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효자손 취미생활

이번에도 제가 구매한건 아닙니다. 남동생이 재난지원금을 사용해서 자금을 좀 더 얹혀 이번에 하이브리드 자전거를 하나 장만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이 자전거는 이제 제것입니다. 제 마음대로 탈 수 있는 것입니다. 또 물론 제가 나갈 일이 한달에 한 번 조차 있을까 말까한 수준이지만요.

 

남동생은 뭐에 하나 꽂히면 집요하게 파고드는 성격입니다. 저번 낚시때도 그렇게 유난을 떨더니 가물치한테 한 번 바늘 털리고나서 모두 중고로 되팔렘을 해버리고 말았습니다. 그렇게 사전조사하고 카페 가입하고 낚시대는 뭐가 좋고, 바늘이랑 릴도 어디 것이 좋고를 꼼꼼히 따지더만... 지 실수로 어처구니없게 초대형 가물치 한 번 놓치고 김이 빠진 모양인지 모두 팔아치워버렸습니다. 비단 이번 뿐만 아닙니다. 약 1년 전쯤에 전동킥보드에도 꽂혀서 그렇게 알아보고 단 한번의 사용자 과실로 바퀴가 고장나는 일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김 샌다면서 이것도 중고로... 부디 이번 자전거는 그런 일이 없기를 바랍니다.

 

출퇴근용 자전거에 대해서 또 열심히 조사하더니 자이언트 에스케이프3라고 하는 하이브리드 자전거를 구매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거주하는 대전시에는 이 매장이 생각보다 많지도 않고, 그마저 없는 매장에 전화를 해보면 재고도 정말이지 들쑥날쑥 이었습니다. 가까스로 한 곳에 원하는 색상이 있음을 확인했는데 저희 집에서 겁나 멉니다. 그래도 가야죠. 대전이 멀어봐야 거기서 거기니까요.

 

녀석은 헬스 매니아지만 근력 강화 운동 위주로만 했기에 살이 좀 찐 상태입니다. 이번에 회사에서 건강검진을 받았는데 비만으로 나와서 충격을 먹었답니다. 헬스장에서 무산소운동만 주구장창했고 유산소는 등한시한 결과라고 할 수 있죠. 그래서 평소 잘 타고 다니던 차는 잠시 쉬게하고 이제 이 자전거로 출퇴근을 하기로 마음 먹은 것입니다. 당연히 헬스장에서도 유산소 운동을 병행한다는군요.

 

자전거는 아주 생각보다 디자인이 좋았습니다. 그리고 저도 한번쯤 타보고 싶었던 디스크 브레이크! 21단짜리 자전거라 언덕길도 크게 무리없이 올라갈 수 있습니다. 다만 한가지 아쉬운 부분은 바로 타이어입니다. 하이브리드니까 어쩔 수 없지만요. 전 좀 울그락 불그락하는 타이어가 좋습니다. 아시겠지만 한국 도로가 그렇게 쾌적하지 않잖아요? 자동차 도로만 봐도 아실겁니다. 중간 중간에 과속 방지턱도 많은데다 도로가 누더기여서 (부분 공사들 때문) 타이어의 마모가 상대적으로 높습니다. 자전거도 마찬가지입니다. 특히 개인적으로 고등학교 때 자전거로 학교를 다녔었는데 펑크 경험이 참 많았습니다. 보면 압정도 박혀있을때가 있고 깨진 병 조각이 박혀있을때도 있었습니다. 더구나 하이브리드 자전거 타이어는 울그락 불그락한 부분이 없기에 아마 이런 악조건에 더 잘 노출됩니다. 저 역시 하이브리드와 MTB 두 종류의 자전거를 타봤지만 확실히 MTB가 펑크 경험은 적었습니다. 남동생에게 이런 부분을 언급했으나 녀석은 이미 이 자전거에 영혼을 판매한 상태여서 무용지물이었습니다.

 

그래도 일반적인 로드바이크에 비해 타이어튼 꽤 튼튼해 보였습니다. 아마 제가 겪었던 불편한 부분들을 어느정도 커버하기 위해서 좀 더 튼실하게 제작된게 아닐까 싶습니다. 한 번 타봤는데 역시 새 자전거라 잘 나갑니다. 가격은 30만원 후반에서 40만원 초반대로 형성되어있고 매장에 따라 약간씩 가격 차이는 있는 것 같습니다. 재난 지원금에 자비를 좀 보태서 장만한 것입니다.

 

특히 인상 깊은 부분은 변속기입니다. 기어라고 하죠. 제가 지금까지 접했던 변속레버는 핸들 안쪽을 돌리는 형태였습니다. 자이언트 에스케이프3는 변속기 레버가 두개입니다. 핸들의 아래쪽은 기어를 낮추는것이고 위쪽은 올리는 것입니다. 처음에는 좀 햇갈릴 수 있지만 익숙해지면 진짜 편할 것 같습니다. 근데 안장이 좀 딱딱한 것 같습니다. 녀석도 그렇게 느꼈는지 쿠션감 뛰어난 안장을 온라인에서 추가 구매해야겠다고 하는군요. 이제 위드코로나 시대가 도래하고 백신 보급률도 높아져 전체적으로 면역력이 높아지게되면 슬슬 오프라인 모임도 할텐데 대전에서 그림 모임 때 이 자전거를 종종 이용해야겠습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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