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효자손 취미생활

곧 만으로 40대가 됩니다. 뭐 했다고 벌써 40세로 진입하는 건지는 모르겠습니다. 뭐라도 했으니까 벌써 40대로 들어서는 것이겠지요? 근데 솔직히 20대에서 30대로 변할 때가 가장 신경이 쓰였고 30에서 40으로 넘어가는 건 그리 임팩트가 강하지는 않습니다. 아무래도 나이에 연연했던 과거의 자신에서 많이 벗어났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결혼이라는 커다란 장벽을 아예 고민하지 않게 된 것도 중요한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결혼 ≠ 행복

이미지 출처 : 언스플래시

30대 초중반에는 명절이 너무나도 싫었습니다. 아마 다들 아실거에요. 모이면 이런 얘기를 반드시 듣습니다.

 

"결혼은 언제할꺼냐?"

"직장은 잘 다니고 있고?"

"돈은 언제 모아서 장가갈래?"

 

평소 때에도 이따금씩 연락 주고, 늘 제 안부를 걱정해주고, 진심 어린 조언을 해주셨던 어른들이었다면 자연스럽게 이 질문들은 결코 나올 수 없는 물음일 뿐입니다. 그렇잖아요? 명절 외에는 볼 일 없는 분들이 꼭 이런 얘기를 합니다. 친한 친구 사이에서도 안 하는 저런 도가 지나친 질문들... 저건 사실 궁금해서 묻는 것도 아닙니다. 그냥 묻는 겁니다. 마치 이력서나 자소서에 형식적으로 작성하는 그런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요? 뻔하디 뻔한 질문? 관심 있으면 이미 저에 대해 자세히 알고 있기에 저런 질문도 안 해요.

 

다른 분들은 모르겠지만 일단 제 주변 (친척 지인 포함) 결혼한 사람들 중에서 행복 노선을 타신 분들이 한 분도 안 계십니다. 오히려 이혼한 사례가 훨씬 많아요. 결혼 이후에는 여유가 사라지고 그저 하루하루 일 하고 똥 만드는 기계가 되어 버린 자들 뿐입니다. 상황이 이러니 제가 결혼하고자 하는 마음이 생기겠습니까? 제정신 아니고서야 결혼하면 불행해지겠다는 생각이 저절로 들지 않을까요? 결혼 생활 이후 모범 사례가 있어야 한 번쯤은 생각이라는 걸 해볼 텐데 주변에서 절대로 행복해진 사례를 찾을 수 없으니 자연스럽게 나이가 차오르면서 결혼이라는 개념 자체가 없어진 것 같습니다.

 

결혼 = 일개미

이미지 출처 : 언스플래시

한국 드라마 관련 미디어에서는 결혼을 최종 목표로 두고 있는 경우가 많으며 결혼해서 행복하게 살았다는 해피 엔딩으로 스토리가 끝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어머니와 아버지가 많이 시청하는 시간대 드라마가 더욱 그렇습니다. 방송은 정치와 관련이 깊다고 생각합니다. 방송은 경제와도 관련이 많죠. 흔히 「유행」이라는 개념도 미디어와 떼려야  수 없는 관계 아닙니까? 이렇듯 미디어는 사회의 경제 시스템에도 큰 연관이 있습니다.

 

초등학교 때 배웠던 사회 시간에 이런 내용이 있습니다. 국가의 3대 요소는 무엇입니까? 일단 사람이 살아야 할 터전, 즉 땅이 필요하죠. 그리고 그 땅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권리도 필요합니다. 마지막은 방금 말씀드렸던 핵심이죠. 그렇습니다. 사람입니다. 즉 영토, 주권, 국민이 있어야만 국가라고 할 수 있는 것입니다. 국가는 세금으로 운영됩니다. 세금은 국민이 납부하는 기본 권리 중 하나죠. 세금이 많이 걷혀야 나랏일하는 사람들이 슬쩍슬쩍 횡령도 하고 남겨먹을 수 있을 것입니다. 바로 그런 것입니다. 따라서 국민의 숫자를 유지 혹은 늘리기 위해서 절대적으로 필요한게 바로 출생일 것입니다. 새로운 국민이 태어나야만 하는 것입니다. 출생을 원할하게 만들려면 당연히 결혼하는 사람들이 많아야 할 것입니다. 너무나도 당연한 이치죠? 그러니 결혼과 관련한 각종 콘텐츠는 좋게 좋게 포장을 해야만 합니다. 그래야 잘 팔릴테니까요. 결혼이라는 상품을 행복으로 잘 포장해서 여성들이 아이를 적극적으로 낳아줘야만 그 아이가 커서 세금을 납부하는 의무를 짊어진 훌륭한 일개미가 되는 것이니까요. 문제는 그거죠. 일은 하긴 하는데 행복하게 일 하는 사람이 과연 얼마나 있을까인 거죠.

