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보드도 종류와 방식이 다양한데, 오늘은 방식에 대해서 집중탐구 해보자. 최근 기계식 키보드를 구매하려고 이것저것 많이 알아봤다. 요즘 기계식 키보드는 무척이나 저렴해졌다. 예전에는 기본 10만원 이상이었는데, 이제 중소기업에서도 기계식 키보드를 잘 만들어서 출시하고 있다. 앱코나 한성이 대표적인데, 특히 앱코의 둥근캡이 무척이나 마음에 들고 있어서... 현재 지름신계서 거의 근접해있다. 이걸 어쩌면 좋단 말인가?
키보드가 다 거기서 거기지, 뭐 굳이 디테일하게 알아볼 필요가 있을까 싶기도 한데 사실 그 말도 맞다. 저것도 엄연히 분리해 놓으면 다를 것 같지만 필자도 단순하게 생각하는 스타일이라서 솔직히 제목에 나열되어 있는 키보드들 중에서 크게 특징을 좀 잡자면, 기계식과 무접점 이 두가지로만 분류해도 충분히 설명이 된다. 나머지는 고만고만, 비슷한 부분이 많다. 어찌되었든 기왕 알아보는거 한번 복잡하게 알아보면 머리 아프니까 딱 핵심만 잡아서 비교분석을 해보도록 하자. 필자도 깊이 파내려가는 스타일이 아니라서 수박 겉핧기 수준이다. 근데 깊이 알 필요도 없다. 어차피 구매하면 끝이다. 그리고 잘 써주면 되는 것이다. 구매전에 방식에 따른 장단점 정도만 알면 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멤브레인 키보드 (Membrane Keyboard)
가장 대중적인 키보드다. 위의 사진이 멤브레인 키보드의 회로다. 하나의 PCB에 여러 회로들이 직렬 혹은 병렬로 연결되어 있고 딱 기판이 하나여서 제조가 쉽고 단가가 싸게 먹힌다. 그래서 멤브레인 키보드는 저렴하다. 물론 모두 저렴하진 않다. 멤브레인에도 여러 기술이 있는데, 일단 그냥 대중적이고 저렴한 키보드가 많다는 것만 알면 좋을 것 같다. 저렇게 만들다보니 동시에 여러개 입력이 안 되는 경우가 많다. 싸구려 멤브레인 키보드가 보통 그렇다. 단가를 줄이려고 간단하게 만들다보니 키스위치 단독으로 작동되는 경우보다는 여러개를 연결해서 만들게 되서 이런 현상이 나타나게 된다.
키보드를 좀 관심있게 알아보고 구매하시는 분들은 키감도 중요하게 생각한다. 확실히 필자도 키감을 좀 따지는 편이다. 너무 소리가 없으면 누르는 재미가 없고, 빨리빨리 인식이 되지 않으면 답답하다. 블로그를 하기 때문에 더욱 이런 부분에 신경을 쓰게 되는 것 같다. 타수가 빠를수록 오타가 많아질 수 밖에 없는 키보드도 멤브레인 키보드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필자는 기계식 키보드를 원했던 것이다.
멤브레인 키보드에는 이렇게 고무 스위치가 들어있는게 특징이다. 그래서 먼지에 무척 강하다. 또한 방수용 멤브레인 키보드는 고무와 PCB회로가 붙어있기 때문에 물이 회로 안으로 스며들지 않는다. 이런 장점이 있기 때문에 지금까지도 꾸준히 저가형 멤브레인 키보드가 사랑받는다.
펜타그래프 방식 : 멤브레인의 일부로, 노트북에 가장 많이 쓰인다. 노트북 키보드, 혹은 블루투스 키보드들이 대표적이며 키감이 별로다. 오로지 얇게 만들려고 개발된 키보드다.
기계식 키보드 (Mechanical Keyboard)
멤브레인 키보드가 보급형이라면, 기계식 키보드는 고급형이다. PCB 회로의 스위치가 병렬로 연결된 부분이 많았다면, 기계식은 모든 스위치가 독립적이다. 그렇기에 제조 과정이 험란하고, 각 키별로 축이라는걸 하나하나 넣어놨기에 단가가 확 오르는 것이다. 하지만 최근에 나오는 기계식 키보드는 저렴한 제품들도 많이 출시가 되고 있다. 역시 중소기업에서 개입하면 단가가 화악! 떨어지는 것 같다.
기계식 키보드 하면 축이 생명이라 할 수 있는데, 축에 따라 키감이 전혀 다르기 때문이다. 보통 청축, 적축, 갈축, 흑축이 있으며 요즘에는 핑크축, 브론즈축, 실버축, 골든축 등등이 새롭게 출시되어 나오고 있다. 각 축에 따른 설명은 아래의 관련글을 살펴보시면 될 것 같다.
