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알리 같은 해외직구 사이트에서 키캡을 구매하시면 아마 한글 각인까지 같이 되어있는 제품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는 걸 아실 겁니다. 설령 있어도 가격대가 대체로 있는 편이고요. 또한 너무 한글 각인만 고집하면 진짜 마음에 드는 키캡을 찾았는데 구매에 제한이 생기기도 하고요. 사실 제 경우에는 한글 각인이 없어도 한글을 입력함에 있어서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어차피 키보드 보고 타자를 치지 않기 때문이죠. 대부분은 손가락이 기억합니다. 그렇기에 컴퓨터 라이프에 있어서 불편함이 없습니다.
다만 이런 경우가 있어요. 역추적을 해야 하는 경우입니다. 이게 뭔 뜻이냐면 누군가 저에게 대신해서 한글로 그래도 입력하면 영어가 어떻게 들어가는지를 알아봐 달라는 경우입니다. 예를 들어서 지인이 "혹시 너구리가 영어 자판으로 입력되면 뭐야?"라고 묻는 경우입니다. 대부분 비번을 까먹어서 영문으로 입력하고자 할 때 이런 문제가 생기더라고요. 당연히 저는 너구리를 의식하고 그대로 타건을 해서 메모장에 입력된 영어를 그대로 알려주기만 하면 되는데 이게 확실한지 한번 더 확인할 필요가 있잖아요? 그리고 굳이 타자를 치지 않고도 키보드만 보면 알 수도 있고요. 이럴 때 한글 각인이 된 키캡이라면 확실히 좀 더 쉽고 정확하게 정답을 알 수 있을 겁니다. 물론! 소프트웨어적으로도 알 수 있어요. 인터넷으로 한영 각인이라고 검색하면 매우 쉽게 레이아웃 이미지를 찾으실 수 있습니다.
사실 한글 각인이 필요한 상황은 아무래도 이제 막 컴퓨터를 본격적으로 익히기 시작하신 분들일겁니다. AI가 세상을 지배하기 시작한 요즘이지만 놀랍게도 현존하는 인류가 모두 다 컴퓨터를 능숙하게 사용하는 건 아닙니다. 아직도 컴맹이라 불리는 사람들이 꽤 많아요. 특히 연세가 있으신 분들이 그렇습니다. 그런 분들에게 있어서 키보드 타건은 뛰어넘어야 할 큰 산이며 한글과 영어의 키 위치조차 정확하게 인지가 되지 않으셨기에 때로는 이런 한글 키캡이 필요한 순간이 반드시 옵니다. 컴퓨터 활용 능력이 뛰어난 사람들에게 있어서도 말입니다. 영문 각인만 되어있는 키캡보다 당연히 한글까지 새겨진 키캡이 유리한 건 분명한 사실이니까요.
알리에서는 이런 니즈를 충족시켜주는 제품들이 꽤 많습니다. 이렇게 한글 스티커만 아예 따로 판매하기도 합니다.
가격도 저렴해요. 이렇게 두 장인데 얼마 안 하거든요. 쉽게 부착할 수 있도록 전용 핀셋(?)도 주는군요.
근데 보시면 뭔가 특이한 부분을 발견하셨을 겁니다. 보통 한글 각인 키보드 스티커라고 한다면 그냥 키보드 키캡 위에 그대로 붙여 사용하는 방식이 가장 많습니다. 하지만 저는 키캡 고유의 재질을 타건하며 느끼고 싶은 사람! 따라서 키캡 위에 부착하는 방식의 한글 스티커는 최대한 피하고 싶었습니다. 이 제품이 딱 그런 것입니다.
보시는 것처럼 키캡 맨 위에 부착하는게 아닌, 일부 구간 혹은 저처럼 앞부분에 부착해 사용하는 방식의 한글 키캡 스티커입니다. Q 키캡은 ㅂ이죠? 이 ㅂ을 앞부분에 부착했습니다. 그리고 최대한 오른쪽으로 부착시켰어요.
부착 후 남은 부분을 떼어내면 이렇게 아름답게 한글 부분만 딱 달라붙습니다. 근데 왜 오른쪽에 붙였느냐?! 이유는 너무나 간단하죠. ㅃ을 붙여야 했기 때문입니다. ㄲ,ㄸ,ㅃ,ㅉ,ㅆ 등등의 된소리 자음은 이런 식으로 부착했습니다.
그렇게 해서 부착한 커피 키캡입니다. 영문 각인 키캡이지만 한글을 앞부분에 붙여두었으니 혹시 한글과 영문의 관계가 헷갈리면 그냥 보고 그에 맞는 키를 타건하면 됩니다.
쌍비읍 위치가 다소 어긋났지만 뭐 어차피 크게 신경쓸 부분은 아니죠. 어떤 한글인지만 보면 되니까요.
화이트와 블랙 색상 두 가지가 있었는데 검은색으로 선택한게 좋은 초이스였다고 생각합니다. 한글마저 흰색 폰트였다면 너무 정신없었을 것 같습니다. 메인인 영문 각인은 눈에 잘 띄도록 하고 서브 각인인 한글은 블랙으로 해서 조용히 서포트하는 느낌이라 마음에 듭니다. 이런 식으로 키보드 한글 스티커를 글씨 부분만 부착해서 키캡 타건에 영향이 없도록 할 수도 있다는 점을 널리 알리고 싶은 마음에 이 글을 작성해 보았습니다. 오늘 보여드린 이 한글 스티커에 대한 정보는 아래의 페이지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끝.