 

결혼 = 비즈니스

결혼에 미친 자가 한 명 있었습니다. 모임에서 알게 된 남성 휴먼이죠. 늘 모임에서 결혼 이야기를 했습니다. 제가 물었습니다.

 

"왜 결혼하고 싶은 건가요?"

 

그러자 그분이 당당하게 이렇게 답변을 했습니다.

 

"당연히 결혼해야 하니까요."

 

이밖에도 「어머니, 아버지께서 원하셔서」 라던지 「외로워서」 라던지 이유는 다양합니다. 참 아이러니한 답이 아닐 수 없습니다. 당연히 라고요?! 「당연히」라는 말을 너무 당연하게 사용할 줄이야.... 뭐 특별한 이유가 없습니다. 아마 저 분과 같은 생각을 가진 남성들이 한국에 엄청 많을 것입니다. 성인이 되고 직장을 다니며 안정적인 가족을 만들기 위해 결혼을 하려고 한다?개인적으로 이 개념부터가 잘 못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결혼에 대한 여러 미디어 콘텐츠의 부작용이 여실히 드러나고 있는 것입니다.

 

전 결혼 개념을 단순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서로 사랑하는 사람 둘이서 평생을 행복하게 함께 지내기로 약속한 시스템」 정도로요. 하지만 현실이 그렇습니까? 절대 아닙니다. 작년 이맘때쯤에 결혼식을 진행한 아는 동생이 있습니다. 그래서 결혼식에 참석하게 됐는데 처음 참석하는 건 당연히 아니지만 결혼식 시스템을 마주할 때마다 진짜 이렇게나 상업적인 절차가 있나 싶을 정도로 실망을 하고 있습니다. 너무 형식적인 것입니다. 결혼식이라는 게 대체 왜 있어야 하며 무슨 마음으로 신부와 신랑이 이 시스템에 참여하는지도 의문이 듭니다. 행복으로 가기 위한 절차라기에는 너무 돈이 많이 듭니다. 또한 결혼식 준비로 인해서 많이 싸운다는 이야기도 들은 바 있습니다. 심지어는 결혼식 관련으로 서로 분쟁하다 결국 파투 나는 경우도 있다고 하잖아요? 대체 이놈의 결혼식은 뭘까요? 단순히 바라보면 결혼식은 그냥 주변 사람들에게 "나 결혼이라는 걸 한다!" 라는 걸 보여주는 퍼포먼스 정도라고 봅니다.

 

문제는 또 이겁니다. 내가 아는 사람 외에 어머니, 아버지의 아는 사람들도 많이 올 것입니다. 진심으로 저 두 사람의 결혼을 축하한다기보다는 그냥 아는 지인의 자녀가 결혼한다는데 내가 안 가면 왠지 좀 실망하지 않을까 싶은 마음에 어쩔 수 없이 참석하는 분들도 있지 않을까요? 심지어는 결혼식 하객 알바라는 것도 생겼죠? 진짜 이런 기형적인 현상은 왜 생기는 것일까요? 진~짜 이해가 안 됩니다. 깔끔하게 그냥 딱! 두 사람이 아는 사람 정도로만 초대하고 진심 어린 축하를 해 줄 사람만 모여서 진행하는 게 훨씬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지 않을까요? 분위기도 훨씬 좋을 거고요.

 

결혼은 서로 좋아하는 두 사람만을 위한 축제여야 하는데 양가 어머님, 아버님의 만남도 거의 필수가 되어버렸습니다. 서로의 자녀를 탐색하는 과정일 것입니다. 저 집안은 분위기가 어떤지, 내 자식 고생을 안 시킬 정도의 재력은 충분한지, 성격은 어떠한지 등등을 직접 체험하는 시간일 것입니다. 결국 결혼은 나와 상대만 놓고 볼 수 있는 개념은 아닙니다. 내가 태어났고 내가 살아온 우리 집안과 상대의 집안의 합병식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이러니 가정 합병 과정에서 계약 파기가 되는 경우가 생길 수밖에 없지 않겠어요?

