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분은 인스타그램을 하면서 알게 되었습니다. 사실 정확하게는 그림체를 기억했던 것이지, 실키라는 닉네임을 알고 있었던건 아닙니다. 긴 부리 캐릭터에 신문 카툰 스타일의 독특한 그림체가 가장 먼저 떠오르는 그런 작품을 만들고 계시며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자신의 경험담을 배경으로하는 에세이 느낌의 내용을 포함합니다. 저는 타인의 경험담을 접하는걸 좋아합니다. 그리고 늘 머릿속에서는 이렇게 생각하죠.
"만약 나라면...? 어떻게 대처했을까? 나였다면 뭐라고 말 했을까?"
이번 「김치바게트」라는 작품은 아시아인이라면 누구나 정독해야 할 필독서라고 생각합니다. 반드시 읽어야 합니다.
난 아직 겪어본적 없는 인종차별
김지바게트에는 실키 작가님의 프랑스 라이프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으며 그 중에서도 인종차별, 성차별적인 부분을 많이 이야기합니다. 사실 실키 작가님이 뭐 좋은 경험담이라고 이런 내용으로 작품을 만들었겠습니까? 일상에서 빈번히 벌어지는 일인데다 심각하기 때문에 이건 알려야 한다는 일념 하나로 작업하신거라고 생각해요. 저 역시 이 책을 읽으며 프랑스의 다른 면을 살짝 알게되어서 놀라웠고 실망스러웠습니다. 물론 당연한 이야기지만 모든 프랑스인이 이러지는 않을겁니다. 모든 한국 남자가 그런게 아니라며 입버릇처럼 외치는 인셀남 처럼요.
아시아인 동의어로서 아시아트, 신토크, 시노아 등등이 있답니다. 아시아트는 모든 아시아인을 낮잡아 부르는 언어이며 신토크는 중국인 혐오 키워드라는군요. 책에서는 2021년 11월 3일에 검색했다고 하고 저는 오늘 이 글을 작성하는 날짜인 2024년 6월 2일에 구글에 아시아인 동의어로 검색을 시도했는데 애석하게도 혐오 키워드는 바로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아마도 구글에서도 이건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고 검색 반영에서 삭제를 한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나는 네가 친절하다는 걸 알아.'
'네가 다른 사람들을 놀리지 않는다는 걸 알아.'
'네가 아시아 여성을 성노동자로 여기지 않는다는 것도 알아.'
'나는 네가 아무것도 안 한다는 걸 알아.'
마지막의 '넌 아무것도 안 한다는 걸 알아' 가 참 뼈때리는 말입니다. 맞아요. 알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면 아무런 소용이 없죠. 쉽게 말해서 방관자를 말합니다. 저 역시 한때는 방관자였지만 지금은 아니에요. 나름 인스타툰도 그리고 있고 어떻게든 남성의 입장에서 조금은 도움이 되고자 의견을 보태고 있지요.
'하지만 만약 네가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면 네가 그들과 다르다는 걸 어떻게 알겠니?'
진짜 맞는 말입니다. 한번 더 반성하고 좀 더 저란 남자는 다른 남자와 다르다는걸 만화로 많이 알려야겠다고 다시 다짐하게 됩니다. 그리고 아래는 인종차별이 실존한다는걸 증명하는 최근 기사입니다.
아시아인 제다이라고?!
한국에서는 이정재가 제다이가 되었다면서 감격에 겨워하는 사이, 저 멀리 서양인들 중 일부는 그렇지 않은 모양입니다. 저들은 아마도 PC충이라고 혐오하면서 말도 안 되는 일이라면서 반발했을 겁니다. 이렇게도 이야기했을수도 있죠.
"아시아인이 제다이?! 이건 명백한 서양인 혐오닷!"
"아시아트는 정신병!"
"역시 여자 감독이 마이크를 잡으니 스타워즈도 막장이구나~!"
얼추 맞을겁니다. 근데 어디서 많이 들어본 패턴의 말이죠? 원래 혐오는 강자가 약자에게 행해지는게 일반적입니다. 약자는 애초에 혐오 대상이 되기에 쉽게 혐오를 할 수 없어요. 군대에서 이등병을 생각해 보세요. 아무것도 모르고 그저 어리버리한게 전부인 이등병이니 상병장들이 놀려먹기 좋은 대상이 되죠. 혐오하기도 좋고요. 이등별이라는 단어도 이등병 주제에 할 거 다 하려는 개념없는 병사라는 뜻을 가진 혐오 키워드라는걸 군필자분들은 다 아시죠?
여성에 대한 다양한 선입견들
남자라면 전혀 문제될게 없지만 여성이 결혼하지 않고 남자친구와 동거하면 무책임하고 아이를 낳지 않는 천하의 못된 여성이 됨과 동시에 문란한 사람이 되어버리죠. 이 또한 편협한 시각임과 동시에 성적 혐오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맞아요. 인스타툰은 검열이 좀 심한 편입니다. 웃긴게 섹스관련 메크로 계정에서는 헐벗은 여성이 넘쳐 흐르는데 그런건 전혀 문제가 되지 않고 그냥 심플하게 그린 여성의 유두 관련은 철저히 검열하죠. 또한 X(구 트위터)에서도 '한녀 죽어' 라고 입력하면 아무 문제가 없이 통과되었지만 '한남 죽어' 라고 입력하니 혐오 키워드가 검색되었다면서 즉각 검열된 일도 있었죠. 최근 일입니다.
실키 작가님의 경험담과 생각들을 너무 잘 알겠고 쉽게 이해가 되도록 이야기가 매끄럽게 잘 흘러갑니다. 아시아인 여성이 갖는 서양인(특히 남성) 입장에서의 오해와 혐오를 알 수 있습니다.
아시아 여성에게 과도하게 성적으로 끌리는 사람을 옐로우 퍼피 (아시안 페티시) 라고 하는군요. 사실 알만한 사람들은 다 알지만 서양남이 동양으로 넘어오는 경우는 대부분 해당 나라에서 도태되서 하향지원 하는 거라고 하잖아요? 남자들은 잘 모르지만 여성분들 사이에서는 다 소문났다고 하죠. 말씀드렸듯 저는 타인의 경험 스토리를 좋아하고 이것 저것 경청하다보니 실키 작가님의 프랑스 라이프 이야기와 생각들에 대해 다시 한번 검증의 시간을 가졌고 많은 공감이 되었습니다. 남자임에도 불구하고 말입니다.
마무리
정말 추천하고 싶은 책입니다. 성별에 관계없이 누구나 읽어봤으면 하는 도서입니다. 텍스트가 아닌, 만화로 되어있기에 정말 순식간에 읽을 수 있어요. 다 읽는데 한 시간 남짓 걸렸던 것 같아요. 그만큼 흡입력이 상당한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절대 강추합니다! 그림도 귀엽고 가독성도 좋아요! 실키 작가님의 다른 작품들도 좀 알아봐야겠습니다. 오늘 내용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