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효자손 취미생활

어머니께서 줄자를 찾으십니다. 무슨 일 때문에 그러시느냐고 여쭤보니 신발장 위에 화장품 수납함이 필요해서 크기가 어느정도 되는 제품을 사야할지 대강 길이를 파악하기 위함이라고 하십니다. 마침 옥상에 안 쓰는 골판지 상자들도 있겠다, 시간은 남아돌겠다 간만에 몸도 좀 풀어볼겸 직접 만들어 드리겠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어머니께서는 기대한다면서 응원의 메세지를 보내주셨습니다.

 

여기가 신발장 바로 위의 수납 공간 상황입니다. 나름 정리함으로 이것 저것 잘 정리가 되어있습니다만 이 상태에서 원하는 제품을 찾기란 무척이나 어려운 상황입니다. 그렇기에 좀 더 큰 정리함이 필요합니다. 직접 자로 하나 하나 측정 후 제품 만들기에 들어갑니다. 가장 먼저 설계도면부터 그려야 할 것 같습니다.

 

설계도 그리기

스케치업프로로 대강 구상해본 3D 도면입니다. 실제 작업해보면 약간 오차가 생길 수 있습니다. 대략적으로 이렇게 구상했습니다.

 

절대적인 수치가 아니고 작업하다가 중간에 약간씩 길이 수정은 발생할 수 있습니다. 또한 만드는 스타일에 따라 약간의 오차는 발생합니다.

 

준비물

기본적으로 칼이라던지 가위, 자, 글루건등의 도구는 준비가 되어있어야 합니다. 아, 양면테이프도 있으면 좋습니다. 이런 도구 말고 뭔가 따로 꼭 준비해야 하는 재료는 다음과 같습니다.

 

1. 하드보드지 (일반, 검정)

2. 박스

3. PET 뚜껑

 

박스를 가장 많이 사용할 것이기에 기왕이면 큰 박스로 2~3개 정도 넉넉하게 준비합시다. 하드보드지는 4절지를 기준으로 일반 아이보리색은 넉넉하게 2~3장, 검정색 하드보드지도 똑같이 준비합니다. 하드보드지를 사용하는 이유는 넓은 판을 만들어줘야 하는 곳에 사용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튼튼하니까요.

 

제작 과정

동영상으로 제작 과정을 담았습니다. 그냥 재미로 봐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

 

 

자세한 설명

이제부터 좀 더 자세한 설명을 드리겠습니다. 수치는 어디까지나 참고로 하시기 바랍니다. 실제로 제작하다보면 글루건의 양, 사용하는 박스의 두께에 따라 오차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제가 사용한 박스의 두께는 거의 5mm 였습니다. 따라서 이 두께를 기준으로 설명드립니다.

 

가장 먼저 할 일은 직각을 측정하는 일입니다. 하드보드지와 박스를 체크해야합니다. 그래야 나중에 조립할 때 삐뚤어지지 않습니다.

 

서랍 안쪽 제작

우선 서랍 안쪽 부분을 만들 것입니다. 가장 먼저 서랍의 바닥에 사용할 파츠를 재단합니다. 길이는 15 × 29 cm로 총 4개를 만듭니다. 설계도에서 보셨다시피 서랍은 총 네 개이기 때문입니다. 하드보드지를 사용하는 이유는 가장 튼튼해야 하는 부분이 바닥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아무래도 박스보다는 내구도가 좋으니까요. 이 바닥 부분을 A라고 하겠습니다. 설계도에서는 서랍의 길이가 30cm 라고 되어있는데 왜 여기는 29cm로 만들까요? 이유는 바로 박스의 두께 때문입니다. 앞/뒤로 박스를 사용할 것이기에 5mm씩 두 개 이므로 1cm의 공간이 더 필요합니다. 그래서 30cm에서 1cm를 뺀 29cm를 최종 길이로 잡은 것입니다.

