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저는 이사를 성공적으로 마쳤고 지금 이 글을 작성하는 시점은 새 집 이사 후 약 3개월이 흐른 뒤입니다. 새 아파트에서 새로운 삶을 잘 시작하고 있으며 매우 만족스러운 라이프를 즐기고 있습니다. 드디어 저만의 방이 생겼으며 계획했던 대로 꾸며서 즐기고 있어요. 본 글은 구글 블로거에 있는 내용을 한번 더 발전시켜 작성하는 리마스터 버전이라고 생각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이사 전
의외로 저의 어렸을 적 기억은 아직도 생생합니다. 꼬꼬마 시절 때도 기억합니다. 시냅스 기능이 탁월한가 봐요. 이토록 기억에 오래 남는다니?! 신기할 정도니까요. 주변 지인들에게 물어보면 어렸을 적 기억이 거의 없다고 하시는데 전 정말 어제 일처럼 생생합니다. 초등학교 3학년 즈음에 이사 전 집으로 왔습니다. 첫 이사는 아니었고 기억에서는 한두 번 더 이사를 했었어요. 현재 이 글을 작성하는 시점까지 쭈욱 살아왔었죠. 어렸을 때는 그렇게 넓어 보였던 집이 지금은 한없이 좁습니다. 집 크기는 절대 줄어들지 않았겠죠? 물리적으로 말이 안 되니까요. 결국 커진 건 접니다. 진짜 오래된 집이에요. 지어질 때 온 곳이니까요. 초3 때부터 같이 지낸 찐친이라고 할 수 있죠. 말없이 묵묵히 저의 의식주를 책임진 그런 친구죠.
이 집 빼고 주변은 진짜 많이 바뀌었습니다. 아파트도 많이 들어섰고요. 하천도 깨끗해지고요. 변하지 않은 건 지금 거주 중인 집뿐입니다. 오래된 건물이어서 그런지 슬슬 문제가 하나씩 생기기 시작했고 재개발 소식이 들어오면서 이사 계획은 더 빠르게 흘러갑니다. 어렸을 때라 그저 부모님께서 이끄는 대로 이끌려 다녔지만 성인이 된 지금은 이사 계획에 저희 생각도 포함이 되고 돈도 포함이 됩니다. 그래서 지금 걱정 반 설렘 반입니다.
이사 가는 집은 약 1,700세대의 대규모 가족이 입주하는 대단지입니다. 아파트예요. 태어나서 처음 살아보는 아파트입니다. 이전 집은 빌라였습니다. 따라서 아파트에 대한 환상이 살짝 있습니다. 물론 요즘에 층간소음 때문에 살인하는 사건이 한둘이 아니다 보니 부정적인 시야도 있긴 해요. 그래서 제발 옆, 위, 아랫집에 인성 좋은 이웃이 배정되었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이해심 및 배려심 넘치는 분들이 이웃으로 들어왔으면 좋겠어요. 그러면 저 역시 컴퓨터 관련으로 원 없이 도움드릴 수 있을 테니까요. 대단지여서 그런지 제발 괜찮은 사람들만 입주하길 바라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사고는 사람으로부터 발생하는 인적 사고가 많잖아요? 특히 이런 대단지일수록 더욱 확률은 올라갈 테고요.
이사 가기 전에 상당히 많은 것들을 준비하고 대비해야 한다는 걸 이번에 이사를 실제로 경험하면서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그냥 전세에서 다른 집 전세로 이전하는 거랑은 차원이 달라요. 이번이 실질적인 이사 처음이라면서 어떻게 아냐고요? 고것은 20대 때 넷웍마(네트워크마케팅) 시절에 한 차례 경험이 있었기에 알고 있습니다. 물론 전세가 아닌 월세긴 하지만 시스템은 거의 비슷할 테니까요. 아무튼 내 집마련에 본격적으로 투입되는 상황이다 보니 완전 레벨이 다르다는 걸 피부로 느끼고 있습니다. 대출부터 시작해서 가구 및 가전제품, 사전점검, 이삿짐 등등 신경 쓸게 진짜 많습니다.