 

결혼 = 책임

아예 결혼을 생각 안 한 것은 아닙니다. 한때 정말 마음이 잘 맞는 여성을 만난 적이 있었습니다. 꽤 오래 교제를 이어갔습니다. 순간 생각했습니다. 이 분과 평생을 함께 지내고 싶다는 마음 말입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결혼에 대해서 생각하게 되었는데 방금 위에서 비유한 가정 합병식이 생각나면서 바로 마음을 접었습니다. 왜냐면 저희 집안이 그리 유복하지많은 않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도 아버지가 노답이거든요. 아니 어떻게 키워준 아버지를 그렇게 표현할 수 있느냐라고 생각하시는 분이 혹시나 있을까 봐 말씀드리는데, 제 입장에서 자란 사람 아니면 입도 뻥끗 안 하시는 걸 추천합니다. 다 그만한 이유가 있으니까 노답이라고 표현한 것이니까요. 이런 문제 있는 집안 회사를 좋아해 주고 인정해주며 비전 제시를 할 타 회사는 한 곳도 없으리라 생각합니다.

 

지금은 반려동물 천만 시대라고 합니다. 반려동물의 개념 의식이 많이 향상되었고 반려동물 관련 지식들도 많이 공유가 되고 있지요. 반려동물만을 위한 보험이 출시되었을 정도니까요. 그만큼 반려동물도 이제 가족의 소중한 구성원으로 자리를 잡게 되었습니다. 허나 이건 어디까지나 책임감으로 똘똘 뭉친 분들의 입장일 것입니다. 여전히 반려동물을 길가에 몰래 버리는 자들이 있습니다. 나이가 들어 치매가 오니 키우기 어렵다고 버리고, 병 들어서 버리고, 커지면서 귀엽지 않다고 버립니다. 말 안 듣는다고 때리고 똥오줌 못 가린다고 폭행합니다. 인간으로서 진짜 이런 부류를 너무나도 혐오합니다.

 

갑자기 왜 반려동물 이야기냐고요? 사람과도 관련이 있기 때문입니다. 결혼은 법적으로 두 사람이 서로의 인생을 책임지로 서로 돌봐주는 것에 합의를 한 것입니다. 서로 돈도 잘 벌고, 하는 일 다 잘 되고, 병도 안 들어서 제 수명만큼 충분히 잘 사는 것이 보장되면 저는 결혼이라는 걸 해봐도 괜찮을 것 같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허나 이건 정말 희망사항일 뿐인 거 여러분들도 잘 아실 겁니다. 특히 현재 결혼하신 분들이 더 뼈저리게 느끼실 것 같군요.

 

결혼을 했는데 아내가 갑자기 직장이 망해서 새로 구해야 하는 상황이 생길 때를 상상해 보셨나요? 아내가 갑자기 아파서 쓰러진다면 어떻게 하실 생각이세요? 배우자가 아니어도 상관없습니다. 그 집안 어머니 아버지께서 갑자기 큰 병에 걸리셔서 힘든 상황의 연속입니다. 당연히 내 집안에도 영향을 줄 겁니다. 아까도 말씀드렸듯 결혼은 사장님 끼리의 사정이 아닙니다. 말 그대로 기업과 기업의 합병이기에 문제가 생겼을 경우 신경을 써야 하는 부분도 상당히 늘어납니다. 이런 경우가 안 생길 거라는 보장이 되어있습니까? 그렇지 않지요? 이게 현실이고 나에게 닥칠 문제가 될 수도 있는 것입니다. 그러면 그때의 나는 과연 이 모든 것을 책임지고 헤쳐나갈 수 있는 능력이 있는지, 용기가 있는지도 상당히 고민해야 하는 문제입니다. 아직 결혼 전인데 이런 부정적인 부분까지 생각을 안 해 보셨다고요? 굳이 이렇게 극단적인 상황까지 고민할 이유는 없을 것 같다고요? 아니요. 오히려 전 반대로 더 극단적 상황까지 고려를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야 결혼을 고민하고 계시는 여러분들이 살아갈 수 있습니다. 결혼 이후 예상 밖의 문제가 생기니까 가정폭력이 일어나고 부부간 살인 사건이 발생하는 것입니다. 감당이 안 되니 본능적으로 행동하게 되는 것이죠. 책임지지 못 할 상황은 안 만드는게 최고입니다.

