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프터이펙트에는 트래킹(Tracking) 이라고 하는 아주 간단하면서도 멋진 기능이 있습니다. 예능 프로그램을 보면 심심찮게 볼 수 있는 따라다니는 자막을 이 기능을 써서 만들지요. 때문에 이 방법을 알아두면 언젠가는 요긴하게 사용할날이 꼭 오게됩니다. 물론 영상쪽에 전혀 흥미가 없으시다면 동영상 편집 프로그램을 다룰 일은 없겠지만요. 제 아무리 어플리케이션 동영상 편집 앱이 편하고 좋다고해도 PC 영상편집만큼 디테일한 수정은 어렵다고 할 수 있지요.
문제는 이 편리한 트래킹 기능이 애프터이펙트에만 있다는 겁니다. 같은 어도비 프로그램인 프리미어 프로에는 트래킹 기능이 없습니다. 프리미어프로는 동영상의 클립을 편집하는 프로그램이기 때문입니다. 영상 자체에 다양한 효과를 넣는건 애펙이 강세입니다. 프리미어에서도 물론 간단한 프레임 애니메이션 수정이 가능합니다만 애펙에 비하면 어림도 없다고 볼 수 있죠. 그래서 프리미어에는 트래킹 기능도 빠져있습니다.
그렇다면 그냥 애펙에서 영상의 일부를 다시 가지고와서 트래킹 작업을 하고 이것을 다시 프리미어에서 편집하면 되는거 아니냐? 라고 말씀하실 수 있으실 것 같습니다. 사실 이게 정석입니다. 네. 맞는 방법입니다. 그런데 이게 귀찮다 이겁니다. 그냥 프리미어 프로에서 모든걸 다 끝내고 싶은 겁니다. 그리하여 혹시 프리미어 프로용 플러그인이 없나 싶었고 검색해보니까 역시 세상은 넓고 능력자는 많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되었습니다.
BORIS Continuum (보리스 컨티늄) 프로그램
보리스 컨티늄 (맞나...?) 이라고 하는 유료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참고로 애펙용 무료 플러그인도 있는데 본문에서는 프리미어 프로를 기준으로 설명을 드리기에 해당 부분은 생략하겠습니다.
주소는 이곳입니다. 프로그램이 너무 좋긴한데 가격이 어마무시합니다. 그러나! 그래픽 관련으로 업무를 보고 계시는 아는 지인을 통해서 한번 프로그램좀 다뤄봐도 좋겠느냐라는 부탁을 드렸고 허락을 받아 잠시 이 프로그램의 진면목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프로그램 설치는 별거 없습니다. 그냥 설치하시면 됩니다. 따로 설정할 부분이 없습니다. 설치가 완료되면 프리미어 프로와 애프터이펙트의 플러그인처럼 이펙트 목록에 적용이 됩니다.
트래킹 방법
뭐든 처음이 좀 어렵습니다. 근데 한 번 해보고나면 금방 적응합니다.
먼저 프리미어 프로를 실행합니다. 시퀀스 세팅은 FHD 해상도에 맞췄습니다. 프레임은 29.97입니다. 사용한 소스는 픽사베이에서 무료로 사용 가능한 댕댕이와 냥냥이 영상을 가지고 왔습니다. 그리고 PNG 이미지 파일도 하나 추가했습니다. 이건 자막으로 사용할 소스입니다.
그러면 한가지 의문점이 생깁니다. 자막 추가는 텍스트 도구툴을 사용해서 진행하면 되지 않느냐는 부분이죠. 맞습니다. 근데 이게 서로 호환이 안 됩니다. 프리미어 프로 CC 2019까지 존재했던 Title 자막 기능은 사용 가능합니다. 근데 이게 2020으로 넘어오면서 사라졌어요. 그냥 텍스트 기능만 존재하는데 이 텍스트는 그래픽 요소이기 때문에 보리스에서 인식을 못 하더군요. 안타깝지만 그냥 고전적인 방법을 사용해야만 했습니다. 그리하여 이미지 자막으로 가지고 왔습니다.
보리스 Continuum 프로그램이 정상적으로 설치되었다면 이펙트 패널에서 BCC Corner Pin Studio를 검색하면 해당 효과를 찾을 수 있습니다.
이 효과를 클립 영상에 드래그해서 적용시켜줍니다.
이펙트 패널 상황입니다. 방금 등록한 BCC Corner Pin Studio가 영상에 잘 적용되어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제 이 옵션에서 우선 세개의 값을 변경해 줍니다.
