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효자손 취미생활

올해 가족 여행은 강원도 속초로 정했습니다. 9월 초였지만 아직도 많이 더웠기에 조금이라도 시원할 것 같은 강원도쪽으로 가기로 결정한 것입니다. 허나 이것은 불행의 시작이었습니다... 속초 시민분들께서 왜 그렇게 속초로 여행 오지 말라고 목 놓아 외쳤는지 피부로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미리 말씀드리는데 혹시라도 국내 여행지를 속초로 정하셨다면 다시 한 번 심사숙고 하시어 목적지를 다른 곳으로 변경하시는걸 적극 권장합니다. 왜 그런지 이유를 설명드려보겠습니다.

 

가격은 비싸고 양은 적고 맛은 그럭저럭

속초관광수산시장은 정말이지 너무 비쌌습니다. 어딜가나 다 비쌉니다.

 

처음 맛본 아바이순대와 오징어순대, 순대국 세트입니다. 오징어순대는 뭔가 버터를 발라놨나봐요. 첫 맛이 엄청 달콤하면서 버터맛이 입안에 가득 퍼집니다. 문제는 이게 쉽게 물린다는 것입니다. 물론 캐바캐지만 저 포함 남동생과 어머니도 몇 개 못 드셨습니다. 어딜가나 아바이순대와 오징어순대는 있습니다. 쉽게 먹을 수 있는 푸드였어요.

 

꿀벌집과 아이스크림의 퓨전이라 신선했으나 가격이 참... 사악합니다. 그리고 저 벌집이 입에 남습니다. 저는 사르르 녹는걸 상상했는데 전혀 아닙니다. 입에 남아서 처리하기가 상당히 번거롭습니다.

 

이 물회는 정말 유명한 청초수물회라는 곳에 가서 맛봤습니다. 여행 관련 유튜버며 블로거 분들이 적극 추천했는데 역시... 지금 사진에서는 엄청 크게 나오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습니다. 작아요. 이 한 상이 거의 5만원 돈입니다. 맛은 그냥 쏘쏘합니다. 그야말로 물회의 맛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예전에 삼척 여행을 갔을 때 그냥 계획 없이 스윽 들러서 먹었던 그 물회가 가장 맛있었습니다. 아직도 기억이 생생해요. 역시 여행의 참맛은 무계획으로 들린 곳입니다.

 

여기도 만만치않은 사악함을 자랑합니다. 생선구이 맛집이라고해서 리뷰 믿고 갔는데... 리뷰 알바가 엄청 많은 모양입니다. 속았던 것입니다.

 

이번 속초 여행에서 가장 맛있었던게 이 낙지 볶음입니다. 여기는 무계획으로 방문한 곳이었어요. 남동생도, 어머니도 여기가 가장 맛있었다고 합니다. 역시 여행의 참맛은 무계획이에요!

 

여기가 한국이야? 동남아야?

두번째로 실망한건 현지인보다 외국인 노동자가 압도적으로 많다는 점입니다. 분명 저는 한국의 강원도 삼척시에 왔단 말이죠? 근데 놀랍게도 식당을 방문했을 때, 시장을 갔을 때 90% 이상은 전부 외국인 근로자였습니다. 솔직히 한글 간판 대신 태국어가 있었다면 영락없는 태국이었을 거에요. 진짜 심각합니다. 동남아에 있는 코리아 타운같은 기분이 들 정도였어요. 관광 도시라 그런걸까요? 젊은 사람들이 대도시로 떠나서 일손이 부족하기에 이렇게 외국인 근로자분들을 고용했을거라고 생각합니다. 원인이야 어찌되었든 이건 좀 심각합니다.

 

하지만 뷰는 정말 훌륭했도다

이번 속초 여행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건 역시 대자연 구경이었습니다. 자연경관이 진짜 훌륭했습니다. 설악산 울산바위도 보여요. 지각변동에 의해 저렇게 웅장하게 형성되었을터... 신기하고 경이로웠습니다. 가까이 가서 보면 더 멋있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제비도 많았어요. 예전에는 제가 살던 동네에도 제비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도시화가 가속화되면서 제비들이 모두 대전을 떠난 것 같습니다. 그렇게 떠난 제비들이 모두 속초에 있었네요! 진짜 많았습니다. 너무 멀리에서 찍어서 제비인지 잘 모르겠다고요?

 

줌을 좀 땡겨서 찍은 모습입니다. 진짜 제비 맞죠? 배는 하얗고 나머지가 턱시도라 귀엽습니다.

 

바다뷰와 항구쪽 뷰도 훌륭했습니다. 아무래도 육지 사람이라 이런 경치는 흔치 않으니까요.

 

대관람차인 속초아이에서 사진 한 장 찍어봅니다.

 

관광도시인데 8시 이후 조용해짐

속초 야경도 훌륭했습니다. 하지만 야경만 좋았어요. 속초의 대부분 식당은 상당히 빨리 영업을 종료하더군요. 저녁 8시부터 슬슬 문 닫는 곳이 많아지기 시작합니다.

 

대관람차 야경 모습은 멋졌습니다. 하지만 방금도 언급했듯 야간에 영업하는 곳이 거의 없어요. 이게 관광도시가 맞는지 의구심이 듭니다. 여행객들의 주머니를 공략하려면 보통은 늦게까지도 영업하지 않나요? 너무 술만 먹는 곳만 아니라면 일반 음식점도 분명 저녁에도 식사하러 오는 (저 같은) 관광객들이 꽤 많을텐데 말입니다. 아무튼 뼛 속 까지 상업적으로 변해버린 속초를 느끼며 한없이 안타깝기만 했습니다.

 

아바이마을 배를 탑승하면서 사진을 한장 또 찍었습니다. 아무튼 대단히 실망한 도시였습니다. 혹시라도 속초 여행을 생각하신다면 다시 한 번 말씀드리지만 다른 곳도 더 알아보시면 좋겠습니다. 저희 가족은 이제 두번 다시 속초를 오지 않기로 다짐했습니다. 낙지볶음 빼고는 뭔가 음식다운 음식을 진짜 제 값 주고 배터지가 먹지 못해서 너무 억울함만 남는 가족 여행이 되고 말았습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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