 

결혼 ≠ 아이

이미지 출처 : 언스플래시

결혼 이후 모임에 자주 나오던 남성 회원이 있었습니다. 그 회원은 자식이 있는 것만으로도 너무 행복함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래서 아이가 있어야 한다고 그랬죠. 이 회원 말고도 다른 남성 회원도 있었는데 비슷한 말을 했습니다. 그 말을 들을 때마다 이런 생각을 했지요.

 

'그럼 모임 왜 나오냐? 지금 이 시간에 애 보고 있어야지?'

 

진~짜 너무 이기적인 발언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본인은 지금 육아를 내팽개치고 모임에 나온 거니까요. 혹시 그동안은 육아에 전념하고 마침 모임 날이 육아 쉬는 날이어서 나온 것이 아닐까 한다고요? 만약 그렇다면 아마 아이 얘기가 나오면 이 얘기가 먼저 나왔을 겁니다.

 

"애 보는 거 너무 힘들어요... 어휴~! 끝이 없어!"

 

즉 육아 경험이 거의 없다는 반증인 것입니다. 솔직히 육아에 매진하면 모임 참여도 힘들 겁니다. 모임 할 시간이 어딨습니까? 육아 시간도 빠듯할 텐데 말입니다. 그리고 아이가 있으니 행복하다는 말은 방금도 이야기했듯 지극히 개인적인 입장입니다. 전 이런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이런 생각이 듭니다.

 

'아이 입장에서는 과연 어떨까요?'

 

잠시 후 마지막 단원에서 언급할 내용이지만 아이 학대를 하는 자격없는 부모들, 아이를 낳고 맞벌이 때문에 제대로 정성을 다해 챙겨주지 못하는 안타까운 현실, 버려지는 아이들, 절대 바라지 않았지만 장애를 가지고 태어난 안타까운 아이들 등등 생각보다 아이를 갖는 문제는 복잡할 수 있습니다. 평범에 가려져 제대로 행복을 누리지 못하는 수 많은 아이들이 현실에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물론 이것은 극단적인 상황의 경우입니다. 그렇다고해서 일반적인 가정에서 탄생한 아이들은 과연 행복할지에 대해서는 많은 생각을 해보셔야 할 겁니다.

 

행복한 집안은 극히 일부입니다. 행복도 노하우입니다. 따라서 행복했던 「경험」 없이 자란 아이가 절대 행복이라는 느낌을 알 리가 없습니다. 스스로 이렇게 생각하니까 만약 결혼 후 아이까지 생기면 과연 그 아이가 지금 이 글을 작성중인 나와 같은 생각을 가지면 무슨 심정일지에 대해서 엄청 고민한 적이 있습니다. 생각하면 할수록 진짜 억장이 무너질 것 같고 참담한 심정일 것 같더군요.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무서워졌고 결혼과 아이 모두를 포기하게 되었습니다. 혹시 이 글을 읽고 있는 여러분들 중에서 결혼은 했는데 아직 아이가 없으시다면, 또는 결혼 전이고 아이까지 생각하고 계신다면 절대로 아이를 가지면 행복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있으셨다면 감히 말씀드리는데 달리 생각해보시면 좋겠습니다. 아 물론 여러분들은 행복하게 자라신 분이라면 이야기가 다릅니다. 여러분들이 자라온 그 가정의 경험이 곧 교육 노하우가 될 것입니다. 아무튼 단순 생각으로는 일단 행복해지는 방법까지는 디테일하게 몰라도 최소 육아 및 교육에 필수적으로 들어가는 돈은 무조건 많으면 좋을 듯 합니다. 돈이 행복의 필수 조건은 아니지만 불행을 막을 수 있는 최소 조건은 분명하거든요.

