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 연필이라.... 단도직입적으로 먼저 말씀드리자면 이건 무한잉크 프린터의 개념과 일맥상통합니다. 무한잉크젯이라는 프린터는 사실 무한은 아닙니다. 제대로 해석해서 표기하자면 「무한에 가까울 정도로 잉크가 넘쳐나는 프린터」 정도로 정의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무한 연필도 마찬가지 개념일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종이에 글을 적고 그림을 그리는데 닳지 않는 연필 심이 어디 있겠습니까? 닳긴 닳습니다. 대신 일반 연필 대비 엄청 오래 사용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그러고보니 연필을 사용 안 한지가 꽤 됩니다. 대학교까지는 그래도 만화과니까 그림을 그릴 때 가끔씩 사용하곤 했지만 디지털로 넘어오면서 연필 구경은 다이소에서 해본게 전부가 되어버렸습니다. 이런 제가 단순 호기심에 알리에서 무한 연필을 질러버렸습니다. 아마 한 번 사용하고 이후에는 잘 쓰지는 않을 것 같긴 하지만 그래도 기왕 구매했으니 끄적거리기라도 해봐야겠습니다.
타입1
분명 판매 페이지에서는 퀄리티가 좋았는데, 역시 실물은 처참합니다. 보관을 제대로 하지 않고 그대로 1년 정도 방치해둔 제품 같아 보입니다. 색상은 다양한데 왠지 연필은 무채색과 잘 어울리는 것 같아서 블랙으로 결정했습니다. 무한연필 본체와 3개의 교체용 연필심이 제공됩니다. 이렇게 구성되어있는데 배송비를 포함해서 3달러도 안 됩니다. 참 저렴하네요. 무한 연필의 길이는 약 14cm이고 무게는 약 18g 정도입니다. 연필심 부분을 제외한 본체는 플라스틱입니다.
뚜껑을 오픈하면 이렇게 연필심이 나옵니다.
그리고 이렇게 돌려서 연필심 부분을 분리할 수 있습니다. 거의 다 사용하면 새것으로 교체해서 추가 사용이 가능합니다.
연필심, 즉 흑연 부분은 사실상 거의 목탄 수준일텐데 아무래도 오래 사용하는 심이여서 그런건지는 몰라도 묻어남이 거의 없습니다. 강하고 거칠게 문질러봤는데도 거의 묻어나지 않아요. 개인적인 경험에 의하면 이렇게 잘 묻어나지 않는 연필심은 겁나 내구성이 강하고 글씨가 진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오래 사용 가능한 연필인 것 같습니다. 가공된 흑연같아 보입니다.
연필 안쪽에는 고무지우개가 하나 들어있습니다. 사용하려면 본체를 돌려서 분리 후 꺼내줘야 하는데 겁나 귀찮습니다. 그냥 톰보우나 거북이 지우개를 별도로 들고 다니는게 낫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혹시 톰보우 지우개를 아신다면 당신은 필기 좀 해보셨거나 아그립빠나 줄리앙같은 석고 데셍을 많이 해보신 분일겁니다. (흐믓)
가격은 싸지만 그래도 그립감 부분은 신경 좀 썼습니다. 엄지와 검지가 쉽게 자리잡을 수 있도록 화살표로 표시된 두 면은 파여 있는 구조입니다. 장시간 사용해도 괜찮아 보입니다. 하지만 저는 연필이나 볼펜같은 필기구를 힘을 주어 쥐는 타입이다보니 이런 홈이 있으나 없으나 늘 손이 아픕니다. 그래서 애플펜슬도 두 시간 이상 잡고 있으면 손이 아립니다. 쉽게 고쳐지지 않네요.
제품 설명에 의하면 HB 정도의 진함이라고 되어있는데 개인적으로 느끼기에는 H 혹은 H2 정도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약 500,000 단어를 사용할 수 있다고 하는데 어떤 단어를 기준으로 이야기하는건지는 모르겠습니다. 선을 그으면 최대 16km (16,000 미터) 까지 사용 가능하다는 설명도 있군요. 이게 더 이해하기 쉽네요. 그렇다면 상당히 오랜 시간동안 사용 가능할 것 같습니다. 확실히 무한에 가까운 연필 답습니다.
타입2
며칠 뒤 다른 디자인 타입의 무한 연필도 도착했습니다.
이 상품은 좀 더 연필답게 생겼습니다. 디자인은 참 마음에 듭니다.
연필심 부분이 은색에 가까워서 목탄 느낌이 전혀 나지 않습니다. 근데 딱 보시면 아시겠지만 과연 이게 잘 써질지 의구심이 듭니다. 설령 글씨가 써진다 할지라도 상당히 연할 것으로 추정됩니다.
바로 노트에 작성해 보았습니다. 와... 진짜 연합니다. 비밀스러운 내용을 담은 글을 작성할때 적합해 보입니다. 너무 연해서 제대로 활용이 될지 의문입니다. 이 정도면 진짜 무한에 가까운 사용이 가능해질것으로 보여집니다.
앞으로 무한연필을 어떻게 활용하면 좋을지 고민을 해봤습니다. 어머니께서 이따금씩 메모를 하십니다. 따라서 어머니께 무한 연필을 증정함으로서 고민을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 사실 볼펜같은 제품은 장시간 사용을 하지 않으면 볼 부분이 막히거나 잉크가 굳어 나오지 않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무한 연필은 전혀 그럴 일이 없을겁니다. 때문에 급하게 정말 중요한 메모를 해야할 상황에 직면했을 때 볼펜보다는 이런 연필류가 스트레스를 줄일 수 있는 도움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 연필에 대해 더 궁금하신분은 아래의 링크를 방문해 주시기 바랍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