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드시 아이패드에서만 디지털 드로잉을 그려야 하는것인가에 대한 원초적 궁금증에서 시작된 이것! 안드로이드는 꽤 많이 변했습니다. 성능 향상이 꽤 있단 말이죠. 그래서 알아봤습니다. 혹시나 안드로이드 패드에서도 충분한 드로잉이 가능할지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해보고 싶었단 말이죠. 지금 이 글을 작성하는 날짜는 2023년 9월 24일 일요일입니다. 이 날짜를 기준으로 현존하는 최강 가성비 안드로이드 기반 태블릿(패드) 제품은 레노버 샤오신 패드 프로 (Lenovo Xiaoxin Pad Pro) 12.7인치 모델입니다. 가격은 판매처마다 다르지만 평균적으로 30만원 내외입니다. 평판 좋기로 소문난 스냅드래곤 870 프로세서를 기반으로 메모리는 8GB, 스토리지는 128GB/256GB 두 종류로 나뉩니다. 속도도 준수하며 최대 144Hz의 주사율을 선보입니다.
스팩은 위의 두 곳 중 마음에 드는 곳을 방문하시어 알아보시면 되시겠습니다. 참고로 현재 이 제품은 글로벌롬이 없습니다. 중국 내수용 OS여서 한글화를 별도로 해줘야 하는데 어렵지는 않아보입니다. 현재는 100% 한글화는 되지 않고 70~80% 정도 한글화가 가능합니다. 보통 이용자들은 이 작업을 반글화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중국 내수용이긴 해도 한자가 아닌 언어를 영어로 설정하면 그래도 어느정도 알아는 보니까 사실 언어로 인한 사용이 불편한 부분은 크게 없다고 판단됩니다. 또한 LTE같은 셀룰러 통신을 지원하지 않습니다. 오로지 와이파이로만 인터넷 사용이 가능합니다.
관전 포인트
일단 제가 이 제품을 눈여겨 보는건 앞서 언급했듯 쾌적한 드로잉 작업이 가능할지에 대한 부분입니다. 우선 샤오신 패드 프로 12.7인치는 드로잉을 할 만한 충분한 사양이라고 생각은 합니다. 겉으로 보면 말이죠. 현재 아이패드프로 12.9인치 5세대에서 클립스튜디오를 통해 이모티콘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아이패드프로 5세대는 M2칩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지금 출시되는 제품들에 비해 결코 후달리는 사양은 아닙니다. 클립스튜디오도 빠릿빠릿 합니다.
저의 이모티콘 작업은 레이어를 최대한 적게 사용하려고 노력하는 편입니다. 이렇게 되면 한 레이어에 작업하는 오브젝트가 늘어나게 되죠. 만약 움티를 표현한다고 하면 한 레이어의 크기는 최소 2,160 x 1,440 이어야 합니다. 이모티콘 개당 크기가 360 x 360 px 이므로 6 x 4 개만큼 배치를 촘촘히 하는 조건이죠. 하지만 어느정도 여유 공간이 있어야 하니 넉넉하게 2,500 x 1,800 px 정도라고 해봅시다. 참고로 움직이는 이모티콘은 24개를 작업해야 합니다. 그래서 6 x 4 로 배치한 것입니다. 물론 4 x 6으로 배치해도 되고요. 아무튼 레이어 한 장 당 크기가 꽤 커집니다. 이렇게 레이어를 최소화해도 한 레이어에는 선을, 또 한 레이어에는 기본 채색을, 다른 한 레이어에는 기타 옵션 그림을 작업해야 합니다. 또한 움직이기에 프레임이 늘어날때마다 레이어 개수도 동시다발적으로 늘어납니다.
움티 24개 작업을 모두 다 해놓으면 리소스를 엄청 많이 잡아먹는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M2 칩에서도 버겁습니다. 따라서 버벅임을 최소화하기위해 지금은 움티 작업을 360 x 360px 문서를 따로 만들어 하나 하나 별도로 작업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해야 쾌적한 환경에서 이모티콘 작업이 되더라고요. 멈티(멈춰있는 이모티콘)는 레이어별로 선, 채색, 기타 추가 그림등을 구별해 한 번에 관리가 가능합니다. 아무튼 아이패드프로 5세대인 M2칩에서는 나름 쾌적하게 작업을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단순히 하드웨어 비교만 놓고 보면 아이패드의 M2 칩이 압승입니다. 하지만 태블릿이나 패드같은 디바이스 제품군은 하드웨어만으로 작동하지 않잖아요? 가장 중요한건 바로 OS입니다. 운영체제의 존재죠. 애플의 경우는 iOS를 사용하는데 이게 애플 제품군에 최적화가 상당히 잘 되어 있습니다. 그도 그럴것이 과거 매킨토시 시절때부터 자사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독자적으로 개발해왔기에 애플이라는 생태계 형성에 성공한 기업이 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안드로이드 환경은 이런 애플에 비해 너무 다릅니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각자 따로 놉니다. 