 

결혼 = 돈

이미지 출처 : 언스플래시

결혼은 두 집안의 합병이라는 표현을 썼습니다. 여기에서 고려되는 부분 중 하나가 바로 재력이죠. 이건 절대적인 영역입니다. 여러분들도 결혼을 하려는 상대가 빚이 산더미고 집도 너무 가난하다면 쉽게 결혼에 대한 생각이 들지 않잖습니까? 당연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현실을 살아가기 위해서는 돈이라는 수단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최소한의 의식주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돈이 필요합니다. 내 집 마련이라는 키워드가 여전히 인기인 이유가 다 있는 것입니다. 육아와도 관련이 있는 게 돈 아니겠습니까? 사랑만 가지고는 절대 안 됩니다. 애가 아파서 수술해야 하는데 필요한 건 사랑이 아니잖아요? 입원비와 치료비죠. 이 세상이 사랑만으로 모든 게 해결된다면 참 좋겠지만 그렇지 않죠. 경제는 커다란 몸체이고 돈이라는 건 혈액입니다. 피가 돌고 돌아야 살 수 있습니다.

 

돈이 없으면 절대 자식 계획을 세워서는 안 됩니다. 그건 가정을 파멸의 길로 인도할 수 있는 숏컷(지름길)입니다. 애를 늦게 낳으면 나중에 자식을 못 낳는다는 이런 이상한 압박에 많은 여성분들이 시달리고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나이 먹고 애 낳으면 기형을 낳는다는 둥, 자식이 똑똑하지 않는다는 둥... 말도 안 되는 프레임을 씌워 더욱 괴롭게 만들고 있죠. 허나 위에서 누차 이야기했듯 결혼은 장난이 아닙니다. 배우자와 나 이외의 다른 생명체가 참가하게 되면 유지 보수 비용은 배 이상으로 껑충 뜁니다. 그걸 유지하려면 당연히 돈이라는 수단이 필수입니다.

 

대부분의 게임은 재화 시스템이 들어있습니다. 골드를 모아서 아이템을 사고 또 모아서 장비를 업그레이드하는 그런 시스템이요. 스타크래프트도 미네랄과 가스를 열심히 모아야 유닛을 많이 생성하여 전투에서 승리를 거머쥘 수 있습니다. 자원을 제대로 못 모으면 망합니다. 게임도 우리의 삶도 엇비슷합니다. 돈이 없으면 인생이 힘들어지죠.

 

한국 평균 결혼 비용은 약 2억 8,739만 원이라는 최근 통계가 나왔습니다. 아이를 낳아서 대학까지 보내는데 한국인 평균 직장인 10년 치 연봉을 몽땅 쏟아부어야 한다는 결과도 있습니다. 이 금액은 약 3억 8,198만 원이라고 하죠. 참고로 10년 동안 물가는 절대 오르지 않아야 하며 한 푼도 사용해서는 안 됩니다. 물론 연봉도 오를 겁니다. 하지만 월급보다 물가 상승률이 더 높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되겠지요? 또한 10년 동안 절대로 건강해야 하며 주변에서 사건 사고가 발생해서는 안 됩니다. 따라서 이 플랜은 사실상 실행 불가능하다는 결론에 도달합니다. 사실상 노답이에요. 그러므로 자산이 한 50억 정도 있으면 결혼을 고민해 볼만합니다.

 

한국남성에 대한 여성들의 인식

이 부분도 심각한 원인이 되고 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인스타그램에서 y라는 작품을 올리고 있습니다. 작품의 소재 및 설득력을 높이기 위해서 2020년 6월부터 한국 남성이 여성을 가해하는 사건 사고에 대해 꾸준히 스크랩을 해오고 있습니다. 스크랩을 할 때마다 하루 하루 조용한 날이 없다는걸 새삼 깨닫습니다. 그리고 여성혐오 범죄가 엄청 심각하다는걸 매일 자각합니다.

 

2021년과 2022년 스크랩 용량 비교

2020년은 중반부터 스크랩했으니 비교대상에서 일단 뺍니다. 2021년과 올해를 비교해 보겠습니다. 스크랩한 이미지의 총 용량만 비교해봅니다. 2021년의 경우는 약 1GB이고 2022년은 이 글을 작성하는 시점에서 약 1.7GB 로군요. 큰일이에요. 작년 대비 사건 사고가 더 늘었다는 이야기입니다. 신당역 화장실 살인 사건만 봐도 알 수 있죠? 문제는 올 해가 아직 끝나지도 않았어요. 아직 12월이 남아있습니다. 그러면 올 해 스크랩 용량은 더 늘어날  것입니다. 이 정도로 심각한 수준입니다. 한국 남성분들 알고 계셨습니까? 모르셨죠? 관심이 없으니까 모를 수 밖에 없죠. 상황이 이 지경인데도 아직도 한국의 대부분 남성들은 "모든 남성들을 잠재적 범죄자 취급했다" 라는 사실에 불쾌해하고만 있습니다. 여성들은 하루 하루 남자들 손에 죽어나가는데 남성들은 그냥 기분 나빠로 문제를 삼는 수준이라니... 이게 서로 비교가 되는 레벨입니까? 수준이 너무 다르지 않습니까?