 

다음은 서랍의 옆부분입니다. 서랍 높이는 7cm로 길이는 29cm로 잡았습니다. 이것을 B라고 하겠습니다. B는 총 8개를 만듭니다. 각 서랍마다 2개씩 사용되기 때문입니다.

 

다음은 서랍의 앞/뒤 부분입니다. 높이는 7.1cm 이고 폭은 바닥 부분과 동일한 15cm 입니다. 이것을 C라고 하겠습니다. 근데 왜 C의 높이는 1mm가 더 높을까요? 그것은 하드보드지 두께까지를 포함했기 때문입니다.

 

이제 A, B, C를 조립합니다. 조립 방식은 A위에 B를 부착합니다. 그리고 C를 맨 마지막에 부착합니다.

 

보시면 노란색 선의 길이가 바로 15cm가 됩니다. A와 B가 부착되어 있는 위로 C를 얹듯 부착시킵니다. 이렇게 C의 두께까지 총 길이에 포함이 되기에 애당초 29cm로 서랍을 만든것입니다. 이렇게 최종 완성된 서랍의 길이는 총 30cm가 됩니다.

 

3D로 설명드리자면 이렇습니다. 이게 A입니다. 하드보드지를 썼기때문에 두께는 1mm가 됩니다.

 

B를 A위에 부착시킵니다.

 

C를 맨 앞과 뒷부분에 부착시켜줍니다.

 

즉 서랍은 이런 상황이 됩니다. C의 두께까지 합쳐졌기 때문에 총 길이는 30cm가 되는 것입니다.

 

이런 식으로 A, B, C를 모두 사용하여 총 4개의 서랍 형태가 완성되었습니다.

 

서랍 프레임 제작

이제 서랍을 넣을 프레임을 제작합니다.

 

서랍 프레임은 서랍의 폭 보다 0.5cm 더 넓어야 합니다. 그래야 여유있게 서랍을 넣고 꺼낼 수 있습니다. 너무 딱 맞으면 꺼내기가 뻑뻑해서 불편합니다. 종이여서 마찰이 많이 일어나면 금방 망가집니다. 그렇기에 충분히 널널한 공간을 두고 제작하는게 좋습니다. 따라서 최종 길이는 15.5 × 30 cm 입니다. 이것을 D라고 하겠습니다. D는 총 8개를 만듭니다. 한 칸당 두개씩 사용되니까요.

 

이번에는 8 × 30 cm 사이즈를 총 8개 만듭니다. 이것을 E라고 하겠습니다. 서랍의 측면에 두개씩 사용됩니다.

 

마지막으로 8 × 16.5 cm 사이즈를 총 4개 만듭니다. 이것을 F라고 하겠습니다. F는 서랍의 제일 뒷 부분에 한개씩 사용됩니다.

 

최종적으로 이렇게 부착됩니다. 보시면 D의 완전 측면에 E가 붙어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D와 E를 부착 후 F를 가장 마지막에 얹듯이 부착시켜주면 끝입니다. 그래서 F의 가로 길이는 16.5cm가 되는 것입니다. 원래는 15.5cm여야 하는데 E의 두께 때문에 0.5cm 씩 두 개가 되어 1cm가 추가된 길이이기 때문입니다.

 

서랍 프레임도 3D로 설명드리겠습니다. 이게 기준이 되는 밑면입니다. D였지요.

 

E를 D의 완전 측면에 붙입니다.

 

D가 하나 더 있을겁니다. 이것을 처음의 D면과 대칭이 되게 부착시켜줍니다.

 

그러면 이렇게 뻥 뚫린 서랍 프레임이 완성됩니다. 반대편을 막아줘야겠죠?

 

E를 사용하여 최종적으로 한쪽을 막아줌으로서 뒤틀리는 프레임을 고정시켜주게 됩니다.

 

서랍 부분은 최종적으로 이런 상황입니다.

 

이렇게 D, E, F를 모두 사용해서 4개의 서랍 프레임이 완성되었습니다. 이렇게 완성된 서랍 4개를 모두 양면테이프 혹은 글루건을 사용하여 설계도대로 부착시킵니다.