사전점검일 예약
계약 이후에 입주 날짜가 다가오면 보통 한두 달 전에 사전 점검에 대한 안내문을 받게 됩니다. 사전점검이란 이사 전 한 달 전 즘에 미리 살게 될 주택을 방문해서 문제가 없는지 스스로 점검하는 시간입니다. 아마 요즘은 예약을 온라인으로 하게 될 거예요. 저희도 온라인으로 사전예약을 했습니다.
사전점검 기간은 의외로 길지 않습니다. 저희만 이런 건지 대부분 사전점검일이 길지 않은 건지는 알 수 없지만요. 아무튼 주말과 평일을 포함하여 점검일로 선정할 겁니다. 그래야 직장인 분들이 쉬는 날 방문해서 살펴볼 수 있을 테니까요. 평일은 일종의 백업 데이 같은 느낌이네요. 그래서 안내문에서도 미방문세대를 고려한 방문일까지 안내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신청 시 시간을 선택할 때 30분 간격으로만 지정 가능하더라고요.
'설마?! 30분 만에 사전 점검을 하라는 소리야?'
사실 그럴 수 없잖아요? 전문 업체와 함께 점검을 시작하면 최소 2시간 정도라고 들었거든요. 또한 우리 집은 우리 말고는 다른 누군가 오지도 않을 텐데 굳이 시간을 이렇게 타이트하게 설정해 놓을 이유가 없어요. 그래서 담당 부서에 전화를 해서 문의를 했습니다. 혹시 30분만 보고 나와야 하는 거냐고요. 그랬더니 아니랍니다. 단지 사전 점검하러 오시는 입주자분들의 원활한 통제 및 입장 유무 체크를 위한 시간이라고 하는군요. 이제 안심입니다.
사전점검은 전문가와 함께
사전점검 전문 업체를 처음에는 안 부르기로 했는데 유튜브로 조금 살펴보니 아무래도 돈을 좀 투자해서 전문가와 함께 사전 점검을 하는 게 낫겠다 싶더군요. 일단 전문 장비의 유무입니다. 그리고 전문가의 시선이죠. 유튜브에서는 이런 쪽으로, 저런 쪽으로 살펴보는 것이 좋다는 가이드는 제시하고 있지만 그걸 실제로 겪게 되는 제 눈은 가이드대로 살펴봐도 이게 과연 불량의 영역인지, 양호의 영역인지 바로 구별해 내는 능력이 없습니다. 경험이 하나도 없으니까 그렇습니다. 그래서 전문가의 눈이 필요했던 것이고요.
사전점검 전문가와 모든 점검이 끝나면 하자를 발견하게 될 텐데 점검업체에서 지적한 모든 곳을 100% 보수해주지는 않는다고 합니다. 대략 약 60% 내외 정도로 보수가 된다고 하는군요. 그중에서 정말 이건 고치지 않으면 생활에 불편함이 있겠다는 부분은 웬만하면 수리가 된다고 합니다. 이런 걸 보통 중대 하자라고 불러요. 중요한 하자라는 뜻이죠. 물론! 그것도 규모와 난이도에 따라 달라지긴 하겠지만 대부분 중대 하자는 AS가 이루어진다고 하니 안심입니다. 아니 근데 생활에 불편함이 있을 정도의 하자인데 난도가 높은 경우는 그냥 제품 하자 영역 아닌가요? 그러면 아묻따 무조건 고쳐놔야 하는 거 아닌가 싶어요. 한두 푼 하는 제품 구매하는 것도 아니고 억 단위의 상품인데 하자가 애초에 있으면 안 되는 게 정상 아닙니까? 갑자기 쓰고 나니까 확 열받네요! (엉엉) 그렇기에 부디 중대 하자는 없기를 바라는 마음뿐입니다.