 

한 기업이 있습니다. 이 기업에서 생산하는 제품 중 일부는 사람을 해칠 정도로 치명적인 문제가 있습니다. 그런데 회사는 적반하장 입장입니다. 사용자 탓을 합니다. 멀쩡한 제품을 고르지 않았다고 소비자를 욕합니다. 지금 한국 남성 포지션이 이런 입장입니다. 한국 남성의 신뢰도는 여성들 사이에서 바닥을 쳤습니다. 팔리지 않는 상품이 있다면, 문제가 있는 제품이 있다면 개선해 나갈 생각을 해야 하는데 전혀 그렇게 운영되고 있지 않지요. 그러면 답은 하나밖에 없지 않겠습니까? 그렇습니다. 불매입니다. 안 사면 되는 겁니다. 그런데 이번엔 또 안 산다고 지랄하는군요. 뭐 이런 회사가 다 있죠? 그게 우리 남성의 모습입니다. 이런 회사의 결말은 누가 봐도 뻔하죠? 그냥 망하는 겁니다. 사실 지금 이 글을 작성하는 이유도 남성들이 좀 정신좀 차렸으면, 군대 다녀 왔으면 피아식별 좀 똑바로 했으면 하는 마음도 있습니다. 인터넷 기사에서는 이를 젠더갈등으로 몰아가던데 이미 갈등은 남성들이 먼저 일으킨 상황입니다. 지금에서야 비로소 여성들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환경과 능력이 되기 시작한거구요. 한국 남성의 이런 이미지는 우리 남성들이 만든겁니다. 그 탓을 여성에게 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마무리

작성하다보니 글이 길어졌군요. 위의 모든 옵션들이 모두 합쳐저 결론은 결혼을 못 하겠다는 생각으로 이어지게 되었고 지금도 그 마음은 변함 없습니다. 솔직히 자기 자신도 책임을 못 지고 있는 상황에서 누가 누구를 책임지겠습니까? 꼭 책임지지 않아도 된다고 하지만 사람 마음이 그렇지 않잖아요. 저는 고양이를 좋아합니다. 하지만 반려묘를 키울 생각은 없습니다. 이것도 결혼 개념과 비슷합니다. 반려동물을 키울때는 열심히 키워야겠다는 단순 책임감인척하는 생각만으로는 어림도 없습니다. 갑자기 아플 때 큰 돈이 나갈텐데 그럴 능력이 되는지 고려해야 합니다. 바빠지면 집을 비울텐데 그 때마다 외로워할 녀석이 신경 쓰일 것입니다. 솔직히 저는 자신이 없습니다. 반대로 타인의 인생에 내 자신이 개입되어 뜻하지 않은 피해를 주기도 싫습니다. 진짜 어쩌다 만약 결혼까지 하게 되고 무탈하게 쭉 지내다 둘 중 누가 이 세상을 떠나게 될 경우, 그의 빈 자리를 감당해낼 자신도 없습니다. 헤어짐의 고통은 너무 뼈저리게 느꼈기 때문에 더 이상 버틸 용기가 저에겐 없습니다. 반려동물도 그렇습니다. 인간보다 상대적으로 수명이 짧기에 먼저 보낼 용기가 없습니다. 팻로스 증후군이라고 표현하지요. 반려동물을 떠나 보내고 빈 자리를 계속 그리워하는 그 감정이 계속 지속되는 증후군을 말합니다. 반려동물을 키워본적은 없지만 어떤 기분인지, 어떤 심정인지 이해할 수 있습니다. 결혼을 생각하시는 분들은 제발 부탁인데 진짜 진지하게 고민하시기 바랍니다. 돈 많다고 마냥 좋은 시스템은 아니니까요. 한편으로는 이렇게 생각하시는 분들도 계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너 처럼 생각하면 한국에서 결혼 할 사람 한 명도 없겠다!"

 

그럼 저는 이렇게 답할겁니다.

 

"제대로 이해하셨군요."

 

끝.

공유하기

facebook twitter kakaoTalk kakaostory naver b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