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효자손 취미생활

늦은 저녁 시간에 야식을 줄이는 대신 닭가슴살 샐러드를 먹고 있습니다. 닭가슴살을 전자렌지에 잘 익힌 후 얇게 써는데 칼이 너무 안 듭니다. 무딘 칼 때문에 닭가슴살이 결로 찢어지기 일수입니다. 그동안 PC에만 신경썼지, 이런 주방용품에는 무신경했던게 왠지 이건 아니다 싶어졌습니다. 바로 칼갈이용 숫돌을 주문하게 됩니다. 숫돌 종류도 여러개더군요. 그리고 "방"이라는 단위의 무언가도 있었습니다. 이 뜻은 1인치 제곱미터에 포함된 입자의 개수를 의미합니다. 1인치는 2.54cm이므로 2.54x2.54=6.4516 (약 6.5제곱센티미터) 안에 1000개의 입자가 있다면 1,000방이라고 표기를 합니다. 날이 정말 예리한 식칼일수록 아무래도 방 수가 높은 숫돌을 사용해야 할 것입니다. 알아보니 일반적으로 가정에서 사용하는 용도라고 한다면 1,000방으로도 충분한 것 같습니다.

 

시바타 1000방 숫돌

이 숫돌이 인기가 좋아보이길래 구매해봤습니다. 가격은 만원 내외로 저렴한 편입니다.

 

숫돌의 모습입니다. 개인적으로 이런 돌을 참 좋아합니다. 뭔가 맨들맨들하고 정갈하잖아요? 견고하구요.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숫돌을 물에 불리는 작업입니다. 물 속에 잠길 정도로 담궈두면 이렇게 숫돌에서 기포가 뽀글뽀글 올라옵니다. 이 상태로 더 이상 기포가 생성되지 않을 때까지 담가둡니다. 제 경우는 약 30분 정도 걸리더군요.

 

기포가 더 이상 보이지 않으면 이제 칼갈이 준비는 모두 끝났습니다.

 

식칼 가는 방법

저희 집 식칼입니다. 칼 날이 많이 무뎌진게 보이는군요. 어서 갈아버리고 싶어지는 욕구가 샘솟습니다.

 

칼 가는 방법은 유튜브를 참고했습니다. 어렵지 않더군요. 먼저 칼날을 몸쪽으로 향하게 하고 동전 세 개를 겹친 높이만큼 기울여서 날을 갈아줍니다. 안쪽에서 밖으로 힘을 주며 갈고 다시 원위치로 돌아옵니다. 영상을 보기 전에는 그냥 왕복운동으로 박박 갈아주면 되는건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습니다. 한 방향으로만 힘을 주어 갈아주는 것이 핵심이었습니다. 또한 양면을 모두 동일한 방법으로 갈아주는게 아니었습니다. 한쪽으로 확실히 갈아주고 반대쪽은 다듬는 정도로 마무리하면 되는 것입니다. 한쪽으로 열심히 칼을 갈면 날 끝이 반대로 넘어옵니다.

 

그림으로 보여드리겠습니다. 칼의 단면입니다. 빨간색 부분을 열심히 갈면 칼 끝이 저렇게 반대쪽으로 넘어갑니다. 손으로 만져보면 느껴집니다. 칼 끝이 까끌까끌하거든요. 그래서 이것을 반대로 뒤집어서 다듬어주면 끝입니다.

 

다듬어줄때는 반대로 뒤집어서 밖에서 안으로 당기며 갈아주면 됩니다. 이때는 너무 힘을 주지 않고 수시로 날을 확인해 줍니다. 칼끝이 또 반대로 넘어가지 않도록 주의하면서 말입니다. 만약 너무 갈아서 반대로 또 넘어가면 다시 뒤집어서 처음에 했던 작업을 반복합니다. 이러면서 밸런스를 맞추면 됩니다.

 

칼갈이 작업 완료!

마침내 칼날 세우는 작업이 완료되었습니다. 뭔가 칼끝이 엄청 번뜩번뜩합니다. 제대로 잘 되는지 테스트해보고 싶어집니다. 가장 흔한 방법으로 A4 용지를 잘라보는 퍼포먼스를 해보겠습니다.

 

대략 10분 정도 칼을 갈고 테스트해본 모습입니다. 이정도만해도 꽤 잘 된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만족스럽군요!

 

새 숫돌에 때자국이 선명히 드러납니다. 처음에는 숫돌 말고 편하게 칼 갈 수 있는 도구 있잖아요? 칼갈이라고 해야 할까요? 그걸 구매하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그건 칼을 일시적으로만 잘 들게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후기글도 꼼꼼히 읽어봤는데 저렴이들은 금방 고장나고 녹이 생긴다는 내용도 있었습니다. 그렇죠. 안에 숫돌이 들어있을리는 없을테니까요. 그래서 그냥 칼갈이는 가장 원초적인 방법이 최고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무엇보다도 저 붉은 숫돌을 하나쯤은 갖고 싶었습니다. 이유는 없습니다. 그냥 가지고 싶었어요. 결과는 만족스럽습니다. 이제 칼 가는 요령을 알았으니 다음번에는 좀 더 시간을 오래 투자해서 제대로 갈아봐야겠습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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