가기 시작합니다. 근데 옆에서 보니까 딱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전 점검은 절대로 일반인 시각에서 잡아내기가 매우 불가능하다."
솔직히 유튜브 사전점검 검색해 보시면 관련 정보가 엄청 쏟아집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그게 직접 경험을 안 해본 사람은 절대 몰라요. 이게 일반인의 시각으로는 확실한 한계의 벽이 있습니다. PC조립을 한 번도 안 해본 사람이 영상만을 보고 따라 하는 건 가능합니다. 하지만 그건 계속 영상 보고 반복 학습을 해야 성공합니다. 마찬가지죠. 사전 점검도 만약 전문가가 없다면 계속 한 손에는 유튜브 영상을, 다른 한 손으로는 스티커를 붙이고 있어야 한다는 소립니다. 시간은 엄청 소모될 것이고요.
셀프 사전점검 한계의 벽을 명확하게 느낄 수 있는 게 바로 이겁니다. 전문 장비죠. 제가 저런 장비를 가지고 있을 리가 없잖아요?
이 장비는 벽과 바닥이 수직/수평을 잘 이루고 있는지 체크하는 전문 기기입니다. 열 손실 유무를 판별하는 장비도 있어요. 새시와 벽이 만나는 틈 사이사이를 열감지 센서로 체크도 하십니다. 보십시오. 이걸 무슨 수로 일반인이 체크하겠냐고요. 수평계?! 그걸로는 어림도 없습니다. 게다가 설령 저런 장비를 제가 가지고 있다 할지라도 경험이 없으면 볼 줄 몰라요. 눈 뜬 장님이나 다름없죠. 그래서 돈 쓰고 전문가를 섭외할 수밖에 없겠더라고요. 하루 이틀 배워서 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닌 것입니다.
사전 점검을 마치고
약 두 시간에 걸쳐 드디어 1차 사전점검이 끝났습니다. 다행히 중대 하자는 없는 아파트였습니다. 단열 문제라던지 물고임 같은 그런 문제는 없었어요. 천만다행입니다. 대신 자잘한 하자들은 역시 많이 나왔고요. 사전 점검 앱이 있습니다. 채들이라고 하는 앱입니다. 입주자 명의로 로그인을 완료하고 사전 점검받은 내용을 모두 기입해야 합니다. 하자가 한두 개면 저희가 직접 하겠는데 이번에 나온 하자만 100개입니다. 솔직히 이 백개를 언제 다 일일이 기입하겠어요? 따라서 사전점검 업체에서 이런 하자를 대신 기입해 주는 대행 서비스도 진행합니다. 당연히 유료고요. 비싸진 않아요. 그래서 맡겼습니다.
사전 점검 신고가 끝나면 시공사에서는 채들 앱을 기준으로 지적받은 내용들을 수리했으니 한 번 또 나와서 점검해보시라는 안내문을 발송하게 됩니다. 그러면 그때 또 선택의 기로에 놓이게 됩니다. 사전점검 업체와 동행을 할지, 아니면 그냥 입주자만 다시 방문해서 육안으로 직접 확인할지를 말입니다. 전문 업체와의 2차 사전 점검도 당연히 추가금이 발생해요. 저희는 기왕 이사하는거 완벽하게 진행하길 원하기에 유료로 같이 동행하기로 했지만 유튜브로 좀 더 찾아보니까 중대 하자가 없는 시점에서는 굳이 업체와 2차 사전 점검을 갈 필요는 없다는 이야기가 많아서 그냥 저희끼리만 방문하기로 했습니다. 아직 이 글을 작성하는 시점은 사전점검 1일차이기에 사후 수리가 어떻게 되었는지는 나중에 또 한번 더 글로 알려드리겠습니다.
사전점검 후 남은 시간은?
저는 그냥 집안을 좀 더 둘러봤습니다. 공기청정 시스템도 보입니다.
에어컨 실외기는 전용 공간에 안전히 고정되어 있습니다.
드디어 욕조가 있는 화장실을 갖게 되었습니다. 이따금씩 반신욕을 할 생각을 하니 기분이 또 좋아집니다.
화장실이 두 개어서 너무 마음에 듭니다. 이제 급똥 모드일 때 화장실이 사용 중이어도 다른 하나의 화장실이 남으니까 어려운 상황을 잘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저희 가족 모두 장이 좀 예민해서 급똥 상황이 이따금씩 발생하거든요. 정말 좋습니다.
뭐 당연한 말이지만 지금 살고 있는 집보다 훨씬 넓습니다. 너무 좋아요! 이 드넓은 거실에서 링피트 및 닌텐도 스위치 운동을 한다고 생각하니 짜릿합니다.
뷰도 훌륭합니다. 저 멀리 산도 적절히 보이고요. 일단 시야가 탁 트여서 좋아요. 햇살도 잘 들어오는 위치입니다.
수납공간도 많아서 좋습니다. 아무래도 IT 주변기기가 많아서 솔직히 지금 살고 있는 집에서는 보관할 공간도 마땅히 없어서 어디 짱박아두고 그래왔는데 이제는 그럴 필요가 없어집니다.
가구점과 생활가전 상담받기
여러분들도 한 번씩 경험해 보셨을 겁니다. 초등학교 운동회 날 정문 근처에 여러 가지 분식 음식을 파는 이동식 가게하며 여러가지 장난감을 판매하는 사람들이 이미 자리를 잡고 있는 것을 말입니다. 이미 소문이 난 것이죠. 이사도 그래요. 특히 이런 대규모 단지 아파트의 사전점검 소식은 기가 막히게 소문납니다. 그래서 그런지 가구점도, 생활가전 전문점도 다 알고 있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당연히 비교 대상이 확실해집니다. 오프라인 + 이사 버프를 받고 구매할지, 아니면 온라인으로 구매할지를 말입니다. 저 역시 많은 비교를 했습니다. 특히 가전제품은 제 관심 분야라 정말 꼼꼼히 비교했죠. 오프라인 매장에서 추천받은 모델명을 온라인 판매가로 검색도 해보고요. 근데 생각보다 가격 차이가 심하지는 않더라고요. 아파트 입주 버프 때문입니다. 할인을 많이 해주거든요.
이번에 벽걸이 TV로 설치할 예정인데 온라인의 경우에는 최저가격이어도 출장비, 설치비를 따로 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 가격을 다 합산해서 따져볼 때 역시 이사 버프는 결코 무시할 수 없는 가격이더라고요. 그렇기에 저희는 오프라인 매장에서 구매하기로 결정했습니다. 한 곳에서 몽땅 구매하면 여러 혜택도 있고 무엇보다도 설치비용을 따로 지불해야 하는 자잘하게 신경 써야 하는 부분까지 한 번에 해결되고 말입니다. 오프라인은 이런 장점이 있어서 좋아요.
마무리
시간이 정말 빠르게 흘러갑니다. 사전점검과 주택담보대출을 대~충 알아보니 벌써 저녁 먹을 시간이 되어버리는군요. 이제 주담대에 대해서 제대로 상담을 받을 일만 남았습니다. 우리 은행에서 차후에 공지를 한다고 하니 일단은 대기를 해야 합니다. 또한 가전 및 가구도 대충은 목록을 정해놔야 할 것 같습니다. 입주 때까지 정말 시간이 빠르게 흘러갈 것 같습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