●Workflow : Apply to Background
●Foreground / Insert Layer : Video 2 (자막 이미지가 있는 비디오 레이어 지정)
●Composite Over BG : 체크
이렇게 세개의 옵션 설정을 해줍니다. 워크플로우를 바꿔줘야 다음 옵션이 활성화가 될 것입니다. 특히 Foreground 설정은 위에도 설명을 써놨듯 현재 자막으로 사용할 이미지 레이어를 지정해줘야 합니다.
모든 설정이 완료되면 미리보기 화면에서는 이렇게 텍스트가 두 개로 보이게 됩니다.
자막용 비디오 레이어의 눈을 꺼줍니다.
이제 자막이 하나만 보입니다. 크기는 우선 신경쓰지 않아도 됩니다. 최종 적용하면 지가(?) 알아서 사이즈가 변경될 것입니다.
다시 이펙트 옵션으로 들어갑니다. 이번에는 Motion Tracker / Mocha 의 세부 옵션으로 들어갑니다. 그러면 아래 아래에 MOCHA MOTION TRACKER 라고 하는 버튼이 보일겁니다. 해당 버튼을 눌러서 모카 모션 트래커를 실행합니다.
이제부터가 트래킹 작업을 진행하는 부분입니다. 현재 모카 모션 트래커가 실행된 창을 만나실 수 있습니다. 왼쪽에는 도구툴이 있으며 오른쪽 가장 큰 영역은 미리보기 화면 및 트래킹을 위한 가이드라인이 있습니다. 맨 아래에는 타임라인이 있습니다.
타임라인의 파란색 인디케이터 바를 좌/우로 움직여보시면 동영상이 따라 움직입니다. 여기에서도 스페이스바로 재생 및 일시정지가 가능합니다.
이 영상에서 댕댕이라는 자막을 허숙희씩 주둥이 아래쪽에 배치해서 따라 움직이도록 하고 싶습니다. 그러면 영상 소스를 살펴봐야 합니다. 이 댕댕이가 오른쪽 화면으로 이동하는데 댕댕이 주둥이가 오른쪽 화면을 넘어가는 순간까지를 자막으로 트래킹되게 하고 싶습니다. 확인해보니까 노란색 화살표로 표시한 저쯤까지의 영상 길이더군요.
그렇기에 파란색 인디케이터바를 시작 지점인 0초에 드래그해서 옮겨두고 빨간색 영역을 아까 댕댕이 주둥이가 오른쪽 영상에서 보이지 않는 지점까지를 잡아주도록 합니다.
그러면 이렇게 빨간색 구간에 대한 트래킹만 계산하게 됩니다.
이제 트래킹을 위한 영역을 지정해야 합니다. 보시면 두개의 영역이 있습니다. 파란색과 빨간색 영역입니다. 빨간색은 어떤 영역을 기준으로 할지를 지정해주는 가이드라인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저는 댕댕이의 머리를 기준으로 하고 싶습니다. 그래서 대강 저 정도로 위치를 잡았습니다. 하얀색 네모상자의 모서리를 잡고 네군데 모두 이동시켜주면 됩니다.
파란색은 바로 따라가게 만들 Null 영역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빨간색 영역이 이동되면서 파란색도 같이 따라가는 것입니다. 즉 아까 이미지 자막으로 만든것이 바로 이 파란색 영역에 종속되는 것입니다. 이 프로그램을 적용시키고나서 미리보기 화면의 자막이 유난히 크게 확대되어 보였죠? 그것이 바로 이 파란 영역과 1:1 크기로 기본 세팅되어있기 때문입니다. 때문에 파란색 영역을 이렇게 줄이면 최종 화면에서도 자막이 파란 영역만큼 줄어들게 될겁니다. 빨간색 영역과 동일하게 파란색 영역도 모서리를 잡고 이동시켜주면 됩니다. 왜곡 없이 2D상 직/정사각형으로 크기를 조절하는 방법은 Shift를 누른채로 드래그하시면 됩니다.
왼쪽 패널의 Track motion options를 봐주시기 바랍니다. 여기는 나름 중요한 부분입니다. 기본값은 Trans, Scale, Rotate가 켜져있는 상태일겁니다. 이게 무엇을 의미하나면 영상은 우리가 눈으로 볼때는 단순 2D지만 실제로 저 영상이 실존하는 공간이라는 입장에서 생각해본다면 분명 3D 환경일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깊이가 존재합니다. 따라서 트래킹이 진행되면서 기본적으로 왜곡이나 크기, 회전값이 변할 수 있기 때문에 이 옵션들이 활성화가 되어있는 상태입니다. 애펙에서도 트래킹에 이런 기능이 있습니다면 보리스의 알고리즘이 좀 더 한수 위라고 보여집니다.