 

서랍 2중 작업

서랍의 앞 부분에 검정색 하드보드지로 보기좋게 프레임을 서로 가려줄 것이기에 두께가 모두 일정해야 할 것입니다. 따라서 서랍 4개를 부착시킨 상태에서 상자로 한번 더 감싸줄 것입니다. 먼저 가장 넓은 부분의 가로 × 세로 길이를 측정합니다. 아마 글루건의 상태에 따라 두께가 약간씩 차이가 날 수 있을겁니다. 제가 재본 길이는 가로 33cm, 세로 30.5cm 였습니다. 이것을 G라고 하고 G는 총 2개를 만듭니다.

 

G가 포함된 상태에서 이제 측면에 부착시킬 면을 재단합니다. 이것을 H라고 하겠습니다. 길이를 재보면 세로는 30.5cm로 G와 같지만, G가 포함된 두께이므로 8+8=16cm가 아닌, 1cm가 추가되니까 최종적으로 17cm가 됩니다. H도 총 2개 만들어서 측면에 부착시켜줍니다.

 

즉 G가 저렇게 위/아래로 부착되어 있으며 그 다음으로 H가 양 옆에 부착됩니다. 그리고 서랍의 앞 부분이 박스가 잘린 상태로 다소 지저분해 보이니 검정 하드보드지로 길이를 직접 측정하여 재단 후 저렇게 보기 좋게 붙여주면 서랍쪽은 거의 완성입니다. 훨씬 보기가 좋죠? 참고로 저 검정 하드보드지의 폭은 1cm가 될겁니다. 왜냐하면 박스가 2겹씩 있는 상태이기 때문입니다. 박스 두께가 0.5cm죠? 결국 두겹이니까 1cm가 됩니다.

 

3D로 다시 설명하자면 파란색이 G부분입니다. 이렇게 위/아래로 부착시켜줍니다.

 

G가 부착된 상태에서 H를 양옆에 붙여줍니다.

 

그리고 서랍 맨 윗 부분에 한번 더 검정 하드보드지로 보기좋게 부착시켜 줍니다. 이것을 AA라고 하겠습니다. AA의 크기는 가로 전체 사이즈를 직접 측정하여 재단하는것이 좋습니다. 어떻게 붙였느냐에 따라 길이가 조금씩 달라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론대로라면 가로 크기가 33cm + 1cm (H의 두께 0.5cm × 2) = 34cm 가 되어야 합니다. 그런데 제 경우 직접 자로 재보니까 34.2cm 가 나왔습니다. 아마 사이 사이 발라주는 글루건과 양면 테이프의 두께가 합쳐졌기 때문일것이라는 추측을 해봅니다. 세로도 마찬가지로 직접 자로 측정 후 재단합시다. 왜냐하면 방금 맨 앞에 보기 좋으라고 붙인 1cm 짜리 프레임의 두께까지 계산을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참고로 여기는 서랍 바로 위의 다소 크기가 있는 화장품들을 수납하는 공간이 될 것입니다.

 

3D로 설명하자면 이런 상황입니다. 34cm가 아니고 직접 실물을 측정해보니 34.2cm였다는 뜻입니다. 사람의 손으로 재단하는 것이기에 약간의 오차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수납 공간 프레임 제작

이제 서랍이 끝났으니 그 위에 거치할 공간을 마련해야 합니다. 여기서부터는 다소 쉽습니다.

 

제작할 총 높이가 53cm였죠? 그러니 높이는 53cm, 가로 크기는 30.7cm짜리를 두개 만듭니다. 이것은 I라고 하겠습니다. 30.7cm는 서랍의 총 가로 길이를 측정한 결과입니다.

 

수납함이 총 2단 짜리입니다. 설계도면대로 높이 25cm에서 한 단 더 쌓을 것입니다. 그러니 높이를 구별지어줄 안쪽 프레임이 있어야 합니다. 30.7 × 25cm 짜리 면을 두개 만듭니다. 이것은 J라고 하겠습니다.