그렇기에 최적화가 안 되고 있습니다. 물론 대기업의 경우에는 안드로이드의 오픈 소스를 기반으로 해 각 브랜드에 맞게 나름 맞춰 놓은 안드로이드 전용 OS가 있긴 합니다. 삼성의 경우 OneUI, 샤오미의 경우에는 MiUI, 레노버의 경우엔 ZUI가 그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애플의 iOS에 비하면 최적화는 한참 멀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레노버 샤오신 패드 프로 12.7인치에 클립스튜디오를 설치해보고 평소 작업하는 이모티콘 드로잉이 과연 얼마나 쾌적하게 돌아갈지에 대한 그 궁금증을 멈출 수 없네요. 아이패드 대비 모든게 불리한 환경입니다. 그래도 최신 디바이스라는 점, 가격이 아이패드 대비 거의 3분의 1 수준이라는 점은 절대 무시하지 못 할 부분 아니겠습니까? 이게 중요한 것입니다. 이모티콘에 관심이 있어서 디지털 드로잉을 해보려고 하는데 아이패드를 사야 한다?! 근데 가격이 100만원이 넘어갑니다. 애플펜슬까지 합치면 (이 글을 작성하는 시점 기준) 거의 130만원 정도는 들어갈 것이란 말이죠? 당연히 이제 막 입문하시려는 분들 입장에서는 왕부담이 될 수 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레노버의 경우에는 30만원 내외에 펜 가격도 애플펜슬 대비 거의 반 가격입니다. 펜까지 다 합쳐도 40만원이 안 됩니다. 부담이 확 줄죠. 이래서 도전할 가치가 있는 것입니다. 유튜브나 구글 검색을 해봐도 대부분 하드웨어 성능에 대한 리뷰만 많지, 클립스튜디오 이모티콘 작업에 대한건 당연히(?) 없거든요. 분명 드로잉 관련으로 검색하시는 분들도 계실텐데 아쉬워요. 이런 부분을 원하는 수요자가 많지 않은것이 이유겠지요. 그래서 도전 의욕이 불타올라요.
전용펜은 이것을 사야한다!
알리나 큐텐에서 레노버 샤오신 패드 프로 12.7인치 전용 스타일러스 펜을 검색해보면 다양하다는걸 파악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반드시 이 제품을 구매해야만 합니다.
이 펜의 생김새를 유심히 잘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특히 펜촉 부분이 다릅니다. 뭔가 애플펜슬을 많이 닮았습니다. 또한 전체적으로 둥근 형태지만 한쪽 부분은 애플펜슬처럼 각져있습니다. 이는 굴러 떨어지는것을 방지하는 목적과 동시에 패드에 부착하는 마그네틱 면입니다. 패드 부착 전용 공간에 부착시키면 페어링 및 충전이 됩니다. 애플펜슬 + 아이패드와 유사한거죠. 문제는 이번 레노버 샤오신 패드 프로 12.7인치 제품이 유튜브 IT크리에이터분들도 칭찬을 아끼지 않고 각종 IT 커뮤니티에서도 호평이라 그런지 덩달아 펜의 수요도 증가했습니다. 이전에 구매하셨던 분들의 말에 따르면 5~6만원 선에서 구매가 가능했는데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바람에 현재는 다소 가격이 상승했습니다. 그러므로 정말 급한 상황이 아리면 어느정도 공급이 완료되었을 때 이후에 가격이 좀 떨어지면 구매하시기 바랍니다. 물론 언제 떨어질지는 몰라요. 이게 정가일수도 있고요.
마무리
안드로이드 기반 디지털 드로잉이 가능한 제품은 삼성 갤럭시탭 시리즈가 가장 유명합니다. 삼성의 경우에는 와콤과의 기술 협약으로 디스플레이에 필압 패널이 들어가 있어요. 갤럭시노트 시리즈가 그것입니다. 갤럭시탭 중에서 S펜을 지원하는 기기는 와콤 패널이 들어간 모델입니다. 그래서 좀 비쌉니다. 하지만 드로잉이 가능하죠. 이런 상황이라 안드로이드 기반 패드는 사실 디지털 드로잉을 할 만한 제품이 그리 많지 않습니다.
유튜브에서 샤오신 패드 프로 12.7인치로 필기하는 영상들을 쭉 살펴봤습니다. 꽤 괜찮아 보이더군요. 이모티콘 드로잉의 최대 장점은 못 그려도 좋다는 것입니다. 여러분들도 이모티콘을 사용하다 보면 뭔가 드로잉이 엉성한 작품들을 많이 보셨을 겁니다. 따라서 똥손도 충분히 도전할 수 있는 분야가 바로 이모티콘인 것입니다. 현재 저는 대전에서 이모티콘 모임을 하고 있고 회원분들 중에서는 이미 프로 작가로 활동하시는 분도 계십니다. 자홍 작가님이시죠. 혹시 대전분들 중에서 이모티콘에 관심이 있으시면 아래의 오픈카톡으로 들어오시면 되십니다. 도전하시는 분들은 늘 환영입니다.
샤오신 패드 프로 12.7인치에서 웹툰 작업을 하기에는 다소 무리라고 봅니다. 웹툰은 아시다시피 퀄리티가 중요하거든요. 웹툰 작가를 목표로 하지 않고 그냥 취미로 그리시는 것이라면 상관 없지만 문제는 취미여도 원하는대로 선이 그어지지 않을수도 있어요. 그렇기에 비교적 그림이 단순한 이모티콘을 위한 디바이스라면 혹시 모릅니다. 이 부분은 저도 충분히 고민해보고 펜 가격이 좀 더 떨어진 이후에 직접 구매해서 한번 사용해 보겠습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