그러나 우리는 단순한 2D 자막을 넣을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해당 옵션을 모두 껐습니다. Scale 하나 정도는 키워도 될 것 같습니다. 근데 이 영상의 댕댕이는 좌에서 우로만 움직입니다. 그래서 Scale 옵션을 활성화해도 실제 자막에서는 티가 나지 않습니다. 만약 댕댕이가 저 냥이가 있는 지점에서 점점 화면 가까이, 그러니까 우리한테 다가오는 영상이라고 한다면 Scale 기능을 활성화하면 자막이 댕댕이 조동이를 따라오며 글자 크기도 확대가 될겁니다. 이런 입체감을 선사하는 옵션 다섯가지라고 보시면 됩니다.
영역 지정이 모두 완료되었다면 이제 Track 버튼을 눌러 자동 트래킹을 시작합니다.
그러면 빨간색 영역이 댕댕이의 머리를 자동으로 추적하게 되면서 트래킹 작업이 완료됩니다. 엄청 쉽죠? 이게 끝입니다. 그러니까 다음의 세가지 내용만 기억하면 됩니다.
1. 트래킹 타임라인 구간 설정
2. 트래킹 영역 지정
3. 트래킹 시작
초간단! 완전 쉽습니다.
만약 영역을 너무 길게 잡거나 트래킹할 대상이 영 이상할때는 이런식으로 에러가 뜰 수도 있습니다. 이럴때는 구간을 줄이거나 동영상을 잘게 잘라서 하나 하나 따로 작업을 해주는 방법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방금 트래킹 완료한 내용을 저장합니다. Ctrl+S를 눌러도 되며 패널상 왼쪽 상단에 있는 저장 버튼을 눌러도 됩니다. 그리고 모카 컨티늄 패널은 꺼줍니다.
아까 자막이 크게 보였던게 파란 영역에 맞춰진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클립 미리보기를 재생해보면 이렇게 댕댕이 텍스트 이미지가 주둥이 아래에 딱 붙어서 이동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근데 영상에서도 보시면 아시겠지만 클립 전체에 모션 컨티늄 이펙트가 적용되었기 때문에 트래킹이 끝나는 지점에서 가만히 멈춰선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댕댕이는 사라지는데 자막은 저렇게 벽에 부딪쳐 사라지지 않고 있습니다.
이럴때는 자막 이미지가 멈추는 지점을 기준으로해서 영상을 잘라주는 방법이 있습니다. 트래킹이 적용된 영상 부분은 남기고 뒷 부분에 적용된 BCC Corner Pin Studio 이펙트를 삭제해주면 자막도 지워지게 될 것입니다. 또한 Video2의 자막 레이어도 길이를 맞춰야 잘린 이후 영상부터는 자막이 보이지 않게 될 것입니다.
따라서 최종적으로 이렇게 영상 편집이 완성됩니다. 이제 영상 인코딩만 하면 모든 작업은 마무리가 됩니다. (짝짝짝!)
사용 소감
만약 이런 간단한 자막 이동에 대한 편집을 한다라면 굳이 비싼 돈 주고 이 프로그램을 구매할 이유는 전혀 없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이런 포지션 이동에 대한 애니메이션은 프리미어 프로에서도 얼마든지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크기도 마찬가지죠. Scale에 스톱워치를 걸어서 프레임 구간별 크기값을 변화하면 되는 간단한 작업이거든요. 만약 제작하려는 영상이 유튜브용 간단한 동영상이라고 한다면 그냥 프리미어프로 자체적으로 제공하는 스톱워치를 사용해서 애니메이션을 만들어주는것이 훨씬 낫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런식으로 자막의 포지션(위치)값을 프레임별로 조금씩 위치를 이동하면서 지정해주는 것입니다. 자막 노출 시간이 얼마되지 않으면 오히려 이 방법이 더 고전적이고 클래식해서 영상과 더 잘 어울릴수도 있습니다.
오히려 이렇게 하니까 자막이 자연스럽게 우측으로 빠지는 연출까지 가능해집니다. 따라서 Boris Continuum 프로그램의 사용 목적은 입체감 있는 트래킹 작업을 할 때 사용하시는게 훨씬 유리하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자면 이런 영상에서 특정 지역을 계속 붙어있는 어떤 오브젝트를 넣고자 한다면? 위의 영상처럼 작업이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특히 두 개의 영상을 사용하는데 기준이 되는 영상 위에 마스크를 씌우고 해당 영역만큼 다른 영상을 보여준다고 가정할 때 이 프로그램을 사용하면 훨씬 작업시간이 단축될 것입니다. 위의 영상에서 효자곰 영역을 마스크로 씌우고 해당 영역에 다른 영상을 플레이되게 만들때, 그런 경우 Boris Continuum이 매우 요긴하게 사용될 것입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