 

이렇게 I를 먼저 서랍 옆에 부착시킵니다. 그리고 J를 안쪽에 부착시켜줍니다. J를 서랍과 맞닿게 붙여주는게 키포인트입니다. 나중에 J 위에 프레임을 만들어서 올릴 생각입니다.

 

3D로 설명하자면 이런 상황입니다. 초록색 부분이 I입니다.

 

그리고 안쪽의 짙은색이 J부분이죠. 이런식으로 부착시키면 됩니다.

 

제일 뒷부분의 가장 넓은 면을 재단합니다. 직접 길이를 재보니까 34.5 × 53cm 였습니다. 당연히 높이는 변함없이 53cm가 되겠지요.

 

즉 빨간색 부분이 K입니다. 원래대로라면 가로폭이 34.2cm 정도가 되어야 합니다. 하드보드지 두께를 1mm라고 계산한 결과입니다. 그러나 실제로 측정한 값은 3mm가 더 추가된 상황입니다.

 

2단 수납 공간 만들기

이제 가장 윗층의 바닥을 만들어 줍니다. 이것은 L이라고 하겠습니다. L의 크기는 AA와 같아야 하는게 맞습니다. 그러나 길이 측정 결과 34.2 x 30.7cm 의 크기였지요. 여러분들은 그냥 AA의 크기로 재단하셔도 됩니다.

 

그리고 하드보드지로 L과 같은 크기를 두장 만듭니다. 이것은 M입니다.

 

이제 M으로 L을 감싸줍니다. 햄버거처럼요.

 

그러면 멋진 2단 바닥면이 완성되었습니다.

 

이제 K를 맨 뒤에 부착시킵니다. 그리고 2단 바닥면을 J의 위쪽에 거치시킴과 동시에 사이드에 글루건 혹은 목공풀을 발라서 고정시켜줍니다. 이렇게하면 어머니의 화장품 수납함은 모두 완성됩니다.

 

3D 상황입니다. 이렇게 고정시키면 되는 것입니다. J의 역할은 바로 고정할 위치를 지정해줌으로서 조립을 쉽게 만들어주는 목적입니다.

 

서랍 손잡이 만들기

PET병 뚜껑으로 손잡이를 만들어 줍니다. 그냥 반대면으로 양면테이프나 순간접착제로 박스에 붙여줘도 무방합니다. 하지만 왠지 개인적으로 이렇게 스크류로 고정시키는게 좀 더 튼튼하다고 생각합니다.

 

나사가 긴 경우 안쓰는 잡동사니로 같이 맞물려서 고정시켜버리면 됩니다. 아니면 삐져나온 나사 부분을 글루건으로 감싸줘도 됩니다. 나사가 날카롭고 뾰족하니까 수납하다 손을 다칠 수 있으니까요.

 

이렇게 4개의 서랍 모두 PET병 뚜껑 손잡이 완성입니다.

 

실제 사용 후기

중간에 삼각대가 고장나는 바람에 이틀이나 걸려버렸군요. 우여곡절끝에 완성입니다.

 

약간 빈티지 느낌이 나게 하려고 했는데 실패입니다. 그냥 누더기가 되어버렸군요. 어쨌든 다 만들었으니까 어머니께 드리고 소감을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어머니의 요청에 의해 드디어 수공예로 완성된 화장품 보관함이 완성되었습니다. 크... 자로 잰 듯 정확한 크기! 높이가 딱 맞았습니다. 넉넉한 수납공간! 이제 복잡하게 정리하지 않아도 됩니다.

 

서랍형 수납공간도 알뜰하게 물건들이 들어섰습니다. 참 뿌듯합니다. 어머니께서도 매우 잘 만들었다면서 칭찬을 아끼시지 않습니다. 바로 이런 맛에 만들기를 아직까지도 하고 있습니다. 이번에도 생각만큼 잘 완성되어서 기분이 좋습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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