나쁜 꿈을 꿨음
사실 저는 이사에 크게 신경을 쓰지 않고 있었습니다. 의외로 남동생 녀석이 이런 건 꼼꼼하게 알아보는 중이죠. 녀석이 사전점검 업체도 어떤 업체가 좋은 업체인지 싹 다 알아봤어요. 청소업체와 이삿짐센터도 그렇고요. 아주 이럴 때는 기특하기 그지없습니다.
신경을 안 쓴다고는 했는데 이게 저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뇟 속 잠재의식에서는 많이 자리를 잡고 있었나 봅니다. 어느 날 꿈을 꿉니다. 이사를 가는 꿈이었어요. 근데 새로 이사 가는 곳이 진짜 엉망이었습니다. 바닥은 울퉁불퉁하고 장판은 무슨 옛날식 노란 장판이었습니다. 벽지도 완전 구리고 무엇보다도 방이 3개여야 하는데 2개뿐이었고요. 이런 집을 몇 억씩이나 주고 산다는 사실에 저는 그만할 말을 잃었습니다. 근데 어머니는 어쩔 수 없다면서 방이 아닌 베란다에서 이불을 펼치고 주무시려고 하는 모습을 보고 이게 지금 말이 되느냐면서 막 소리를 쳤고 그 타이밍에 꿈은 종료되었습니다. 깨고 나서 꿈이라 진짜 다행이라고 안도를 했죠. 꿈은 반대라고 하니 제발 하자 없는 집이기를 간곡히 빌고 있습니다.
진실은 밝혀진다!
사실 지금 거주 중인 집은 남동생과 한 방에서 지냅니다. 다행인 점은 저희 둘 다 물건을 어지르는 스타일은 아니에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끔씩 좀 방이 혼잡해지긴 합니다. 그건 사실 어질러서라기보다는 물건을 적당히 보관할 장소가 마땅치 않아서 그렇다고 생각해요. 이제 새 집으로 이사를 가면 남동생 방과 제 방은 분리가 됩니다. 지금 저희는 이렇게 서로 으르렁 거리고 있습니다.
"드디어 새 집에 가면 누구 방이 깨끗한지 판가름 나겠구먼! 어디 두고 보자고!?"
"어이구~ 누가 할 소리를?!"
드디어 둘 중 누가 방을 더 더럽게 사용하는지 밝혀질 날이 멀지 않았습니다. 진실은 이사 후 약 한 달 정도 이후에 드러나게 됩니다. 녀석은 알 수 없는 자신감으로 차올라 있습니다.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누가 봐도 제가 더 방 관리를 잘할 것인데 말이죠~ 이런 걸 보통 근자감이라고 부르죠? 이것도 너무 옛날 용언가요? 아무튼 전 자신 있습니다.
새 집에 가면
저는 일단 책장을 좀 제대로 갖추고 싶어요. 그리고 PC 공간을 확실하게 확보할 것입니다! (가장 중요) 무엇보다도 이번에는 화이트 톤으로 밝게 꾸미길 원합니다.
그리고 책장! 이거 진짜 중요한데요, 의외로 제가 소장한 책들이 좀 있어요. 주로 인스타그램 또는 웹툰 작가분들의 단행본인데 단순히 만화라고 생각하시면 큰 오산입니다. 철학적인 내용도 있고 교훈을 주는 내용도 많아요. 추천해드리고 싶은 책들이 참 많은데 이건 이사 이후 책 소개에 대한 글을 다시 하나하나 정리해 나가 보도록 하겠습니다. 또한 PC 책상 주변도 많은 개선이 필요해 보입니다.
마무리
아마 다음 글은 사전 점검 후기글이 될 것 같습니다. 저처럼 현재 첫 이사를 준비 중이신 분들은 설렘도 있지만 약간 걱정되는 부분도 있을 겁니다. 그분들에게 이 글이 심적으로 도움이 되기를 원합니다. 막상 부딪혀보면 할만한 과정이었다고 판단돼요. 이것이 주사 맞은 자의 여유 같은 효과일까요? 아무튼 너무 걱정은 안 하셔도 될 것 같습니다. 일단은 부딪혀라! 그게 가장 제가 해드리고 싶은 이야기입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