가격이 비싸지만 충분히 그 값어치를 하는 키보드라고 생각한다. 요즘 PC방도 기계식 키보드로 바꾸는 이유는 다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들리는 이야기에 따르면 요즘에 새롭게 창업하는 PC방에는 프리미엄 좌석이 따로 있다고 한다. 키보드도 다르고 의자도 다르고... 여튼 차별화를 두는 이유는 다 있다고 생각한다. 그만큼 키보드의 역할이 이제 PC방의 매출을 좌지우지할 정도로 중요해졌음을 알 수 있는 지표가 되고 있다.
플런저 키보드 (Plunger Keyboard)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멤브레인 키보드에 키감을 살리기 위해 축을 설치한 키보드라고 생각하시면 이해가 쉽게 될 것 같다. 따라서 멤브레인 보다 조금 비싸지만, 기계식 키보드와 거의 흡사한 키감을 즐길 수 있는 키보드다. 당연히 기계식 키보드 보다는 싸다. 플런저 키보드도 레벨이 다양하다 프리미엄급 플런저 키보드는 고급 멤브레인 키보드에 고급 축까지 들어갔기 때문에 왠만한 기계식 키보드 못지 않은 반응속도와 키감을 느낄 수 있다.
무접점 키보드 (Capacitive Keyboard)
기계식 뒤를 이어 새롭게 떠오르는 키보드 방식이다. 지금까지 설명했던 멤브레인이나 플런저, 기계식 키보드는 접점이 정확히 닿아야 인식하는게 특징이라면, 무접점은 방식의 이름에서도 대충 예상이 되겠지만 접점이라는게 딱히 없는게 특징이다. 그러면 이녀석은 접점이 없는데 뭘로 입력판단을 할까?
위의 그림을 보시면 왼쪽이 일반적인 접점을 확실히 눌러줘야 하는 키보드 방식의 설명이라면, 오른쪽이 무접점 키보드의 작동 원리를 설명하는 그림이다. 저 빨간색 고무막을 러버돔이라고 하는데 보시면 러버돔 안쪽에 스프링이 들어 있고, 이 스프링이 일정량 눌리면서 러버돔이 점차 아래로 내려오게 되고, 이 때 이 스위치 내부에 있는 축전기가 흐르는 축전량을 측정하여 일정량 이상이 되면 눌리는 것으로 합격 처리를 하게 된다. 이게 바로 무접점 키보드의 특징이다. 그래서 축전식 키보드라고도 하는데 이미 시중에 무접점으로 많이 퍼져서 지금은 그냥 무접점 키보드라고 부르게 되었다.
따라서 키감은 멤브레인과 거의 흡사하다 할 수 있으나, 어느정도 눌림이 진행되고 (반쯤?) 나서부터는 키감이 전혀 달라진다. 무접점 키보드를 즐겨 쓰시는 분들의 후기를 인용하자면 쫀득하다는 표현을 사용한다. 왠지 그럴 것 같다. 꽉 찬 느낌이 든다고도 한다. 이 맛에 무접점 키보드를 찾는 이들도 많지만, 반대로 누르는 재미가 없어서 다시 기계식 키보드로 돌아서시는 분들도 적지 않다고 한다. 다른 장점은 반응속도가 상당히 뛰어나다는 것이다. 다 눌리기도 전에 인식해 버리니까 그럴만도 하다. 그리고 적은 힘으로 키보드를 인식할 수 있기에 손가락에 힘이 덜 들어가 장시간 사용하는 분들에게 무척 좋은 키보드다. 그래서 사무용 키보드로 많이들 추천한다.
최고의 단점은 바로...가격이다. 너무 비싸다는게 흠이다. 하지만 곧 기계식 키보드처럼 가격이 떨어질 날은 반드시 온다. 지금도 찾아보니까 앱코에서 무접점 방식 키보드가 10만원도 안하는 제품이 나오는 모양이다.
결론은 멤브레인 > 플런저 > 무접점 으로 라인업이 점차 발달된 키보드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기계식은 완전히 새로운 키보드다. 이렇게 두가지 라인업이 있다는 정도로 확인할 수 있겠다. 이제 각 키보드별로 특장점을 대충 알게 되었으니, 나는 키감이 중요하고 찰칵찰칵 소리 나는게 좋다면 청축 기계식으로 가는게 맞고, 나는 소음이 거의 없고, 반응속도도 짱 좋아야 한다면 무접점 혹은 흑축 기계식 키보드로 알아보는게 좋을 것이다. 그냥 키보드는 싼게 최고라면 가장 저렴한 멤브레인 키보드를 사면 되겠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